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의 대참치’ 어떻게 나왔나…설득의 마케팅 짚어보니

‘알바트로스 컨퍼런스 2024’ 개최
김재성 카카오 전략파트너십 파트장 발표

디지털 마케팅은 알고 보면 아날로그 마케팅이자 설득의 마케팅이다. 광고 대행사(제작 기획)와 미디어렙사(매체 운용 최적화) 입장에선 돈을 쥔 광고주와 미팅하면서 광고가 나오기까지 무수한 설득과 의견 수렴 과정이 필요한 까닭이다. 결과물인 광고가 디지털 플랫폼에서 운용돼 디지털 마케팅인 것이지, 광고 제작과 전략 수립 과정에선 다양한 휴먼터치가 존재한다.

김재성 카카오 전략파트너십 파트장은 27일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알바트로스 컨퍼런스 발표에 나서 경험담을 풀어냈다. 그는 카카오 합류 전 제일기획과 맥킨지 컨설턴트를 거친 바 있다.

그는 디지털 마케팅의 핵심 가치인 타기팅(targeting)을 잘 모르는 광고주와 일했던 얘기를 전했다. 당시 광고주는 ‘많은 사람한테 노출하면 우리가 원하는 사람도 결국 영상을 보게 되는 거 아니냐’라고 접근했다.

“그 분 입장에선 논리적으로 접근하신 것이지만, 저에겐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였다. 광고 노출이 많아야 뷰(조회수)가 많이 나오지라는 말씀이었는데, 제가 썼던 방법은 BTS(방탄소년단)와 골프였다.”

김재성 카카오 전략파트너십 파트장이 27일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알바트로스 컨퍼런스 강연에 나선 모습 (사진=바이라인네트워크)

김 파트장은 회사 상무와 인턴 연령대의 관심도 차이를 들었다. 연예인에 관심이 없는 상무에겐 BTS보다 골프 광고에 눈길이 간다면, 인턴 입장에선 골프보다는 BTS가 광고하는 제품을 눈여겨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광고 효과가 있을 것 같은 사람을 찾아 집중 타깃하는 게 더 효과적이란 얘기였다.

당시 광고주는 동원참치였고, 화제가 된 ‘맛의 대참치’ 문구를 쓴 해당 광고는 당초 유튜브 조회수 목표치였던 1000만을 훌쩍 넘겨 1500만뷰를 달성했다. 김 파트장은 목표 초과 달성의 주된 이유로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일원화’를 들었다.

“캠페인을 이끌어갈 수 있게 믿고 맡겨 달라 했고, 제가 책임질 테니까 (매체사와 렙사) 따로따로 커뮤니케이션하지 마시고 필요할 때 언제든 직접 연락을 부탁드렸다. (유명 광고모델에 광고 크리에이티브가 호평을 받는 등) 제가 초과 달성을 만들어냈다고 말하지도 못하고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설득에 실패해서 (티기팅이 아닌) 노출 일변도로 가게 됐다면, 누가 욕을 먹었겠나. 설득을 못 시켰다는 자체가 우리가 잘못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김 파트장은 ‘문제 정의’를 힘줘 짚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선 이슈를 쪼개서 접근하라는 것이다. 컨설턴트 당시 경험을 살려 가설 수립과 검증도 내걸었다.

“문제는 이슈보다 훨씬 복잡하고 심각하다. 회사 지각과 오탈자 등이 이슈라면 업무 저성과는 문제다. 이슈들이 모여 하나의 문제를 만들다. 대부분 클라이언트(광고주)들이 가져오는 건 이슈가 아닌 프라블럼(문제)이다. 복잡하고 어려우니까 니들이 알아서 풀어봐라는 말을 하는 것인데, 그것을 이슈 브레이크다운(분석)하지 않고 풀어낸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가설 검증을 왜 하냐고 하는데, 지금까지 문제를 보던 방식이 조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컨설팅 생활할 당시에 (문제를 의뢰한) 해당 인더스트리에서 20년 30년 계신 분들을 어떻게 쫓아가고 그 분들보다 더 뛰어날 수가 있겠나. 가정의 기반으로 일을 하기 때문에 (경험 기반으로 일하는) 그분들이 간과한 놓친 부분들을 찾아내고 문제 해결의 단초를 발견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토스트기에 넣은 빵이 탔다면, 토스트기를 교체하거나 AS를 보내고 빵을 버리는 것은 문제 해결 방법이 아니다. 다음에 같은 문제가 지속될 수 있어서다. ‘빵을 오래 구워서 그렇다’, ‘온도가 너무 높게 설정됐다’, ‘빵의 두께가 너무 얇았다’ 등 가설을 세우고 접근할 수 있다.

이 가설로도 문제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레시피를 점검할 수 있다. 레시피도 문제가 없다면, 차선으로 미뤄둔 가설을 또 다시 검증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온도 조절을 착각했다’는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35도씨가 차이나는 화씨와 섭씨 온도를 착각해 일어난 해프닝이었다.

“애플의 앱 내 추적 금지 요청 시 디지털 마케팅 효율이 떨어질 텐데, 이걸 어떻게 해결하지 문제도 접근할 수 있다. 이 같은 특수 상황은 단순 리스트업을 하는 일반적 프로세스로 접근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매체들이 돌아가는 근간부터 살펴볼 수 있다. 애플OS(아이폰+맥+아이패드)와 안드로이드, 웹이 9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작은 것에 신경 쓰지 않고 본다면, (애플OS가 아닌) 안드로이드와 웹에서 더 잘하고 고도화 방법을 어떻게 하는 식으로 질문이 나올 수 있도록 문제 해결의 딥다이브가 돼야 한다. 유니버스 전체를 밸류체인 전체를 보고 집근할 수 있다.”

“전략을 수립하면 그 다음에 뭐할지를 정해야 한다. ’퀵 윈’이라고 가장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을 실행하고 이것 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테니 중장기 관점으로 비즈니스 체질 개선을 신경 써야 한다. 매체별 효율 조사를 한 다음, 예산을 바꿀 수도 있고, 보다 정교한 타기팅을 쓰자고 광고주를 설득할 수도 있다. 전체적 관점에서 효율이 더 나올 수 있게 접근할 수 있다. 논리와 숫자를 많이 말씀드렸지만, 전략 수립까지 갈 필요 없는 신속한 문제 해결을 위해선 기존 프로세스대로 경험 기반으로 문제를 처리할 수 있다. 정확한 문제 해결을 위해선 가설 기반으로 문제 해결이 가능하면 될 것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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