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1분기 실적 하락…“멀티레이블로 인한 우려…주주들께 죄송”

하이브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2% 넘게 줄어들 정도로 실적이 급락했다. 하이브 플랫폼 사업의 핵심인 위버스의 성과지표(KPI) 역시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이날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박지원 하이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의 분쟁과 관련해 “감사를 통해 확인했고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며 “멀티레이블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 있으나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강화하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하이브 “신인 그룹 성공적 데뷔가 선배 그룹 휴식기 상쇄”

하이브는 2024년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2.1% 감소한 3609억원, 영업이익은 144억원으로 같은 기간 72.6%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고 2일 공시했다.

하이브 측은 “다수의 아티스트들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서도 상장 이후 지속돼 온 영업이익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며 “투어스와 아일릿의 성공적인 데뷔가 선배 아티스트의 휴식기 영향을 상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적 중 두드러지는 건 음원 매출이다. 하이브는 “1분기 상대적으로 신보 발매가 적었지만, 꾸준한 매출을 발생시키는 음원 덕분에 안정적인 실적을 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며 “1분기 음반원 매출 중 음원의 비중은 약 50%까지 상승했다”고 밝혔다. 음반원 매출을 포함한 공연, 광고, 출연 등 하이브의 올해 1분기 직접 참여형 매출은 분기 전체 매출의 60%에 달하는 1439억원을 차지했다.

또 상품(MD)과  라이선싱, 콘텐츠, 팬클럽 등 올해 1분기의 간접 참여형 매출은 1439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하이브와 CJ ENM 산하 제작사 에그이즈커밍이 공동 투자한 ‘나나투어 with 세븐틴’과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투어MD가 1분기 간접 참여형 매출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급락에 대해 “기존 아티스트의 활동 공백과 신인 그룹 데뷔 관련 초기 비용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브는 올해 2분기 하이브 국내 아티스트가 대부분 활동을 재개하고, 월드투어가 본격적으로 시작돼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4월 세븐틴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보이넥스트도어가 컴백했으며 엔하이픈, 뉴진스가 컴백을 앞두고 있다.

위버스 수치 전반적으로 하락, “향후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 입점”

하이브 플랫폼 사업의 중심축인 팬덤 플랫펌 ‘위버스’ 지표가 올해 들어 하락하고 있다.

하이브 IR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위버스 월간활성 이용자수(MAU)는 평균 92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했다. 이경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BTS 멤버가 군입대로 방문이 일시적으로 감소했다”면서도, “나머지 130여개 커뮤니티로 인해 감소폭이 제한적”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주요 아티스트들이 2분기부터 활동을 재개하는 동시에, BTS 멤버 진이 6월 중순 제대를 앞두고 있어 MAU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위버스에서 돈을 쓰는 이들도 줄었다. 하이브 IR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1인당 평균 결제액은  2022년 1분기 이래로 가장 낮으며, 결제금액 동향도 가장 낮다. 이 CFO는 “1분기 아티스트 활동이 적었기 때문에 1인당 평균 결제액(ARPPU)이 직전 분기 대비 일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실적 발표 질의응답에서 위버스컴퍼니의 지난해 영업손실 확대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위버스컴퍼니의 2023년 당기순손익은 44억원으로, 지난해 적자 전환했다. 이 CFO는 “영업손실 증가는 해외아티스트 유치에 대한 비용은 아니며, 신규 서비스 개발에 대한 비용이다”며 “신규 서비스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하이브 아티스트들이 순차적으로 1대1 메신저 서비스 ‘위버스 디엠(DM)’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 중 위버스 디엠을 운영하는 그룹은 프로미스나인과 앤팀 둘이다.

박 CEO는 실적 컨퍼런스 콜 중 글로벌 아티스트들의 합류를 높게 평가했다. 그는 “코난 그레이, 라우브, 요아소비 등 글로벌 아티스트의 입점이 강화되고 있다”며 “위버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확장하는 한 해이니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멀티레이블 전략 문제 없다 ‘멀티홈, 멀티 장르’ 추진

최근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으로 인해 불안감과 우려를 높인 ‘멀티레이블’ 체제는 계속 강화해 간다는 방침이다. 하이브의 핵심 전략인 멀티레이블 체제는 다수의 회사를 운영해 각사에서 아티스트를 관리한다는 특징이 있다.

구체적인 방향으로는 올해 멀티레이블 체제에 ‘멀티 홈, 멀티 장르’ 전략을 더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멀티홈, 멀티 장르는 현지 IP를 개발해 현지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케이팝을 소비하지 않는 이들까지 하이브 생태계로 유입하는 것을 뜻한다. 이 CFO는 이에 대해 “2024년에도 새로운 전략을 바탕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박지원 CEO는 “하이브는 멀티레이블의 길을 개척하면서 크고 작은 난관에 수도 없이 봉착했다”며 “이 과정에서 주주분들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사과의 뜻을 밝혔다. 또 “회사는 해당 사안을 감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했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장 후 2023년까지는 멀티레이블 시스템을 안정화시켜왔다”며 “올해는 본질인 케이팝의 글로벌 대중성 강화를 진행. 일본, 미국, 라틴 등 현지 문화와 특성을 반영한 현지 IP를 개발을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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