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벤처스가 소비자형 헬스케어에 투자한 이유

“초기에 투자한 회사가 1~2년 뒤에도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리란 법이 없다. 결국 대표가 어려움을 겪었을 때 좋은 아이템을 찾아 직원들을 잘 끌고 갈 수 있는지가 당장 나온 작은 지표 한 두 개보다 훨씬 중요하다.”

카카오의 투자 자회사 카카오벤처스가 기업간소비자(B2C) 디지털헬스케어 기업에 투자하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카카오벤처스는 지난 2022년 가지랩에 시드와 후속 투자, 이번달 초 비비드헬스에 시드 투자를 진행했다. 가지랩은 개인 맞춤형 웰니스 큐레이션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으며, 비비드헬스는 다음 달 비만 치료제 관리 플랫폼 출시를 앞두고 있다. 

카카오벤처스는 가지랩, 비비드헬스에 투자한 것이 기존 투자 포트폴리오와 대조하면 예외 사례라고 설명했다. 국내는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 유료 헬스케어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낮아 수익화가 어려워 소비자형 디지털헬스케어에 잘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수익화가 용이한 기업간기업(B2B) 헬스케어, 즉 의료보험을 적용받거나 인공지능(AI) 진단 서비스가 결합된 스타트업에 투자가 몰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카오벤처스가 두 회사에 투자를 한 것은 각 대표의 역량과 잠재력을 봤기 때문이다. 김치원 카카오벤처스 상무는 “투자할 때 크게는 시장, 상품, 그 회사의 팀을 보는데 이번의 경우 투자사 대표가 어려움을 겪었을 때 좋은 아이템을 찾아서 직원들을 끌고 갈 수 있는지 보고 투자를 했다”고 설명했다. 

오래 전부터 두 대표와 교류를 해오며 쌓인 믿음도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김치원 상무는 “두 대표와 창업 전부터 알고 있었고 오랫동안 지켜봐왔다”며 “B2C헬스케어가 어려운 업인데, 앞선 경험을 살펴봤을 때 두 대표라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판단해 투자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천예슬 비비드헬스케어 대표는 천식 관리 플랫폼 스타트업을 창업한 바 있으며, 김영인 가지랩 대표는 미국 헬스케어 기업 눔에서 7년간 근무하며 디지털 헬스케어의 전문성을 쌓았다. 

천예슬 비비드헬스케어 대표

비비드헬스는 어떤 곳?

올 1월 설립된 비비드헬스는 지난 2월 카카오벤처스로부터 시드투자를 유치했다. 회사는 비만 치료제 관리 플랫폼 ‘삐약’을 다음 달 중 내놓을 계획이다. 삐약은 식욕억제제와 비만 치료제별 부작용 등 약물 복용 후기를 공유할 수 있는 소셜 다이어트 앱이다. 체중, 약물 복용 여부 등을 기록할 수 있으며, 비만과 관련해 병원 상담을 신청할 수 있다. 수익모델은 병원·제약회사 광고, B2C 체형관리 서비스 등을 계획하고 있다. 

천예슬 대표는 “비만 치료제 약 부작용 등 균형 있는 정보 제공과 치료 효과 유지를 위한 지속적인 관리는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남아있다”며 “비만 약 중심의 영향력 있는 체중 관리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인 가지랩 대표

가지랩은 어떤 곳?

가지랩은 개인 맞춤형 웰니스(신체와 정신, 사회적으로 건강한 상태) 큐레이션 플랫폼을 서비스한다. 지난 2022년 1월 설립되어 카카오벤처스를 포함한 베이스인베스트먼트, KB인베스트먼트,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았으며, 누적 투자유치 금액은 18억원이다. 상반기 중으로 추가 투자유치를 준비하고 있다. 

회사의 ‘나만의 건강 전략 찾기’ 서비스는 간략한 설문으로 이용자가 자신의 웰니스 성향을 파악하고 맞춤형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생활패턴과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고 있는지 알려준다. 회사가 보유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큐레이션 상품을 선정해 추천해주며, 이 과정에서 네이버의 생성형AI 하이퍼클로바를 활용할 계획이다. 

수익모델은 설문을 통해 추천하는 건강식품 판매다. 다만, 수익모델을 건강식품 판매로 발생하는 수수료로 책정할지, 프로모션 자체 비용으로 할지는 고민 중이다. 또 활동이 활발한 상위 1% 고객들을 위한 프리미엄 멤버십을 준비 중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