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깜깜이도 해외 명강의를? 코세라가 AI로 허문 언어장벽

세계적인 대규모 공개 온라인 강좌(MOOC) 플랫폼인 코세라(Coursera)가 인공지능(AI)을 접목해 교육 효과를 높이기로 했다. AI 번역 기능을 비롯해 강의 피드백을 위한 챗봇 기능을 선보였다. 언어의 장벽으로 세계 유수 교육기관의 강의를 십분 활용하지 못했던 이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설명이다.

12일 코세라는 중구 더플라자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한국에서 연 첫 간담회다. 2012년 스탠퍼드대의 컴퓨터 과학 교수인 앤드류 응(Andrew Ng)과 다프네 콜러(Daphne Koller)가 만든 코세라는 현재 MOOC 플랫폼의 대명사로 불린다.

이날 코세라는 4400여개 강좌에 AI를 활용한 한국어 번역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코세라는 단순히 자동 번역을 돌리는 게 아니라 사람이 최종 확인해 번역의 정확도 또한 높였다고 강조했다.

현재는 자막과 스크립트 제공 단계로 추후에는 강연자가 해당 국가의 언어로 말해도 수강자의 모국어로 입모양까지 맞춰 말하는 실시간 통역 기능까지 붙일 예정이다. 강의 뿐 아니라 플랫폼 인터페이스 전반에도 AI 번역을 적용했다. 강의 스크립트나 요약노트, 자료 다운로드, 토론장 등 홈페이지 메뉴도 자동으로 번역해 준다.

제프 마기온칼다 코세라 CEO는 AI 접목이 코세라에 실린 세계적인 강의들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사진=코세라)

제프 마기온칼다(Jeff Maggioncalda) 코세라 최고경영자(CEO)는 “강좌 하나를 다른 언어로 번역하는 데 AI를 활용하면 20달러 정도의 비용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누구나 다양한 학습 콘텐츠를 언어 장벽 없이 수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한국의 교육기관이 만든 강의들도 AI 번역을 통해 서비스한다. 연세대의 ‘한국어 첫걸음’, 카이스트의 ‘명상: 인생의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 성균관대학교의 ‘머신러닝 기초’, 포스텍의 ‘클라우드 IoT 플랫폼으로 프로그래밍하기’ 등의 강좌 21개 언어로 번역해 제공한다.

특히 챗GPT를 접목한 ‘코세라 코치(Coach)’ 기능은 학습 효과를 십분 끌어올린다는 설명이다. AI 챗봇을 활용한 학습 도우미다. 코세라 코치는 현재 유료 상품인 코세라 플러스 구독자에게 베타 서비스로 제공한다.

강의 화면 오른편의 코치 버튼을 누르면 해당 강의 내용을 학습한 챗봇 인터페이스가 뜬다. 해당 강의 내용을 요약해달라거나 이 강좌의 쓰임새 등 사용자의 프롬프트 입력에 따른 답변을 바로 제공해준다. 또한 강의에 대한 모의 문항을 제시해 달라는 요청도 가능하다.

코세라 코치는 생성AI의 맹점으로 꼽히는 환각 현상을 줄였다. 단순히 생성AI 챗봇을 물린 게 아니라 내용 연관성에 대한 체크를 마친 모델이라 ‘강의와 관련이 있는 질문인지’ ‘답변은 질문 의도에 맞춰 정확히 나오는지’ 등을 모두 확인한다는 게 마기온칼다 CEO의 설명이다.

코스 빌더(Builder) 기능도 AI를 활용한다. 강의자가 커리큘럼을 짜는데 도움을 주는 개발 도구다. 강좌 구조와 설명, 자료, 용어집 등 강의와 관련한 콘텐츠를 자동으로 생성한다.

코세라는 거대언어모델(LLM)로 구글의 제미나이(Gemini)와 오픈AI의 GPT를 사용한다. 번역은 구글을 비롯해 딥엘(DeepL) 등 다양한 모델을 혼용해 활용한다.

생성AI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강의도 만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스탠포드 온라인밴더빌트대학교, 딥러닝AI, 구글클라우드, 아마존웹서비스(AWS) 대학과 기업이 만든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GenAI 아카데미’를 출시했다.

AI를 통해 교육 효과를 높이고 더 똑똑한 사람들이 늘어날 거라는 게 코세라의 기대다. 실제로 최근의 AI의 쓰임새는 교육 수준과 무관하게 확장하고 있다. 과거 2016년에는 정규 교육을 받지 않거나 고교를 마친 수준의 사람들이 주로 AI 기술의 수혜를 받았지만, 이제는 순서가 바뀌어 대졸 이상의 학위를 가진 사람들이 더 AI의 효용을 느낀다는 게 코세라의 설명이다.

마기온칼다 CEO는 통계로도 AI의 효용을 강조했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이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인용했다. 능력치가 평균 이하였던 컨설턴트들이 챗GPT를 쓴 뒤에는 업무효율을 약 43% 개선해 이미 평균 이상의 능력을 보였던 컨설턴트들을 따라 잡았다.

한편 코세라에 따르면 코로나 대유행 이후 코세라의 한국 수강생 수는 2배로 늘어 72만1000명에 이른다. 이들은 현재 약 140만개의 강의를 수강하고 있다.

마기온칼다 CEO는 “AI의 힘을 활용해 4000개 이상의 강좌를 한국어로 번역함으로써 한국 수강생의 접근성을 높이고, AI 시대에 맞는 디지털 기술을 함양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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