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리뷰] 귀 뚫린 블루투스 이어폰, 보스 울트라 오픈 이어버드
이종철의 까다로운 리뷰, 오늘도 여러분이 처음 볼만한 제품을 가져왔습니다.
일단 보시죠. 이건 대체 무엇일까요?
총알? 건전지? 성인용품?
해답은 이겁니다.
패션 액세서리.
농담이고요. 패션 액세서리로도 쓸 수 있는 이어폰입니다. 이름은 보스 울트라 오픈 이어버드.
자 낄 때를 보시면 귓구멍을 완전히 막지 않죠. 외부 소리가 들리는 형태의 제품입니다. 소니의 링크버즈, 샥즈 오픈핏 같은 개념인 거죠. 그 제품들과 가장 다른 점. 멋있습니다.
우선 처음에 끼기 전에는 좀 끼면 부담스럽지 않을까 싶었는데요. 의외로 별로 안 부담스럽죠. 저는 원래 남들 다 어울리는 모던하고 깔끔한 건 잘 안 어울리고요. 사이버펑크처럼 괴상한 게 잘 어울리는데, 이 제품, 제가 잘 어울리는 거 보니까 괴상한가 봅니다.
낄 때는 일단 귓구멍에 콩나물을 넣고요. 이 부드러운 부분을 당겨서 귓불에 걸어주면 됩니다. 플렉스 암이라고 부르는데, 처음엔 약간 불안해요. 떨어질 것 같고 그렇습니다. 그런데 귓불 위아래로 잘 고정하고 나면, 안 낀 것처럼 편안합니다. 실제로 이 제품 사용하는 동안 계속 귀에 끼고 이어폰 어딨어 이어폰? 이러게 됩니다.
이렇게 생긴 걸 보통 이어 커프라고 하는데요. 귀 안 뚫고 하는 귀걸이 아시죠? 예전에 우리가 귀찌라고 부르던 그것. 2024년이 되니까 사이버 귀찌가 음악을 달고 나온 겁니다.
이어 커프형 제품이 처음은 아니에요. 앰비라고 해서 이런 이어폰이 이미 출시돼 있었는데요. 이 제품은 골전도 제품입니다. 그러니까 아무래도 음질 면에서 차이가 있죠.
이 제품 처음에 봤을 땐 왜 이렇게 크게 만들었을까? 보스는 이어폰을 작게 만들 줄 모르는 건가?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보스의 다른 블루투스 이어폰 제품도 다른 회사 대비 굉장히 큰 편이거든요. 소형화 추세에 안 맞는 편이죠.
그런데, 음질을 들어보면 납득이 갑니다. 보스다운, 그 굉장한 저음. 여러분 보스 사운드 바 써보셨나요? 사운드 바를 귀에 달고 다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잘 어울리는 음악들은 대부분 저음이 강조된 음악들 있죠. 힙합, 재즈 이런 게 잘 어울리는데, 연주곡 같은 것들 들어보시면 벅찹니다. 다른 이어폰보다는 크지만 감동도 더 크다-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실제로 제가 음주 중에 연주곡을 듣고 운 적도 있습니다. 저는 티발 씨라고 부를 정도로 냉정한 사람인데요. 리뷰하는 동안 아주 촉촉한 2주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보시면 소리 나오는 구멍이 두개죠. 보스가 굉장히 생각을 잘한 게 두 구멍에서 아주 미세하게 소리 나오는 시간 차가 있습니다. 그래서 대형 홀 같은 데서 음악을 듣는 느낌이 나고요. 비슷한 이유로 사운드 바 같은 느낌도 드는 겁니다. 이건 이머전 모드라고 하고요. 일반 스테레오 모드도 당연히 가능합니다.
어울리는 음악도 웅장하고 감성적인 노래들이었는데요. 제 추천곡은 선우정아의 black coffee, 프롬의 그대야, 조성우의 별이 빛나는 하루.
그외에 해상력, 고음 세팅 모두 훌륭합니다. 그냥 깊이가 뚝뚝 흘러넘쳐요.
다만 어쩔 수 없는 단점도 있는데요. 귀가 뚫려있다는 것이죠. 음악을 들을 땐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우선 소리는 잘 들려요. 소음도 들리지만 음악이 더 잘 들립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노캔을 할 수 없는 제품이다 보니까 듣기 싫은 소음이 날 때는 듣기가 싫죠. 당연한 겁니다. 그런데 그런 소리가 없을 때는 대부분 소리가 굉장히 좋고요. 귀가 뚫려있으니까 라이브를 듣는 듯한 느낌이 납니다.
특히 저음이 정말 쩌렁쩌렁해서 이어폰이 막 흔들릴 정돈데 밖에서는 이게 소음이랑 섞이면 소음처럼 들리기도 해요.
귀가 뚫렸으니까 운동할 때 어떨까요. 일단 달리기를 해봤는데요. 괜찮습니다. 귀에서 떨어지지도 않고 괜찮아요.
그런데 자전거, 오토바이 애매합니다. 헬맷때문이죠. 일단 풀페이스는 못 쓰고요. 자전거 헬멧도 귀 끈이랑 닿아서 쓰기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러닝용이나 실내 운동용으로는 괜찮은데 다른 운동용으로는 안 맞았습니다. 이런 분들은 그냥 샥즈로 가시는 게 더 좋겠습니다.
통화 음질, 생각보다 괜찮았는데요. 문제가 상대방은 그럭저럭 들리는데 길에서 통화하면 제가 안 들리죠. 귀가 뚫려있으니까요.
소니 링크버즈와 비교, 하지 않겠습니다. 가격이 거의 두배예요. 대신 음질도 두배입니다.
저처럼 무조건 패션이다. 패션 몰빵-이런 분들께 추천드리겠습니다.
자, 그럼 이 제품을 살 것이냐 말 것이냐.
귓구멍이 아픈 여러분, 사세요. 제일 안 아픕니다. 대신 귓불이 아픕니다.
불안한 걸 싫어하는 여러분. 사지 마세요. 안 낀 것 같아서 잃어버릴까 봐 불안합니다.
오픈형인데 음질이 좋았으면 좋겠다 싶은 여러분. 사세요. 여러분을 위한 제품입니다.
코덱 신경 쓰이는 여러분. 사세요. 신기하게 코덱 상관없이 좋은 소리가 나옵니다. 그래서 피지컬이 중요한 거예요.
자, 다음 시간에도 새로운 제품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그때까지 구독, 좋아요, 알림 설정.
영상제작. 바이라인네트워크
촬영·편집. 바이라인네트워크 영상팀 byline@byline.network
대본. <이종철 기자>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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