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뭔가요] 비트코인 인플레이션을 막는 ‘반감기’
비트코인은 어느덧 가상자산 대장주로 자리 잡았다. 현재 유통되고 있는 가상자산 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격이 비싸다. 비트코인의 시세는 비트코인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처음 나온 2009년부터 지금까지 큰 폭으로 올랐다. 0원으로 시작해 지난달에는 1억원을 돌파하기도 했으며, 현재 기준 9000만원 대를 기록하고 있다.
비트코인 시세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다양하다. 글로벌 경기, 국제정세 등이 있는데, 핵심 요인 중 하나로 ‘반감기’가 꼽힌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비트코인의 유통량을 조정해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설계됐다. <바이라인 네트워크>는 비트코인 반감기가 무엇인지, 지금까지 시세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알아봤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무엇인가?
비트코인 반감기는 새로 유통되는 비트코인의 공급을 제어하고 희소성을 유지하기 위해 설계된 이벤트다. 비트코인은 채굴자가 블록 한 개를 채굴할 때마다 보상으로 주어진다. 이때 주어지는 비트코인의 양은 반감기 때마다 절반으로 줄어든다.
비트코인 네트워크 상의 블록은 10분마다 한 개씩 생성되는데, 21만개의 블록이 생성되면 반감기가 이뤄진다. 이 기간을 계산하면 4년마다 반감기가 시행된다.
지난 2009년 비트코인 블록체인이 만들어진 이후로 지금까지 총 네 번의 반감기가 진행됐다. 현재 보상으로 주어지는 비트코인은 채굴 블록 1개당 2.123BTC다.
반감기에 따른 보상 비트코인 수
2012년 11월 28일: 25BTC
2016년 7월 9일: 12.5BTC
2020년 5월 11일: 6.25BTC
2024년 4월 19일: 3.125BTC
반감기가 이뤄지는 이유는 명확하다. 새로운 비트코인이 만들어지는 속도를 줄여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서다. 시장 원리에 따라 재화가 많아지면 가격이 떨어진다. 비트코인의 총 공급량은 정해져 있으며, 이때 반감기는 비트코인의 시세를 안정화할 수 있는 장치다.
비트코인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비트코인 블록체인은 지난 2009년 세상에 나왔다. 비트코인을 만든 사람은 ‘사토시 나카모토’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개인 혹은 그룹이다. 블록체인은 여러 사람들이 거래를 검증한 데이터베이스(DB)의 총집합이다. 데이터가 한 곳에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 상 여러 시스템에 분산된다. 이를 노드라고 한다. 모든 노드에는 블록체인의 사본이 있으며, 변경사항이 있을 때마다 모든 노드에 사본이 업데이트 된다.
채굴은 거래를 검증하고 블록체인에 새로운 블록을 생성하는 과정이다. 각 블록에는 이전 블록의 정보가 포함되어 있어, 블록과 블록이 연결되는 ‘체인’을 형성한다. 이것이 모여 블록체인이 된다. 비트코인 블록체인 채굴자는 보상으로 비트코인을 받는다.
비트코인 반감기가 시세에 미치는 영향
지금까지 네 번에 걸친 반감기는 비트코인 시세에 영향을 미쳤다. 유통되는 비트코인 수는 줄어들지만 수요는 증가하기 때문에 반감기가 시행되기 전이나 시행 몇 달 후 비트코인의 시세는 상승했다.
첫 반감기는 2012년 11월 28일 이뤄졌다. 반감기 당일 비트코인 시세는 약 12달러였는데, 6개월 후인 2013년 5월 28일, 약 130달러로 크게 상승했다.
두 번째 반감기는 2016년 7월 9일 진행됐다. 비트코인 시세는 660달러에서 6개월 뒤 900달러까지 상승했다.
세 번째 반감기도 어김없이 시세 상승을 이끌었다. 2020년 5월 11일 세 번째 반감기가 진행, 비트코인 시세는 8600달러에서 6개월 뒤 1만5700달러로 약 두배 가량 올랐다.
이번 달 진행된 네 번째 반감기는 예외적이었다. 4월 19일 비트코인 시세는 약 6만4262달러로, 현재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관련해 일각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지난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하면서 비트코인의 시세가 역대 최대치인 1억원을 기록한 바 있는데, 당시 시장에서 반감기에 대한 기대감을 이미 흡수했다는 해석이 잇따랐다.
다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는 비트코인 반감기 시행이 곧 시세 상승이라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가상자산 또한 세계정세와 경기상황 등이 반영되어 가격 예측이 어렵다는 이야기다.
바이낸스는 “비트코인 시세에 다양한 시장 요인이 미칠 수 있다”며 “가상자산 시세 추이는 시장 분위기, 수요 역학, 규제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다음 반감기는 언제?
반감기는 21만개의 블록이 생성될 때 이뤄진다. 바이낸스는 다음 비트코인 반감기로 오는 2028년을 예상했다.
반감기로 비트코인 보상 수가 줄어드는 점을 고려했을 때 비트코인의 마지막 채굴 시기는 2140년으로 전망된다. 미국 투자정보 사이트 인베스토피디아는 “총 블록 채굴량(2100만개)을 도달할 때까지 반감기가 시행되면 그때의 보상은 1사토시(0.00000001BTC)”라며 “이는 비트코인의 가장 낮은 단위이며, 반으로 줄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