[그게 뭔가요] 알리와 테무보다, 쉬인이 더 무서운 이유
중국 자본을 등에 업은 온라인 플랫폼이 한국으로 속속 들어오는 가운데, 가장 주목 받는 3개 서비스가 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 테무(Temu), 그리고 쉬인(Shein)입니다. 흔히 알테쉬라고 묶여 부르죠.
그런데, 쉬인은 다른 두 서비스와는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중국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플랫폼이라면, 쉬인은 패스트패션 브랜드죠. 최근에야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쉬인이 국내에서 알리와 테무보다 위험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각 사의 비즈니스 모델이 어떤 것이고, 쉬인이 어떤 전략을 취하고 있길래 더 위험하다고 보고 있을까요?
먼저,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시장을 핵심 시장으로 보고 공략하는 한편, 테무와 쉬인은 해외 시장을 더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알리익스프레스의 존재감이 커보이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전 세계 시장으로 보면, 테무와 쉬인의 존재감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특히 중국 자본을 꺼리는 미국 정부에서 테무와 쉬인에 대한 태도를 보면 더욱요. 미국은 최근 800달러 이하 수입품에 관세를 면제하는 제도로, 테무와 쉬인이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고 보고 이 제도를 없애는 법안을 발의한 상황입니다. 미국 시장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죠.
그렇다면 사업 모델은 어떨까요? 비즈니스모델을 보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거의 비슷한 방식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정확히 보자면, 알리익스프레스가 테무를 따라가고 있습니다. 반면 쉬인은 생산부터 관리합니다. 본질은 패스트패션 브랜드이기 때문입니다.
알리와 테무의 사업모델
알리익스프레스는 기본적으로 마켓플레이스입니다. 중국 제조업체나 유통업체가 입점해, 전 세계로 상품을 판매하고 있죠. 이 때문에 판매자가 직접 배송을 책임지는 방식을 기본으로 해왔습니다.
반면 테무는 처음부터 완전관리형 모델을 내세웠습니다. 중국 입점업체가 상품을 생산한 뒤 테무의 중국 내 물류 센터로 물건을 보내면, 이후 판매부터 최종 물류까지는 테무에서 책임지는 방식입니다. 특히 복수의 외신에서는 업체들끼리 경쟁을 통해 입찰하는 방식으로, 가격 결정권이 사실상 테무에게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는 타 플랫폼과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각에서는 테무 등 핀둬둬가 저렴한 가격을 우선시해, 품질이 낮다고도 보고 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 또한 테무를 재빠르게 따라갔습니다. 지난해 3월 출시한 ‘초이스’ 서비스가 바로 완전관리형 모델입니다. 초이스는 3~5일 배송을 내세운 서비스이고요, 알리바바그룹의 물류 자회사 챠이냐오와의 협업을 전제로 합니다. 배송 속도와 질을 회사에서 책임짐에 따라 소비자의 선호도 또한 높습니다. 올해 4월까지 알리익스프레스 전체 주문에서 초이스 상품 주문은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양사 모두 해외 진출 국가에서 입점 업체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10월 K베뉴를 시작으로 한국 업체 입점을 시작했고요. 테무 또한 해외 로컬 셀러를 찾고자 했습니다.
쉬인은 다르다, 오히려 더 무섭다
플랫폼으로 시작한 알리와 테무와 달리, 쉬인의 본질은 패스트패션 브랜드입니다.
쉬인은 생산부터 주문까지의 수요를 연결해 관리합니다. 강점은 신상품 출시 속도에 있습니다. 상품 기획부터 생산까지 걸리는 기간이 일주일 이하이며, 매일 업로드되는 신상품 수는 60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라 등 전통 SPA 업체보다 빠릅니다. 특히 주문 데이터를 주시해, 상품 생산량을 조정합니다. 브랜드 상품 출시 시 100~200개 상품만을 출시해 반응을 보고, 생산량을 늘리거나 줄입니다. 혹은 트렌드가 지난 상품은 빠르게 생산을 중단합니다.
이는 중국 생산공장 다수와 협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쉬인의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쉬인 공급망에 참여하거나 브랜드 상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5000여개 이상입니다.
한국에서는 아직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쉬인은 지난 2022년 국내에 ‘쉐인서비스코리아’를 설립했습니다. 그리고 중국에서 한국에서 일할 인력을 뽑는 등 국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플랫폼으로의 변화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미 쉬인은 과거 전자제품 등 타 카테고리 입점업체를 구했고요. 이미 한국에서도 복수의 SPA 브랜드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에서 쉬인의 움직임이 무서운 이유는 국내 의류, 신발 등 패션 생산 공장이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빠른 생산 속도로 저가 패션 상품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노브랜드 패션 상품의 대다수가 중국이라는 점에서, 상품 질에서의 차별화도 어렵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