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 소리만으로 질환 알려줘…디지털 헬스케어 한 자리에
“콜록 콜록”
스마트폰의 스피커에 대고 기침을 하니 다행히 호흡기 질환을 의심할 만한 질환이 아니라는 안내 문구가 나왔다. 반대로 호흡기 질환이 의심되는 사용자는 기침을 하면 낮음, 중간, 높음 단계 중 어느 단계에 해당되는지 알 수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웨이센은 사용자의 기침 소리를 분석해, 호흡기 질환 이상 여부를 알려주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회사는 인공지능(AI)으로 학습한 호흡기 질환자 1000여 명의 호흡음, 기침음, 성음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건강상태를 분석하고 분류한다.
이번 달 14일부터 나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열린 국제 의료기기&병원설비 전시회인 키매스(KIMES) 2024에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을 비롯한 의료기기 업체들이 참가해 기술력을 뽐냈다.

웨이센의 부스에는 호흡기 질환 서비스를 써보려는 참관객들로 가득했다. 한 쪽에는 웨이센이 개발한 소화기 내시경 영상을 분석하는 기기와 소프트웨어(SW)를 체험해 볼 수 있었다. 부스에 놓인 디스플레이에는 실제 병원에서 촬영, 녹화한 내시경 영상이 나왔다. 웨이센의 영상분석 SW는 의사들이 내시경을 할 때 육안으로 보기 힘든 염증 등 이상병변을 알려준다.
웨이센 관계자는 “AI 기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병원, 검진센터, 제약사 등이 제품 상용화, 협업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재활을 위한 로봇 개발사도 부스를 마련했다. 의료로봇 전문기업 큐렉소(CUREXO)는 발판구동형 보행재활로봇시스템을 선보였다. 모닝워크200S는 보행이 힘든 환자를 위해 만든 로봇으로, 환자가 상체와 하체를 로봇에 고정시켜 제자리에서 보행을 하는 방식으로 구동된다. 뇌졸중 환자들이 주 이용자다.

이 로봇에는 세 가지 능동 보행 모드가 있어, 환자의 상태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발판에는 8개의 센서가 탑재돼 환자가 발의 어느 부위에 힘을 주는지, 어떤 방식으로 보행을 하는지 알 수 있다. 실시간 피드백 기능을 통해 치료사에게 환자가 어떤 상태인지 모니터로 보여준다.
또 보행 시 팔에 얼만큼의 힘이 들어가는지도 중요하다. 팔에 힘을 주면 다리에 들어가는 힘을 분산시키기 때문이다. 현장에 있는 큐렉소 관계자가 로봇의 상체 지지대를 누르자, 모니터 속 상체 그래프가 빨갛게 변했다.
큐렉소 관계자는 “환자가 상체를 지지한 상태에서 기기를 이용하면 이를 알려줘, 치료사가 환자에게 상체를 떼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큐렉소는 로봇을 타면서 쓸 수 있는 가상현실(VR) 기기를 개발 중이다. 현재는 환자가 TV 등의 디스플레이를 보고 재활운동을 하지만, 치료의 흥미를 높이기 위해 VR기기로 실제 산책 화면 등을 보여줄 계획이다.

수면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슬립테크 기업도 만날 수 있었다. 부스만 봤을 때 온열 매트, 이불, 침대 등이 놓여져 있어 침구 기업처럼 보이지만 닥터스몰은 사용자의 수면을 위한 디바이스와 SW를 개발한다. 닥터스몰은 모바일 센서 기기, 스마트 손목 밴드, 온열 매트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수면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는 서비스를 한다.
계란 모양처럼 생긴 모바일 센서가 사용자의 코골이 등 주변 소음과 매트의 온도를 수집한다. 손목 밴드는 수면 중 사용자의 맥박을 인식한다. 이렇게 모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가 편안하게 잘 수 있도록 매트 온도, 조명, 향기 등을 제어한다. 현장에서 회사 관계자가 수면 상태 등의 데이터를 입력하자, 은은한 조명이 켜지지고 아로마 향기가 퍼졌다.
사용자는 수면 환경, 조건, 수면의 질 데이터를 일, 주, 월 단위로 저장해 이를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다. 닥터스몰은 코골이 방지, 수면 모니터링을 위한 수면 베개를 출시할 예정이다.

AI 헬스케어 기업 뷰노(VUNO)의 부스에는 엄지 손가락 크기 만한 밴드모양의 심전도 측정기기를 사용해보려는 참관객들로 가득했다. 참관객이 회사의 심전도 측정 의료기기 ‘하티브 P30’를 양손으로 잡고 30초 동안 다리에 대자, 화면에 심전도 측정 결과가 나왔다. 하티브 P30은 휴대용으로 주기적으로 심전도를 측정할 수 있고, 분석 결과를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충전을 하지 않아도 되는 비접촉식 체온계를 개발한 에드플러스의 부스에도 참관객이 몰렸다. CES 2024에서 혁신상을 받은 에드플러스의 히트체크(HiiTCHECK)는 평소에는 스마트폰 거치대로 사용하다가, 필요할 때 스마트폰 충전 단자에 꼽으면 열을 잴 수 있다. 히트체크에는 열과 거리를 재는 센서가 있어 이마, 귓불 뒤쪽에 약 3~5cm 정도의 거리를 두고 측정하면 된다.
사용자는 앱에서 열 측정 기록을 보고 관리할 수 있어 언제 어디서나 체온 측정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재 국내를 포함해 유럽에서 판매 중이다.

반려동물을 위한 의료기기도 볼 수 있었다. 메디워커의 펫카롱은 반려동물용 전자기장(PEMF) 치료기기다. 로봇 청소기처럼 생긴 펫카롱은 개나 고양이가 올라가 앉으면 전자기장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전자기장 주파수 치료를 통해 근육통 완화, 혈액순환 촉진, 피부질환이나 알레르기 개선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메디워커 측의 설명이다.
메디워커 관계자는 “기존 PEMF 치료기기는 소형 기기로 보호자가 반려동물의 특정 부위에 갖다 대고 있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으나 펫카롱은 훈련을 통해 반려동물이 올라가기만 하면 되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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