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R모멘텀] ‘남혐 논란이 릴레이 기부로’ 넥슨어린이재활병원에 무슨 일이?

정보기술(IT)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다룹니다. CSR의 지속 선순환을 위해 진정성과 특색이 있는 사회공헌을 조명합니다. 바이라인네트워크 창간 8주년 기획기사 취지인 비즈니스 영역에서 ‘결정적 순간’을 확장해 CSR의 모멘트(순간)를 넘어 우리 사회에 울림을 주는 모멘텀(동력)이 된 사례를 짚어봅니다. <편집자 주>

<이전 기사: ‘밥 한끼에 병원 건립 착착’ 김정주의 아름다운 유산>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홍지연 부원장 인터뷰

작년 11월, 넥슨을 포함한 게임 업계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 넥슨이 던전앤파이터 연중 최대 축제인 ‘던파 페스티벌’을 성황리에 마친 다음날, 남성 혐오 표현 논란이 업계를 강타했다. 넥슨 게임 영상과 이미지 곳곳에 이러한 표현이 확인됐다. 불똥이 튄 타 게임사들도 주말 출근을 불사하며 전수 조사에 들어갔다.

남혐 표현은 이른바 ‘메갈리아 집게 손’ 모양을 말한다. 한국 남성의 생식기 크기를 조롱하는 의미로 알려져 있다. 남혐 운동을 펼쳐온 여성 커뮤니티 메갈리아(현재 폐쇄)에서 주로 쓰였던 까닭에 ‘메갈리아 손 모양’으로도 불린다.

문제가 된 표현이 담긴 영상과 이미지는 한 외주 제작사가 작업을 맡았고, 해당 제작사의 한 직원이 ‘은근슬쩍 스리슬쩍 페미 계속해줄게’라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으로 드러나 게이머들이 크게 분노하며 들고 일어났다. 이에 여성 단체는 ‘페미니즘 혐오 몰이’라고 주장하며, 게이머와 기업 운영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등 한동안 시끄러웠다.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홍지연 부원장 (사진=푸르메재단 홈페이지)

이후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으로 예상치 못한 기부 행렬이 이어졌다.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홍지연 부원장<사진>의 회고다.

“작년 말쯤 재미있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상한 손모양으로 난리가 나고 게임에 공격이 들어오고 그랬잖아요. 그런데 넥슨 게임을 이용하시는 분들이 공격이 들어온 것에 대해 어떻게 풀어내셨나 하면 저희 병원에 단체 기부를 엄청 하셨어요. 게임 유저분들이죠. 혐오에 대한 공격을 선순환으로 풀어내겠다 그러더라고요. 누구 한 명이 기부 영수증을 올리자, 그 뒤로 많은 게임 유저분들이 병원에 접속하셔서 1만원부터 2만원, 수십 만원 하신 분들도 있고 기부를 하신 일이 있었죠.”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전경 (사진=넥슨)

홍지연 부원장은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이 개원한 그해 6월에 합류해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다. 병원은 개원 당시에 적자 운영을 예상했다. 현재 넥슨이 매년 3억원씩 병원 운영비를 포함해 비용 외적으로도 다양한 지원을 이어가는 중이다.

“(병원이) 적자인 상황은 크게 변할 수 없는 거 같습니다. 적자가 심하냐 줄었냐 이런 거죠. 코로나를 거치면서 그때 당시엔 정말 어려웠었고요. 이제 환자분들이 좀 많이 오고 하면서 적자 폭이 감소가 되어가는 중입니다.”

“기업에서 많이 지원해 주십니다. 억대까지는 아니고 1000만원 2000만원 수천만원이 대부분인데요. 넥슨의 경우 운영위원회에도 들어와 계시기 때문에 병원 생리를 이해하고 계시고요. 그러다 보니 기부를 할 때도 치료비 용도보다는 여러 방면에서 지원하고 계시고요. 재활에서도 기술 발전이 많이 돼서 걷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기계 로봇이 나왔거든요. 기계 값이 수억원대입니다. 그런데 적자 병원에서 로봇을 살 수도 없고, 다행히 이제 살 수 있는 상황이 된 거죠. 아이들에게 첨단 치료를 적용해 볼 수 있게 됐습니다.”

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외관 (사진=넥슨)

홍 부원장은 넥슨과 넥슨재단의 사회공헌 방향성에도 공감했다. ‘어린이’를 키워드로 꾸준하고 일관성 있게 CSR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중증 장애 어린이들은 사회에서 최약자 중 최약자입니다. 어린이들이 투표권이 있나요 돈을 벌기를 하나요. 넥슨이 저희 병원을 비롯해 전국 공공 관련 어린이재활병원 및 센터에 일정 부분 다 기부를 하셨거든요. 아무도 돌보지 않는 사회 최약자에 대해 포인트를 잡고 일관성 있게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넥슨 사회공헌팀 최연진 팀장(오른쪽), 정수연 부팀장 (사진=넥슨)

넥슨이 어린이 의료시설에 기부했거나 약정한 누적 금액만 550억원이다. 고 김정주 넥슨 창업자의 사재 출연도 있다. 병원 적자 상황을 듣고 30억원을 쾌척했다. 당시 외부에 알리지 말라는 조건을 달았다. 여기에 창업자의 강한 의지로 병원 건립 당시 넥슨 직원들이 파견되는 등 지난 10년간 인적 물적으로 크고 작은 지원을 이어왔다. 사회공헌팀 최연진 팀장과 정수연 부팀장은 넥슨이 사회 기부를 이끌어내는 마중물 역할을 했다고 자부했다.

“기부 금액을 떠나서 넥슨이 기부 동참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넥슨이 왜 이런 사회공헌을 하고 있는지 배경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넥슨이 건립 기금 100억원을 후원한) 서울대병원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은 전혀 지원이 없던 사업이었습니다. 정부 지원 들어간 사업은 아니고 그런 모델을 만드는 일에 동참한 거죠. 이후 정부에서도 관심을 갖고 역으로 지켜보는 것도 있고 정부에서 지원금을 주려는 것들도 있고 그런 부분에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작년 (넥슨코리아 자회사) 네오플에서 20억원을 기부하고 국내 최초 루게릭요양병원 건립을 위해 모금을 하고 있습니다. 승일희망재단에서 짓고 있는 병원인데요. 션이 공동대표로 있습니다. 저희가 10년 이상 뵙고 있는데 한결 같은 분이세요. 이런 병원들이 많이 세워지고 있으니까, 관심을 가져 주시면 좋겠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owork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