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모아 일본 시장 공략하는 한국 보안기업들

KISIA, ‘재팬 IT 위크’에서 한국 공동관 운영
“클라우드 확산 빠른 일본, 기회는 무궁무진”

한국 정보보안 기업들이 일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최대 IT 전시회에서 제로트러스트(ZeroTrust)와 클라우드 시장을 겨냥한 한국 보안 기술을 알렸다. 협회의 지원을 등에 업은 이들은 하나같이 한국 기업에 대한 일본 시장의 관심이 컸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4일 개막한 ‘재팬 IT 위크 스프링’에서 한국 보안 기업들의 기술력은 두드러지는 모습이었다. 다수의 기업이 부스를 꾸려 일본 바이어들을 만난 가운데 신선한 솔루션들이 눈길을 끌었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의 지원은 큰 힘이 됐다. 2016년부터 한국 공동관 운영을 지원한 KISIA는 코로나19로 잠시 오프라인 행사 개최가 멈췄던 때를 빼고는 매해 부스 운영을 돕고 있다. 부스 운영비 일부를 지원하는 한편 홍보 활동을 도왔다. 개막에 앞서 지난 23일 조영철 KISIA 회장(파이오링크 대표) 등을 비롯한 기업 임원들은 한-일 정보보호 교류회를 통해 일본 바이어사 대상 사업 피칭을 진행하기도 했다.

한국 공동관으로 K-보안 전파, 정보보호 교류회 진행

KISIA가 이번 재팬 IT 위크에서 꾸린 한국 공동관에는 ▲가온브로드밴드 ▲스틸리언 ▲이글루코퍼레이션 ▲인정보 ▲파이오링크 ▲펜타시큐리티 ▲엠클라우독까지 7개사가 참여했다.

KISIA 회장사인 파이오링크는 제로트러스트 보안과 클라우드 관리형 유·무선 네트워킹 솔루션 티프론트(TiFRONT)의 보안 스위치와 보안 액세스포인트(AP) 제품의 새 라인업을 선보였다.

사용자의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비인가 단말 접근을 막고 공격 트래픽을 차단해 네트워크를 보호하는 솔루션이다. 클라우드 서버에 통합관리시스템을 두고 분산 설치된 장치를 중앙집중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미 2004년부터 일본 지사를 통해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회사는 이번 행사를 발판 삼아 일본 내 제로트러스트와 클라우드 보안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파이오링크 관계자는 “클라우드 중앙 관리에 특화한 제품을 내놓는 게 우리의 전략”이라며 “새로운 시장 확대에 속도를 올리겠다”고 말했다.

또한 엠클라우드독은 문서중앙화 기반 AI 지식관리 솔루션 ‘아이독(aidoc)’으로 부스를 채웠다. 아이독은 AI를 통해 문서를 분류하고 중요 내용을 요약해주는 솔루션이다. 일본 내 지식 연구소 등 논문이나 리포트 등 서류 업무가 많은 기관과 기업을 주 사업 대상으로 삼는다. 엠클라우드독 관계자는 “빠르면 올 하반기 중 (자연어 설명을 지원하는) 챗GPT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스틸리언은 ‘앱수트(AppSuit)’ 시리즈의 일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상반기 일본 지사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스틸리언은 이미 일본 SBJ은행, UI은행 등에 솔루션을 공급한 바 있다. 일본에서는 모바일을 조개 껍질처럼 단단히 지켜준다는 뜻의 ‘모비셸(Mobishell)’로 이름을 바꿔 공략한다. 다음달 중으로 일본 지사를 세우고 파트너사와의 제휴도 늘릴 예정이다.

KISIA를 비롯해 7개 보안 기업은 23일부터 26일까지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리는 재팬 IT 위크에서 한국 공동관을 통해 우리나라 보안 기술을 일본 시장에 전파했다.

이글루코퍼레이션은 보안 운영·위협 대응 자동화(SOAR) 솔루션 ‘스파이더 소아(SPiDER SOAR)’와 AI 기술 기반 AI 탐지 모델 서비스 ‘에어(AiR ·AI Road)’를 시연했다. 이글루코퍼레이션 관계자는 “특히 에어의 경우 AI를 통해 보안 담당자의 수고를 줄이고 빠르고 쉬운 분석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관심이 컸다”고 말했다.

펜타시큐리티는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보안 플랫폼 ‘클라우드브릭(Cloudbric)’과 데이터 암호화 플랫폼 ‘디아모(D’Amo)’를 선보였다. 지진 같은 자연재해로 데이터 유실 우려가 큰 일본에서는 클라우드 보안의 중요성도 더 강조되고 있다는 게 회사의 전언이다.

인정보도 주목할 만하다. 인정보는 디지털포렌식 솔루션 ‘퀘이터(Quator)’를 간판으로 내세웠다. PC나 스마트폰 등 IT 기기의 정보유출이나 기업 기술 유출사고 시 원인을 파악하고 복원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우리나라의 주민등록번호 역할을 하는 마이넘버(Mynumber) 제도가 일본에서 활성화하면서 ‘마이넘버 포렌식’ 제품의 선전도의 확산도 기대한다.

네트워크 장비 기업 가온브로드밴드는 와이파이 AP 라우터를 선보였다. 이미 한국과 미국에서 고객사를 보유한 ‘와이파이 7’ 제품을 통해 일본 시장을 공략한다.

반향 예고한 안랩·소프트캠프…브랜드 앞세운 현지화도

한국 공동관과 별개로 단독 부스를 꾸린 기업들도 비즈니스 활동에 여념이 없었다. 안랩은 11년 만에 다시 재팬 IT 위크에 참가했다. 2002년 일본 지사를 설립했던 안랩은 이번 참가를 계기로 다시 인지도를 높일 계획이다.

현재 트렌드마이크로(Trendmicro)가 장악하고 있는 안티바이러스(백신)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이고 운영기술(OT) 보안 솔루션 ‘안랩 EPS’와 ‘세레브로(CEREBRO)-XTD’ 도 현지화를 통해 외연을 넓힐 계획이다.

이밖에도 SaaS형 보안위협 분석 플랫폼 ‘안랩 XDR’과 위협 인텔리전스(TI) 플랫폼 ‘안랩 TIP’ 등 안랩의 글로벌 전략 솔루션과 서비스를 전시했다. 안랩 관계자는 “일본은 현지화가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내년에도 행사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랩은 이번 행사 참가를 계기로 다소 지지부진했던 일본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소프트캠프는 제로트러스트를 기회로 삼는다. 웹 격리 보안 서비스 ‘실드게이트(SheildGate)’를 비롯해 자회사 레드펜소프트가 만든 소프트웨어(SW) 공급망 관리 솔루션 ‘엑스스캔(X-Scan)’을 선보인다.

회사는 일본 야마기시현이 소프트캠프의 보안 원격 접속 솔루션 실드게이트를 채택한 가운데 이를 바탕으로 더 많은 기관과 공공 시장을 겨냥한다는 계획이다. 오정훈 소프트캠프 본부장은 “리모트 브라우저 격리 기술이 원격 근무가 많은 일본에서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니터랩은 브랜드 이름인 ’아이온클라우드(AIONCLOUD)’ 부스로 참여했다. 2026년 일본 법인을 세웠던 모니터랩은 최근 클라우드 보안 플랫폼 아이온클라우드에 원격 브라우저 격리(RBI) 기능을 추가했다.

이밖에 스패로우는 시큐어코딩과 웹 취약점 분석 등을 제공하는 ‘스패로우 엔터프라이즈’를 통해 일본 제로트러스트 시장 진출을 노린다. 또한 ▲위즈코리아 ▲DRM인사이드 ▲앤피코어 ▲한드림넷 등도 현지 관계자들과 만나는 한편 자체 세미나를 여는 등 활발한 홍보를 이어갔다.

특히 2011년 일본 법인을 설립한 후 2018년 제품명과 같은 ‘서브게이트(Subgate)’로 법인 이름을 바꾼 한드림넷은 보안스위치 제품과 함께 네트워크 장애시에도 빠른 대처가 가능한 지능형 이중화 솔루션 ‘AFOS’로 대형 부스를 꾸려 눈길을 끌었다.

일본 시장은 지리적 특성 등으로 인해 클라우드 전환과 원격 근무 수요가 많다는 게 25일 만난 보안 기업들의 전언이다. 지진으로 데이터센터 유실 우려가 잇어 클라우드를 더 많이 사용하고, 국토 끝과 끝이 먼데다 비싼 교통비 때문에 재택이나 원격근무가 활성화 돼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기업들은 제로트러스트는 물론 웹브라우저 보안이나 클라우드 인프라 관리 등 관련 보안 솔루션으로 신규 시장을 적극 공략할 예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조영철 KISIA 회장은 “일본 진출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가 많은 만큼 다양한 방식으로 일본 시장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할 예정”이라며 “추후 많은 성과들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도쿄(일본)=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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