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하는 보안 팹리스 기업 ICTK “빅테크들과 계약, 글로벌 보안칩·응용 시장 본격 공략”

보안 팹리스 기업 ICTK가 기술특례로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 지난달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고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뒤, 이달 24일부터 닷새 동안 수요예측과 일반투자자 청약을 진행하고 있다. 청약 예정일은 5월 7~8일로, 특별한 이슈가 없다면 5월 중순에 코스닥 상장이 예상된다.

이정원 ICTK 대표는 26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개최한 기업설명회에서 “차세대 보안칩을 설계하는 팹리스 업체”라고 회사를 소개하면서 “제로트러스트를 위한 물리적 복제방지(Physically Unclonable Function, PUF)와 양자컴퓨터 시대에 거래에서 필요한 양자내성알고리즘(Post-Quantum Cryptography, PQC) 두 가지를 모두 합쳐 안전한 보안칩을 설계부터 양산까지 세계 최초로 한 기업이 바로 ICTK”라고 밝혔다.

ICTK는 반도체 웨이퍼 단계 공정에서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VIA 홀(Hole)에서 나타나는 랜덤성을 이용해 고유한 난수값을 만들어 아이디(ID)로 활용하는 ‘비아 퍼프(VIA PUF)’라는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보안칩을 설계해 상용화했다. 이 기술은 마치 홍채, 지문같은 고유한 생체 아이디처럼 통신장비나 기기에 복제 불가능한 신뢰점(Root of Trust)을 부여하는 방법으로 보안성을 보장할 수 있게 한다. 기존 키(key)기반 암호 알고리즘 체계에 대한 해킹 위협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PUF 기술은 암호키를 보호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 원천기술로 ICTK는 국내외에서 138개의 등록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자체 지적재산(IP)를 사용해 반도체칩을 비롯해 전자기기 모듈과 디바이스, 솔루션과 플랫폼까지 제공한다. 최근에는 또한 PQC가 적용된 제품들을 출시하면서 다가오는 양자컴퓨터의 시대에도 대응하고 있다.

이 대표는 ICTK의 주요 경쟁사로 인피니온, NXP, ST마이크로, 마이크로칩스 등 유명 반도체칩 기업들과 더불어 PUF 기술업체로 시놉시스에 최근 인수된 네덜란드의 인트린식아이디(Intrinsic ID), 대만 이메모리테크놀로지(eMemory Technology)를 들었다. 아울러 국내 경쟁사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고 했다. 그는 “보안칩으로 유럽의 보안 인증기관이 요구하는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는 설계 능력, 보안 시설과 운영 방식을 충족해 높은 수준의 국제공통평가기준(CC)을 받을 수 있는 팹리스 업체는 대한민국에서 삼성전자와 ICTK 두 곳뿐”이라며 “국내 시장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야 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해외 진출을 위해 특허에 대해 무척 신경을 썼다. 이 점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부각했다.

ICTK는 국내에서 지난 2018년 LG유플러스의 무선공유기에 PUF 기술을 적용하며 양산을 시작했다. LG유플러스 무선공유기, CCTV, VPN, 인증플랫폼 등에 보안칩과 인증 모듈과 솔루션을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PUF 기술을 적용한 e유심(eUSIM)을 개발해 LG유플러스와 공급계약도 체결했다. 이를 주축으로 한국전력 지능형전력시스템(AMI)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스미터미터기에 들어가는 모뎀 인증칩에 165만대를 공급했다.

하지만 여전히 ICTK는 수익성을 확보하지는 못하고 있다. 연매출 2021년 20억원, 2022년 25억6700만원에서 지난해 61억8700만원을 확보하며 최근 3년간 연평균 200%의 매출 성장률을 보였으나, 지난해 23억650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영업적자는 2021년 31억700만원, 2022년 33억3500만원에서 감소했다.

솔루션 확대와 글로벌 7대 빅테크 기업, 글로벌 노트북 제조사 등과의 계약으로 내년부터 해외 공급이 본격화되면서 내년 말부터는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CTK는 현재 전세계 유일한 PUF와 PQC를 모두 적용한 VPN 솔루션도 출시해 상용화하고 본격 공급에 앞서 CC인증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핵심 기술(IP)과 보안칩, 모듈 디바이스와 플랫폼 사업을 아울러 적용 시장과 고객사를 다양화해 오는 2026년까지 매출액 31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보안칩 설계에 필요한 지적재산권을 가지고 있어 자체 기술력을 기반으로 고부가가치 SoC를 생산하기 때문에, 50% 이상의 높은 영업이익률 달성도 가능하다고 이 대표는 보고 있다.

이 대표는 “통신이 되는 기기의 수가 200억개 이상 넘어가고 있어 충분한 시장을 확보하고 있다. 보안 팹리스로 타깃하는 임베디드 시스템 시장, 즉 보안칩 시장은 대략 13조에 달한다. 보안칩 응용하는 e심 시장도 6조 규모다. ICTK가 글로벌하게 타깃하는 시장은 19조~20조”라면서 “보안칩을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기술을 내재화했고 웨이퍼에서 양산한 실질적 경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IP부터 칩, 모듈과 솔루션까지 모두 다 갖추고 있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ICTK는 상장 후 양산 공급을 본격화하는 한편, 시장 수요에 맞는 다양한 제품군 확대를 위한 연구개발에 속도를 가할 예정이다. 상장 자금은 양산 공급을 위한 운용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개발인력을 확대해 시장 수요에 맞는 다양한 제품군의 연구개발에도 속도를 가할 계획이다.

앞으로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 유럽, 인도, 일본, 중국 등 파트너십도 확대한다.

이 대표는 “PUF기술의 장기적 확장성과 글로벌 수요에 비해 이 기술을 가진 기업이 전세계적으로 드물다”며 “현재 계약이 체결된 글로벌 빅테크 외에도 유사한 제품군을 가지고 있는 또 다른 글로벌 기업에서 VIA PUF 기술의 우수성을 알아보고 먼저 찾아오고 있다. ICTK는 경쟁사 제품 대비 탁월한 항상성을 가지며 다양한 IP를 보유한 만큼 전 세계 통신기기의 안전을 이끄는 기업이 되겠다”고 상장 포부를 밝혔다.

ICTK는 이번 기업공개(IPO)로 총 1313만3596주를 상장한다. 이 가운데 공모 예정 주식은 197만주로 희망 공모가 범위는 1만3000원에서 1만6000원이다. 이에 따른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약 1707억원에서 2101억원이다. 상장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유지 기자>yjle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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