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리] 어려운 신발 사이즈 고민, 재지 말고 ‘펄핏’ 하세요

이라인네트워크에서 스타트업을 뷰합니다. 줄여서 ‘바스리’. 투자시장이 얼어붙어도 뛰어난 기술력과 반짝이는 아이디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스타트업은 계속해 탄생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이들을 바이라인의 기자들이 만나봤습니다.

평소에는 신경도 안 쓰던 밀리미터(mm) 싸움을 해야 할 때가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신발을 고를 때다. 신나게 쇼핑하다가도 사이즈 선택란 앞에서는 골치가 아파온다. 이 사이즈를 사려니 좀 작은 것 같고, 또 하나 더 크게 사려니 괜히 오버하는가 싶어 고민이 깊어진다.

장고 끝에 좋은 답이 나오면 다행이지만 세상일이 꼭 그렇지가 않다. 신발이라면 더 그렇다. 조금의 오차만 있어도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뒤꿈치가 남아 덜그럭거리거나 신발을 뚫고 나올 것처럼 꽉 낀 발가락 윤곽을 보면 내가 왜 그랬나 싶다.

쇼핑몰 입장은 또 어떤가. 애써 바리바리 싸 보냈던 신발이 ‘환불’’과 ‘교환’이란 이름으로 또 다른 일이 되어 돌아온다. 다시 재고를 파악하고, 고객 게시판을 채우는 ‘사이즈 문의 드립니다’ 글에도 일일이 답변을 달아야 한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 주는 회사가 있어 눈길을 끈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핏테크 스타트업 펄핏이 그곳이다.

[펄핏은 어떤 회사?]

AI를 활용한 컴퓨터비전(Computer Vision) 기술 기반의 신발 크기 측정 솔루션 ‘펄핏사이즈(PerfittSize)’를 공급하고 있다. 사명은 ‘퍼펙트(Perfect)’와 ‘핏(Fit)’을 합쳐 지었다. 신발 브랜드 쇼핑몰에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형태를 적용해 적정 사이즈 측정을 돕는다. 머신러닝을 통해 신발 사이즈 데이터를 분석하고, 맞는 신발을 추천하는 기술도 보유했다. 펄핏사이즈를 도입한 기업은 사이즈 반품에 따른 비용 부담과 재고 관리의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선용 펄핏 대표(사진)는 창업 계기를 묻는 질문에 “내 손으로 전 세계 사람들이 쓰는 가치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경영학을 전공하고 컨설팅 업계에 몸담았던 그는 누구나 신는 ‘신발’을 사업 아이템으로 점찍었다.

펄핏의 전신은 여성화 큐레이션 쇼핑몰 ‘슈가진’이다. 이상형 월드컵처럼 고객들이 원하는 스타일과 발사이즈에 맞춰 여성 구두를 큐레이션 해주는 새로운 서비스였다.

같은 240mm라도 어떤 구두는 발가락 부분이 조금 길고 어떤 구두는 조금 짧다. 제품마다 실제 크기가 조금씩 다르다. 이 대표는 동료들과 일일이 판매 제품을 신어보며 실측을 쟀다. 이를 바탕으로 해당 고객의 발 크기에 맞는 사이즈 추천 기능을 붙였다.

취지도 좋았고 소비자의 반응도 좋았다. 하지만 비즈니스로 이어가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제품 사입과 반품 등에 공수가 컸다. 대신 정확한 사이즈 추천에 대한 수요가 많다는 확신은 공고해졌다. “온라인 구매 환경에서도 완벽한 사이즈를 찾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게 이 대표의 전언이다.

여기서 착안한 게 기술이다. 고객 스스로 자기 발 사이즈를 재도록 해 선택에 도움을 주는 솔루션 ‘펄핏사이즈’는 AI를 기반으로 신발 크기 고민을 해소한다.

펄핏사이즈는 크게 측정엔진과 추천엔진 두 요소로 이뤄진다. 측정엔진은 컴퓨터 비전 기술을 이용한다. 사용자가 스마트폰 카메라로 자신의 발을 촬영하면 측정엔진이 해당 사진에서 정확한 사이즈를 뽑아낸다.

측정엔진은 또 A4 용지를 사용하는 방식과 페이퍼리스(종이를 쓰지 않는) 방식 두 가지로 나뉜다. A4 용지 방식은 용지 위에 발을 올려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하면 용지의 여백과 발의 형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발의 길이와 발볼 실측을 낸다.

페이퍼리스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갔다. A4 용지 없이도 사진만 가지고도 측정이 가능한 방식이다. 흔해 보이는 A4라도 막상 찾으면 없을 때가 많다.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측정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했다.

ABC마트의 AI 아트핏 시연 과정 캡처. 간단한 사진 촬영만으로도 쉽게 발 사이즈를 재고 특정 모델의 특정 사이즈를 추천해준다.

ABC마트를 이용하는 고객이라면 더 체감이 될 듯하다. 펄핏사이즈는 ABC마트 앱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ABC마트 앱 쇼핑 페이지에 있는 ‘AI 아트핏’이 바로 펄핏사이즈의 페이퍼리스 기술을 썼다.

사고 싶은 모델을 고른 뒤 스마트폰 카메라로 발 사진을 찍고 평소 선호하는 사이즈를 적기만 하면 절차가 끝난다. 동시에 추천엔진이 작동해 해당 모델을 실제로 신었을 때 가장 적절한 사이즈를 추천해 준다.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이용해 사용자가 선호하는 신발 사이즈 데이터와 사이즈 이슈가 없었던 과거의 구매 데이터, 그리고 펄핏사이즈가 잰 실측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녹여 최적의 사이즈를 추천하는 형태다. 사이즈 측정 오차범위는 1.4mm 내외. 기껏해야 손톱 두께보다 조금 두꺼운 정도다.

펄핏의 이 같은 서비스는 신발 반품률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반품이나 교환이 늘어날수록 왔다갔다 하는 택배 업무와 그에 따른 관리 인건비, 재고 파악 등 여러가지 추가 업무가 생긴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고객들이 제대로만 주문하면 이런 손실을 줄이고, 더 나아가 고객 경험 향상과 온라인 쇼핑몰 구매 증가까지 노릴 수 있다.

ABC마트 외에도 프로스펙스, 컬럼비아코리아, 사뿐, 비트로, 데카트론코리아 등 다양한 브랜드가 펄핏사이즈를 활용해 사이즈 측정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밖에도 유수의 기업들과 도입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는 전언이다.

펄핏은 지구촌 전체를 자신들의 시장으로 본다. 일부 원시 부족(?)을 제외하고 누구나 신발을 신으니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펄핏은 세계 인구 전체가 자신들의 솔루션으로 사이즈를 재는 세상을 꿈꾼다. 데이터가 쌓이면서 엔진 성능을 더 향상할 수 있다. 외연이 넓어질수록 사업에 속도가 붙는 구조다.

이선용 대표는 “미국, 유럽 뿐 아니라 중국, 싱가폴 등 아시아 시장의 온라인몰에도 펄핏 사이즈 서비스 론칭을 예정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글로벌 레퍼런스를 확장할 시기”라고 말했다.

펄핏 사무실에 붙은 포스터들. 사업 모델 만큼이나 기업문화에서도 펄핏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펄핏 사무실 곳곳에는 ‘일잘러 십계명’이 붙어있다. 일하는 방식을 적어놓은 일종의 합의안이다. 빠른 성장과 생존이라는 목표가 교차하는 스타트업 세계.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사무실에서 동료들과 일에 몰입할 수 있는 기업 문화는 스타트업에게는 철칙이나 마찬가지다.

이선용 대표는 “성장에 집중할 수 있도록 펄핏 구성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일하는 기준’을 만들고 셀프 리뷰, 피드백 등 지속적인 (기준) 전파와 실천으로 연결하고 있다”며 “최고의 복지는 동료라는 말처럼 집단 지성의 힘으로 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

업데이트

앞으로 펄핏과 관련한 새로운 뉴스나 관련 소식을 하단에 계속해 업데이트 할 예정입니다. 펄핏이 궁금하시다면 계속해 찾아주세요!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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