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리] 10초 만에 보도자료가 뚝딱, 홍보인을 위한 생성형AI
바이라인네트워크에서 스타트업을 리뷰합니다. 줄여서 ‘바스리’. 투자시장이 얼어붙어도 뛰어난 기술력과 반짝이는 아이디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스타트업은 계속해 탄생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이들을 바이라인의 기자들이 만나봤습니다.
모든 직장인이 누군가 자신의 일을 대신해주길 바라는 것처럼 홍보 담당자라면 누군가 보도자료를 대신, 그것도 잘 써줬으면 하는 생각을 한번쯤 해봤을 것이다. 이런 상상이 현실이 됐다. 홍보 담당자를 위한 보도자료를 작성해주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가 있다.
스타씨드가 제공하는 퓰리쳐AI는 몇 가지 키워드를 입력하면 10초 이내로 보도자료 초안을 제공한다. 직접 퓰리쳐AI에 간단한 명령을 해보니, 약 세 문단으로 이뤄진 보도자료 초안이 만들어졌다. 초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문장을 짧게 만들고, 미사여구를 빼달라”는 등 원하는 방향으로 여러 차례 수정할 수 있다.
스타씨드는 ‘80점 짜리 보도자료 초안’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보도자료를 처음 써보거나 업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퓰리쳐AI의 도움을 받아 시간을 아끼고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서비스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나머지 20점은 홍보 담당자가 원하는대로 문장을 빼거나 덧붙이는 등 수정하면 된다.
스타씨드는 연내 퓰리쳐AI에 보도자료 배포, 홍보 아이템 추천, 외신 배포 등의 기능을 덧붙일 예정이다. 궁극적으로 보도자료 외에 회사 소개서(프레스키트), IR자료의 초안을 제공해 업무에 필요한 글쓰기 플랫폼으로 고도화하고 싶다는 것이 회사 측의 계획이다.
스타씨드의 손보미 대표는 10년 이상 스타트업 마케팅을 담당하면서, 보도자료 자동화에 대한 필요성과 수요를 파악했다. 규모가 작아 별도로 홍보 담당자를 두지 않거나, 홍보 담당자가 있더라도 보도자료 작성, 배포에 어려움을 겪는 곳들이 스타씨드의 주요 고객군이다. 회사는 퓰리쳐AI의 베타 서비스를 거쳐 지난달 30일 정식 출시했다.
<바이라인 네트워크>는 지난 22일 손보미 대표를 만나 퓰리쳐AI가 어떤 서비스인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생성형AI 기반의 PR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서비스인 ‘퓰리쳐AI’를 제공한다. 손보미 스타씨드 대표는 존슨앤존슨에서 마케팅을 담당했다. 이후 핀다, 콰라소프트 등 스타트업 마케팅에 약 10년 넘게 몸을 담았다. 스타씨드는 2023년 12월 비공개 투자자들로부터 엔젤 투자를 받았다.
보도자료에 특화된 생성형AI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생성형AI를 활용해 10초 만에 보도자료 이미지와 글을 생성하고 배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누구나 무료로 쓸 수 있다.
챗GPT 등 기존 생성형AI와 연동됐나?
퓰리쳐AI는 챗GPT-4, 챗GPT포오(4o), 클로드, 코파일럿 등과 연동됐다. 사용자가 골고루 쓸 수 있도록 여러 생성형AI를 연동했고, 그 중 가장 많이 쓰는 것은 챗GPT-4다.
사용 방법은 어떻게 되나?
키워드를 입력하면 된다. 예를 들어, “바이라인 네트워크가 언제 어디서 행사를 한다고 써달라”라고 명령하면 된다. 그러면 보도자료 초안과 관련된 이미지를 만들어준다.

보도자료의 질(퀄리티)은 어떤 편인가?
기자들도 퓰리쳐AI를 쓸 정도다. 외신기사 링크를 걸어서 한국어 기사로 써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원래라면 외신 기사를 이해하고 번역하고, 다시 한국어로 기사화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퓰리쳐AI를 쓰면 이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
보도자료 초안 중 마음에 들지 않거나 수정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수정 요청 기능이 있어, 수정 사항을 명령하면 퓰리쳐AI가 이를 반영해 다시 보도자료를 만들어준다. 예를 들어, “문장을 짧고 간결하게 나눠서 작성해줘”라는 식으로 수정 요청을 하면 된다. 사용자가 만족하는 문장, 키워드가 나올 때까지 여러 번 생성할 수 있다. 이미지도 수정이 가능하다.
결과물을 계속해서 수정해야 한다면, 생성형AI를 쓰지 않고 처음부터 사용자가 보도자료를 쓰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피드백은 주로 글을 잘 쓰거나 배테랑 홍보 전문가들에게 받곤 한다. 그러나 퓰리쳐AI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만들었다. 때로는 글의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있다. 그럴 때 생성형AI에 간단한 명령을 내면 된다. 퓰리쳐AI는 80점 짜리 보도자료를 여러 개 만들어주는데, 사용자는 그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고도화하면 된다. 글을 쓰기 위한 고민부터 작성을 하는데 드는 시간을 줄여주는 것이 퓰리쳐AI의 역할이다.
아무래도 생성형AI를 이용하면서 가장 신경써야 할 것은 할루시네이션(허위정보)이다. 퓰리쳐AI로 치면 팩트가 틀리거나 문장의 주술이 맞지 않는 등의 문제도 있을 것 같다.
쉽게 (오류가) 나진 않을 것 같다. 퓰리쳐AI는 전문가들이 쓴 것만 학습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오타를 본 적이 없다. 문장이 어색한 것은 한국어 학습 자료가 적은 것이 원인일 수 있다. 팩트가 틀린 것은 AI가 초안을 썼기 때문에 완벽하지 않을 수 있으니, 그 부분은 사람이 검증해야 할 필요가 있다.
결국 퓰리쳐AI는 80점 짜리 보도자료 초안을 만든다. 사용자는 초안을 가지고 100점짜리 보도자료를 만들어 기자들에게 배포하면 된다. 그래서 만든 기능이 ‘수정 요청’이다. 퓰리쳐AI 핵심은 대중들의 시선에서 읽기 쉬운 보도자료를 쉽게 쓰도록 돕는 것이다.
챗GPT가 나온 뒤로 산업군, 직군 등을 막론하고 AI를 범용적으로 쓰고 있다. 홍보 담당자가 퓰리쳐AI가 아닌 챗GPT를 통해 보도자료를 만들어도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 퓰리쳐AI를 썼을 때의 이점은 무엇인지?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그러나 직접 써본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퓰리쳐AI가 훨씬 낫다고 답한다. 퓰리쳐AI는 생성형AI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경험(UX) 측면에서 기본적인 안내가 잘 되어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명령할 것인지다. 사람에 따라 명령 수준이 달라 결과값에 차이가 날 수 있다.
챗GPT를 잘 쓰는 사람들은 구체적으로 명령을 내려 원하는 결과값을 얻는다. 반면, 잘 모르는 상태에서 생성형AI에 명령을 내리는 것은 어렵다. 챗GPT 사용을 어려워하는 사용자들도 퓰리쳐AI를 통해 쉽고 간단하게 보도자료 초안을 만들 수 있다. 또 챗GPT는 이미지를 얻기 위해서 별도로 명령을 내려야 하는 반면, 퓰리쳐AI는 별도 명령없이 관련된 이미지가 함께 제공된다.
퓰리쳐AI, 보도자료 특화를 위한 별도의 학습이 이뤄졌나?
고객사마다 원하는 것이 다르다. 예를 들어, 헬스케어 기업의 경우 특정 논문을 인용해 보도자료에 넣어달라는 요청을 하는데, 퓰리쳐AI에 관련 논문을 학습시켜 해당 기업에게 제공한다.
정부 기관은 결재가 필요해 단계별 결재 기능을 추가하거나, 보안을 강화한다. 직군별로 특성에 맞게 추가로 개발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퓰리쳐AI를 가장 많이 쓰는 고객군은 어디인지?
정부기관이다. 정부기관은 홍보 전문 대행사를 이용하지 않지만 언론에 예민하다. 정정, 반박기사를 내야 하는 등 기사 모니터링의 예민도가 높은 집단이다. 이런 가운데 공무원들의 보도자료 작성 경험이 적은 편이어서 퓰리쳐AI를 이용하고 있다.
퓰리쳐AI 외에도 시중에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들이 있다. 퓰리쳐AI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각 사마다 경쟁력이 다를 것 같다. 어떤 곳은 뉴스 모니터링을 잘 하고, 또 어떤 곳은 전문가 첨삭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한다. 퓰리쳐AI는 전문가 수준의 80점 짜리 보도자료를 무한대로 생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
여러 생성형AI를 쓰는 만큼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생각보다 비용이 많이 들진 않는다. 아직 서비스 초기 단계이고 고객도 최근 1000곳을 넘겼다. 또 기업들이 보도자료를 매일 쓰진 않는다. 상황에 따라 한 달에 한 번, 하루에 세 번 등 다르다. SaaS 서비스지만 구독료를 받지 않고 건별 사용금액을 받고 있다.
서비스와 연동된 생성형AI 중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챗GPT-4라고. 이유는 무엇인지?
여러 생성형AI를 테스트해봤는데 챗GPT-4의 결과 값이 가장 좋았다. 비용의 경우 무엇을 쓰든지 감안을 하고 있었고, 가장 높은 질의 결과물이 나오는 것을 선택했다.
서비스를 만드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렸나?
사업을 기획하고 아이디어를 검증하는데 시간이 걸렸고 데모 서비스를 만드는 데에는 한 달도 안 걸렸다. 이후 설문을 통해 퓰리쳐AI의 기능을 개선하고 추가하면서 베타 서비스를 하다가 지난달 정식 출시했다.
현재 서비스가 무료인데, 수익모델은 무엇이고 유료화 전환 계획은 없는지?
수익모델은 기업간기업(B2B) 모델이다. 기업에게 커스터마이징한 퓰리쳐AI를 유료로 제공하고 있다. 대고객 서비스는 일정 부문 유료로 전환하거나 유료 기능을 더할 생각이다. 지금은 보도자료를 무한대로 생성할 수 있지만, 몇 개 이후로는 유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거나 보도자료를 국내외로 배포하는 유료 기능을 덧붙일 수 있다.
궁극적으로 어떻게 고도화할 계획인지?
슬랙 같은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슬랙으로 업무를 한다. 업무에 필요한 글쓰기 초안을 퓰리쳐AI에서 해결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서비스로 성장을 시키고 싶다. 문서 종류는 보도자료, 프레스키트, IR자료 등 다양하게 취급할 계획이다.
올해는 퓰리쳐AI에 고객관계관리(CRM)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메일 발송을 안내해주거나, 홍보 아이템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노동절을 맞아 기업문화 소개 보도자료를 추천할 수 있다. AI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상상력이다. 홍보 업무를 하면서 스토리텔링을 해야 하지만 막막한 분들이 퓰리쳐AI의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
이 시장을 주목하게 된 배경이 있나?
존슨앤존슨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면서 홍보 대행사를 이용했다. 함께 오래 일했던 대행사 직원분들은 회사 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지만, 새로 투입된 분들의 경우 상품을 이해하고 학습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그런 점에서 효율성을 고민하게 됐다. 이후 스타트업 씬에서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경험을 하면서 서비스를 고안하게 됐다.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 해외 언론에 홍보를 하고 싶어하는 수요는 있으나, 현실은 영어 보도자료를 만들기 어렵고 외부에 맡길 경우 비용이 많이 든다. 반대로, 한국에 진출하고 싶은 외국 기업들의 홍보 수요도 있다. 이런 수요를 잡기 위해 퓰리쳐AI는 한국어, 영어, 프랑스어, 일본어를 지원하고 있다.
많이 받아본 질문일 것 같다. AI가 홍보인들의 자리를 앗아갈 것이란 전망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AI는 AI가 잘하는 일을 해야 하고, 사람은 사람이 잘하는 일을 해야 한다. 사람은 기자 등을 만나서 교감하고 회사의 서비스나 상품에 대한 철학을 이야기한다. 단순히 오탈자를 수정하고 편집하는데 시간을 쓸 것이 아니라, 그 시간에 사람을 만나고 진솔한 이야기를 하는데 더 집중할 수 있도록 AI가 도움을 줄 수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컨퍼런스 안내]
◈ 2025 이커머스 비즈니스 인사이트 : 생존을 넘어 성장으로
일시 : 2025년 2월 18일 오후 12:30~17:30
장소 :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ST Center (과학기술컨벤션센터) 지하 1층 대회의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