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면 뭐다? ‘마이리얼트립’의 존재 이유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 인터뷰
“국민 앱이라고 불리는 서비스들의 특징은 검색 엔진보다 먼저 떠오르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배달을 시킨다고 하면 배민이 떠오르지 구글이나 네이버가 떠오르지 않잖아요. 정말 큰 서비스들은 검색 엔진보다 앞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유독 여행만 제가 생각하기엔 여전히 검색 엔진이 우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만의 상황은 아닙니다. 진짜 큰 글로벌 (여행) 회사들도 그 고민을 하거든요. 저희도 예외는 아니죠.”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가 ‘여행하면 마이리얼트립’이 가장 먼저 떠오르게 하겠다며, 6일 <바이라인네트워크>와 인터뷰에서 포부를 밝혔다. 구글과 네이버를 경쟁사로 꼽은 그는 “가격 비교를 하려면 검색 엔진이 맞지만, 현지 정보나 다른 것들이 필요할 수 있는데 그럴 때 마이리얼트립을 떠올릴 수 있게 관련 기능도 많이 론칭했다”고 알렸다.
“‘동행 찾기’라고 파리를 3박 4일 같이 다닐 수도 있고, ‘에펠탑 근처에서 맥주 한잔 같이 하실 분’ 이런 걸 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여행에서 꼭 필요한 기능이죠. 이걸 구글이나 네이버가 해결해 줄 거라는 생각이 잘 떠오르지 않잖아요. 이걸 해결해 준다면 검색 엔진이 아니라 마이리얼트립을 와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있겠구나 해서 기획 론칭한 서비스입니다.”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 인터뷰는 추후 ‘조건있는 인터뷰’ 유튜브 채널(클릭)에 영상으로도 올라갑니다.
구글이나 네이버 등 검색 회사들이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능을 시연할 때, 여행 일정 짜기 등을 필수처럼 넣곤 한다. 최근 구글은 ‘구글 맵스’에도 생성형 AI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질의 응답 형식으로 원하는 장소를 찾거나 추천받을 수 있게 된다.
“글로벌 컨퍼런스에 가면 여행 회사들이 구글이 진짜 위협이다, 라이벌이다 라고 많이 얘기합니다. 구글 맵이 지도인척하지만 호텔 예약도 되고 사실 여행에 필요한 부분을 많이 제공하거든요. 저희는 ‘AI 플래너’를 선보였다가 퀄리티나 안정성을 더 확보하고자 지금은 내렸죠. 그게 작년 2월 즈음인데, 그 사이에 AI가 또 많이 발전했습니다. AI를 마이리얼트립에 녹여내기 위해 실제 시도를 많이 하고 또 고민하는 중입니다. 여행자 취향을 빠르게 파악해 탐색하지 않고도 바로 추천을 해 줄 수 있는 그런 기술 쪽에 많이 투자도 했고요. 여행 일정을 짜는 것도다 더 풀어줄 수 있는 문제도 많다고 생각하고요. 좋은 분들을 모시려고 채용도 적극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네요. (웃음)”
최근 마이리얼트립은 ‘숙박 제로마진’을 선언했다. 마진 없이 숙박 예약을 제공한다. 항공 제로마진 이후 또 한 번의 승부수를 던졌다. 이 대표는 상당 기간 이 정책을 유지할 의지를 보였다.
“제로마진은 한시적 이벤트로 계획한 건 아닙니다. 과거 항공 비즈니스를 할 때 많이 배워서 숙박에도 제로마진 프로모션을 진행하게 됐고요. 마이리얼트립이 ‘투어 & 액티비티’ 사업으로 입지를 꽤 강하게 다져 놓았지만, 항공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2018년도에 항공 쪽은 신생업체로 걱정이 많았죠. 가격 경쟁이고 치킨 게임이니까 힘든 포인트가 있었지만 기회로 보고 뛰어들었죠. 제로마진 전략으로 한 2~3년간 항공 비즈니스가 수익성 관점에선 돈이 계속 들어가는 사업이었지만, 여행의 앞 단에 항공권이 있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머릿속을 마이리얼트립이 점유하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숙박은 후발 주자지만 항공권과 똑같다고 봅니다. 최저가가 선택하는 기준이죠. 트래픽이 모이고 고객이 모이면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고 봅니다. 지금 항공 쪽 수익은 괜찮거든요. 숙박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이리얼트립은 최근 756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돈맥경화 수준의 투자 혹한기 속 어떤 평가를 받아 자금을 유치했는지 물었다.
“코로나 기간을 포함해서 코로나 이후에 투자 유치가 총 세 번이 있었습니다. 코로나 직후에 한 번 있었고요. 관통하는 맥락은 똑같은 것 같아요. 코로나라는 위기가 이제 발생했지만 분명 여행은 돌아올 거고 여행이 돌아올 때는 기존의 강자들이 아니라 새롭게 변화하는 그런 여행 트렌드에 맞춘 스타트업들이라든지 아니면 신생 기업들에게 반드시 기회가 갈 것이다, 그들이 판세를 뒤집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계산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는 계속 우리가 그런 회사라는 걸 증명해 왔던 것 같아요. (해외여행이 막혔을 때) 국내 여행을 잘 함으로써 해외 여행과 똑같은 방식으로 잘할 수 있다라는 걸 증명하고 받았고요. 이번에 투자 받게 된 거는 실제 작년 한 해 동안 해외 여행이 완전히 자유화가 되었기 때문에 굉장히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해외 여행이 어느 정도 레벨이냐면 2016년도 정도 레벨이거든요. 출국자 수 기준으로는 16년도 정도 수준인 것이고 한 60~70% 정도 회복이 됐죠. 19년 수준까지도 100%까지도 갈 수 있다고 보고 그런 기대감으로 투자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마이리얼트립은 올해도 사업 확장에 매진한다. 패키지 사업의 입지를 다지고, 가족 여행도 강화한다. 한국에 방문하는 외국인들을 위한 인바운드 사업에도 투자를 늘릴 방침이다.
“작년에 저희가 새롭게 론칭한 비즈니스가 많았습니다. 대표적인 게 패키지 사업이 있습니다. 마이리얼트립은 사실 20대서부터 40대 분들까지 에게 이분들이 자유여행을 갈 때 주로 이제 쓰는 플랫폼이고요. 50대 이상 분들 중에 이제 패키지 여행에 대한 마니아층이 굉장히 공고하게 존재하는데 그분들에게 사실 마리트(마이리얼트립)가 딱히 뭔가 어필하는 브랜드나 서비스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작년부터 이 고객층도 우리가 가져오자 우리가 기술로서 혁신할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패키지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을 했고요. 이 사업을 위해 전 하나투어 대표이사님이었던 육경건 (B2B CIC) 대표님께서도 이직을 하셨고 이 패키지 사업을 이끌고 있습니다.”
“패키지 여행뿐만 아니라 키즈 사업 부문도 강화합니다. 아이와트립이라는 키즈 여행 스타트업을 인수했습니다. 가족이 함께 떠나는 여행 여기는 자유 여행과는 맥락이 좀 다르거든요. 그래서 가족이 함께 떠나는 여행 혹은 교육 여행이죠. 예를 들면 영어 캠프 같은 그런 쪽 여행도 강화를 해 나가고 있습니다.”
“또 인수한 회사 중에 인바운드 비즈니스도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한국 들어오는 시장도 굉장히 유망할 수밖에 없는 게 코로나 시기에 이 문화 콘텐츠 관점에서 보면 정말 한국의 위상이 어마어마하게 올라간 시기였거든요. 오징어게임이 정말 히트를 치고 영화 관점에서도 기생충부터 시작해가지고 다양한 상을 받는 이제 영화들이 많이 나왔고 BTS와 블랙핑크는 말할 것도 없고요. 그래서 지금 한국 여행 오는 외국인들에게 왜 한국에 왔냐고 하면 특정 무비나 드라마 혹은 누구 아티스트의 팬이야 이런 얘기를 많이 합니다. (그렇게 방문해서) 아직도 남이섬을 가고 천편일률적인데요. 그런 사람들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제공하자라는 관점에서 스타트립이라는 회사를 인수해서 이제 인바운드 서비스도 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기존에 잘하던 자유여행 비즈니스에 합쳐서 인바운드 패키지 그리고 키즈 이 영역이 이제 저희의 주된 투자처가 될 것 같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