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커진 MSP 양대산맥, 수익성은 어떻게?

국내 대표 클라우드 매니지드서비스제공사(MSP)들이 적지 않은 매출 성장에도 적자의 늪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클라우드 확산 흐름에 기대를 건다지만 지금의 수익 구조를 뜯어 고치지 못하면 흑자 달성의 꿈은 요원해진다.

우리나라 MSP 양대산맥인 메가존클라우드와 베스핀글로벌 이야기다. 두 MSP는 특히 최근에 기업공개(IPO) 계획을 밝혔다는 공통점이 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이미 주관사 선정 단계에 들어섰고 베스핀글로벌도 내년 중 상장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들은 모두 흑자 전환을 통해 순조로운 IPO에 나선다는 계획이라 앞으로의 수익성 강화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19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메가존클라우드는 지난해 연결 기준 1조4265억원의 매출을 냈다. 2022년 1조2660억원에 이어 2년 연속 조 단위 매출을 냈다. 베스핀글로벌은 지난해 4058억원의 매출로 전년 대비 21%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외형은 커졌지만 문제는 수익성이다. 같은 기간 메가존클라우드의 영업손실은 690억원이었다. 전년(346억원) 대비 2배 가까이 적자가 늘었다. 베스핀글로벌도 전년보다 손실액을 28% 줄이긴 했지만 여전히 15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이는 MSP의 특성을 들여다 봐야 한다. 일종의 중개 사업이 이들의 주력 분야다. 아마존클라우드(AWS), 마이크로소프트애저(Azure), 구글클라우드플랫폼(GCP) 등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의 서비스를 고객사에 적용하며 수수료를 받는 ‘리세일(Resale·재판매)’이 핵심 비즈니스다.

이 수수료 비율은 7~8%를 넘지 못한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심하면 5% 이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수년 째 수수료율에 거의 변화가 없는 데다 최근에는 더 낮아지는 추세”라며 “아주 작은 소형 업체들과의 경쟁도 수익성을 끌어내리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전환이 늘어나는 상황이 역설적으로 이런 흐름을 낳았다. 수요가 늘어나면서 소형 IT 기업도 저마다 MSP 사업에 뛰어들었다. 고객사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예산이 풍족하지 않다면 결국 낮은 금액을 부르는 MSP를 쓰기 마련이다. 이에 메가존클라우드나 베스핀글로벌 같은 대형 업체도 ‘가격 경쟁’의 유혹에 빠진다는 의미다.

여기서 또 수익성을 낮추는 게 인건비다. 소형 업체가 부른 비용과 비슷하게 경쟁해 사업을 수주하더라도 인건비의 수준이 다르다는 게 이 관계자의 말이다. 경쟁이 심한 지금 상황에서는 매출은 오르지만 인건비 부담이 상당해 수익성을 높이기 힘든 구조다.

MSP들은 이같은 한계를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꺼낸 카드가 자체 솔루션이다. MSP의 성격은 잃지 않으면서도 그간의 노하우를 녹인 신사업 차원이다. 단순히 리세일에 집중하는 소형 업체는 따라가기 힘든 분야다.

메가존클라우드는 관리 플랫폼 ‘스페이스원(ONE)’을 제공하고 있다. 클라우드 인프라의 실시간 사용 내역을 체크해주고, 장애 발생 시 한 번에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이를 간판으로 내세워 멀티 클라우드 확산 흐름에서 새로운 고객군 확보를 노린다.

베스핀글로벌 또한 2023년 하반기 출시한 ‘B2D2’에 기대를 건다. 데이터와 AI 컨설팅을 비롯해 ▲데이터 운영 관리 ▲분석형 AI 구축 운영 ▲생성 AI 구축 운영 ▲전문 교육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회사는 클라우드를 활용한 AI 개발 수요가 늘면서 더 큰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 대화형 AI 서비스 구축을 돕는 플랫폼 ‘헬프나우 AI’도 반향을 얻고 있다는 게 회사의 전언이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인력 확충도 향후 수익성 강화의 토대가 될 수 있다. 메가존클라우드 측은 영업손실 증가의 이유로 AI와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분야 전문인력을 확충을 제시했는데 이 또한 스페이스원 고도화를 위한 의도가 깔렸다.

실제 감사보고서의 회사 판관비 내역에서 교통비, 접대비, 지급임차료, 지급수수료 등의 항목은 줄었지만 급여 부문은 지난해보다 20% 이상 증가해 전문 인력 확충에 힘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적인 투자인 셈이다.

두 회사 모두 흑자 전환을 자신하고 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5000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바탕으로 신사업 확장 기회를 더 적극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마이너스 361억이었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85% 이상 개선된 것도 흑자 전환에 기대를 거는 대목이다.

베스핀글로벌도 2022년 257억원이던 당기순손실을 지난해 171억원 대로 끌어내렸다. 미국 법인이 2022년 대비 92% 성장률을 보이며 573억원의 매출을 낸 것도 글로벌 시장 수익화의 발판으로 본다. 베스핀글로벌 관계자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마이그레이션, 컨설팅 서비스 등 (리세일이 아닌) 기술 역량 중심 서비스들을 더 디테일하게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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