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에게 투자받은 자산운용사의 AI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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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을 불리기 위해 사람들은 주식,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투자를 한다. 이때 긍정적인 효과를 보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국내외 경제, 사회, 정치 소식에 귀를 기울여야 하며, 투자한 종목의 시장현황과 투자 기업의 실적 등을 살펴봐야 한다. 요즘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유튜브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투자자들과 사람들의 반응도 살펴야 한다. 어렵게 얻은 정보를 종합해 매수, 매도 시기를 잘 잡아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수고로움과 고민을 덜기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곳이 있다.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는 AI를 활용해 투자전략을 짠다. AI가 국내외 미시경제와 기업들의 데이터, 비정형 데이터 등을 학습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생성하고 이를 운용한다.
최근엔 지난 2019년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한 ETF 상품의 누적 수익률이 101.45%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와 유사한 미국 대형주를 담고 있는 ETF인 SPY 대비 11%p 이상 높은 수치다. 회사가 직접 개발한 AI 엔진은 국내외 정형, 비정형 데이터를 학습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산을 운용한다.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는 경쟁력은 AI에 있다고 봤다. 사람이 큰 틀에서 방향성을 제시하면, 나머지는 AI가 맡는다. AI가 과거 사람이 할 수 없었던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하고 짧은 시간 안에 전략을 짤 수 있게 되면서, 사람과 AI의 시너지가 난다는 것이다.
소프트뱅크는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의 AI 기술력과 활용 가능성을 보고 지난 2022년 17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로써 회사의 투적 투자유치금액은 약 2109억원이다.
김형식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 대표에게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이 시장에 미친 영향은 무엇인지 물어봤다.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는 AI를 어떻게 쓰고 있나?
금융 시장에서 투자를 잘 하기 위한 예측 모델을 만들고 있다. AI로 시장의 패턴을 찾아서 어떻게 하면 수익을 낼 수 있는지 집중한다. 제품으로 보면 상장지수펀드(ETF), 기업간기업(B2B) AI 엔진을 공급하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예측모델을 만들고, 직접 트레이딩을 하면 내부펀드가 된다. 반대로 외부에 제공을 하면 B2B 모델이 되고, 이걸 ETF로 만들어 상장하면 ETF 모델이 된다.
전략을 만드는데 AI가 얼마나 쓰이나?
사실상 AI가 다 한다. 그러나 기본적인 전략 아이디어는 사람이 낸다. AI는 결국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역할이다. 단, 이때 찾아야 할 범위가 넓다. 예를 들어 모든 데이터를 AI에게 주고 알아서 좋은 시그널을 찾으라고 할 수 없다. 결국 범위를 좁혀줘야 AI가 적절한 시그널을 찾을 수 있는데, 그때 사람이 개입된다.
예를 들어, 어제 미국 지표에 따른 오늘 한국 장을 예측하고자 한다면, AI가 뉴스 등의 데이터로 미국의 장은 어땠는지, 한국에는 어떤 요인이 있는지 찾아준다. 이렇듯 시장의 패턴을 찾고 여기에 드는 시간을 줄여주는 것이 AI의 역할이다.
데이터 셋은 어디서 가져오나?
기본적으로 구매를 한다. 매년 데이터셋 구매 비용으로 몇 십억 정도가 들어간다. 구매처로는 S&P글로벌, 레피니티브 등 국내외 벤더들이 있고 언론사인 블룸버그도 있다. 데이터는 고정 비용이고 이 비용을 상쇄하려면 큰돈을 운용해서 그 이상을 벌면 된다. 주로 가격 데이터가 가장 많고, 금리나 환율 등이 대부분이다. 기업들의 재무제표에 나오는 데이터, 과거 뉴스, 애널리스트 리포트 등을 사들이고 있다.
무료 데이터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지역별 수출입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어 이를 활용한다.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는 데이터에서 신호를 뽑아내기 때문에 많이 구매할 수밖에 없다.
AI 모델은 자체 개발한 것인지?
기초적인 모델은 외부에서 가져다가 쓰지만 덧셈, 뺄셈 같은 수준이다.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가 필요한 수식을 만들려면 직접 만들어야 한다. 자산 운용을 잘하는 AI 머신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어떤 AI모델을 운용하고 싶나?
지금까지의 성과를 살펴보면 주로 장기 전략보다 단기 전략이 성과가 좋다. 장기 예측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예측을 할 수 밖에 없어서 불확실하다. 반면 단기예측은 하루에도 몇 분 뒤, 몇 초 뒤를 예측하는 것이 정확도가 훨씬 높다.
최근 금융권의 활발한 AI 도입에 대해 어떻게 보나?
여러 산업군에서 AI가 도입되다보니, “AI를 무조건 하자”는 흐름이 있다.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도 어떻게보면 그런 수혜를 본 것 같다. 금융권에서 모델이 좋아서 사는 경우도 있지만, AI 모델이라서 산 경우도 있었다. 다만, 지금은 이런 부분이 옥석이 가려지고 있는 것 같다.
결국은 AI를 활용할 때 중요한 것은 효율성을 담보할 것인지 보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AI 시대가 될 테니 투자하려는 경향도 있겠으나, 기능을 고려해야 한다. 현재까지 시장에서 AI를 도입함으로써 효율성이 높아진 사례는 거의 없다. 시장이 초기라서 그런 것도 있고 지금은 도입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자산운용 부문에 AI를 도입하면 바로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AI가 운용에 기여를 하고 탐색 시간을 줄여주는 것이 궁극적인 방향이다.
사람보다 AI가 투입됐을 때 좋은 점은 무엇인가?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의 경우 AI가 일을 하는 것이 사람이 할 때보다 빠르다. 자사는 업무 특성상 대부분 연구를 잘하는 인력을 뽑을 수밖에 없다. 데이터를 분석해 전략을 찾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바로 수익이 나는 전략을 찾진 못한다. 과거에는 사람이 전략을 찾는데 몇 년이 걸렸다면, 이제는 그 기간이 단축되어 한 달로 줄였다. AI의 도움을 받은 것이다. 결국 사람과 AI가 같이 일을 했을 때 생산성이 증가됐다. 주관적으로 최소 몇 배는 증가한 것 같다.
챗GPT의 등장이 미친 영향은 무엇인가?
영향은 굉장히 큰데,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시장 차원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전체 투자자 비중에서 개인 투자자 비중이 80% 정도 된다. 개인투자자들은 기업의 수익 등 숫자를 분석해서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주변 사람들에게 권유를 받거나 유튜브를 보고 투자를 하는 사례가 있다.
시장을 분석하려면 기존의 숫자 데이터 외에도 영상, 텍스트 등의 데이터를 취급해야 한다. 예전에는 취급할 수 없었다면 지금은 챗GPT가 있어 유튜브나 SNS 분석이 가능해졌다. 결국 자동화가 중요하다. 만약 종목이 2000개라고 하면 사람이 일일이 분석해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거대언어모델(LMM)이 시장에 미친 영향은?
AI가 사람보다 더 빠르게 데이터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수치화되지 않은 뉴스 등의 데이터도 참고할 수 있다.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는 백 테스팅을 해서 시그널을 찾는다. 예를 들어, 만약 미국의 나스닥지수 등이 떨어졌다면 그 이유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때문일 수도 있고 혹은 이유가 없을 때도 있다. 과거에는 이런걸 분류하지 못했으나, 지금은 챗GPT 등을 활용하면 알 수 있다. 또 이게 자동화가 되면서 전략 만들기가 되고,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도 작은 시그널을 찾으면서 전략을 만든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