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머스BN] 명품 시계만 전문으로 하는 바이버, 왜요?

시장 규모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지만, 열렬한 매니아층이 있는 상품군이 있습니다. 매일매일 아침에 일어나 정성껏 손질하고요. 자식에게 물려주기까지 하죠. 투자 관점으로 봐도 중고의 가격이 거의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계속 오르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바로 명품 시계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명품 시계는 콧대가 꽤 높다고 합니다. 새 상품도, 중고도 거래가 참 힘들죠. 먼저 새 제품을 사기 위해서는요, 줄을 서가면서 매장을 방문해야 합니다.

하지만 어렵게 방문한다고 해서 원하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막상 가보니 보고 싶었던 물건이 없는 경우도 있고요. 내 몸에 착용해볼 수도 없다고요. 몇천만원을 주고 사는 소비자지만, 대접 받는다는 인상을 받기 어렵습니다.

중고도 쉽게 거래하기 어렵습니다. 우리나라 경우, 네이버 카페, 중고거래 플랫폼, 시계방이 주 거래 장소인데요.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중고 거래 플랫폼의 비대면 거래는 도난과 가품 등의 우려로 불안하고요. 판매자 입장에서는 대면으로 거래하자니 고가의 상품인 탓에 범죄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구매자 입장에서 가품을 쉽게 구별하기 어렵다는 점도 난관입니다. 명품 가방처럼 몇 가지 요소만 보면 좋으련만요. 고급 명품 시계는 부품이 200여개에서 최대 1000여개에 이릅니다. 이건 본사에서 철저한 연구를 통해 관리되는 물건들입니다. 만일 안이 싹 다 가짜라면요? 상품 가치가 유지된다고 보기 어렵겠죠.

이러한 명품 시계만을 전문으로 하는 플랫폼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믿을 수 있는 시계 거래의 시작’을 표방하는 바이버입니다. 개인 간 거래를 주로 하는 명품 시계 시장에서 시계 전문가들이 있는 ‘바이버 랩스’를 통해 상품을 검증하는 방식을 거치죠.

 

지난 1월 서울 압구정동 바이버 쇼룸에서 만난 바이버 서희선 CGO. 그는 이날 입사 당시 구매한 롤렉스 시계를 차고 왔다. 시계를 사랑하게 된 계기 중 하나였다고.
그렇다면 바이버는 어떤 회사일까요, 그리고 어떻게 사업을 운영할 계획일까요? 지난 1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바이버 쇼룸’에서 “시계를 좋아하긴 했지만, 입사 후 시계를 정말 사랑하게 됐다”는 서희선 CGO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요즘 소매업계에서 다시 한 번 사그라든 ‘블록체인’을 장기적인 계획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이유도 함께요.

“‘바이버 랩스’로 믿음을 쌓겠다”는 바이버


서희선 CGO는 BGF리테일, G마켓, 11번가를 거친 리테일 시장 전문가입니다. 국내 오픈마켓의 시작이라고도 볼 수 있는 G마켓에서 14년을 일하고, 11번가 영업총괄로 3년을 일했죠. 그만큼 오픈마켓을 명확하게 잘 알고 있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오픈마켓 플랫폼은 통신판매중개업입니다. 플랫폼 내에 물건을 팔고 싶은 판매자와 물건을 사고 싶은 구매자가 모두 모여있죠. 이 사이에서 플랫폼은 ‘중개만 한다’는 걸 이용약관에도 명확하게 명시합니다.

이는 장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이기도 합니다. 소비자와 판매자간 분쟁이 일어날 때 플랫폼의 책임 소재를 줄이기도 하지만, 이용자들의 불편을 해결하기 어렵게도 합니다.

 

제가 G마켓에 있을 때 RM팀장이었습니다. 오픈마켓은 기본적으로 중개 플랫폼입니다. 이에 따른 사업적 이득도 당연히 있지만요.

거래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건 제 개인적인 아쉬움이기도 했어요. ‘우리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면 좋았을 텐데’, ‘중재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하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요.

일하면서 단순 중개 플랫폼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걸 꽤 느꼈습니다.

서희선 바이버 CGO

바이버는 명품 거래 플랫폼을 표방하지만, 이용자들 간 거래를 단순히 관망하지 않습니다. 일명 C2B2C, 개인 간 거래에 기업이 개입하는 형태죠.

개인 간 거래는 기본적인 신뢰가 없다는 게 바이버의 판단입니다. 특히 명품 시계와 같은 고가의 상품일 경우에는 더욱 그렇죠.

대면으로 판매할 때의 불안을 생각해보세요. ‘이걸 들고 그대로 달아나면 어떡해?’하는 불안함도 있고요.

구매자 입장에서는 ‘이게 진짜일까?’를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계가 한두 푼 하는 물건이 아니잖아요. 심지어 하이엔드 시계는 부품까지 가품을 많이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구매자 입장에서는 시계 안 부품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길이 없죠.

저희는 이 같은 고민을 풀기 위해 랩스를 운영합니다.

서희선 바이버 CGO


특히 바이버 랩스는 회사의 핵심 경쟁력입니다. 랩스는 스위스 매뉴팩처(시계 공방) 수준의 최고 장비와 롤렉스, 오데마 피게, 리치몬드 사 등 유명 시계 브랜드 본사에서 시니어, 팀장급의 경력을 쌓아온 엔지니어로 구성돼 있습니다. 특히 이 엔지니어들은 물건을 들어보는 순간 무게와 촉감만으로도 가품임을 알아차리는 경우도 꽤 있다고요.

바이버에서 거래하고자 하는 이들은 반드시 ‘바이버 랩스’를 거쳐야만 합니다. 바이버에서 시계를 팔고자 하는 이들은 판매 탭이나 컬렉션에 등록한 시계에 한해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데요. 위탁 판매 경우에는 바이버에서 해당 상품을 픽업해 진단한 뒤 합격한 상품에 한해 스토어에 등록하고요. 직접 등록 경우, 바이버 측의 검토 후 승인이 이뤄진 뒤 플랫폼 내에 게시돼 결제가 이뤄지면 바이버에서 픽업 후 진단하죠.

지난해부터는 바이버 내에서 거래를 원하는 이용자 외 단순 시계의 감정 진단, 컨디션 체크, 수리 등 서비스를 원하는 이들에게까지 문을 열었고요.

사실 국내 다른 플랫폼에서도 감정 후 시계 거래를 할 수 있는 곳이 있긴 합니다. 바이버를 써야 하는 이유가 ‘감정’이라고 한다면, 반드시 바이버만을 이용해야 할 필요는 없죠.

CGO는 바이버가 “모든 상품을 인하우스에서 검증한다”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외부에 맡기게 되면, 책임을 지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바이버는 현재 가품 보상 정책으로 300% 보상 정책을 운영하고 있고요.

 

다른 상품군과 함께 시계를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많은 부분을 인하우스에서 하지 못합니다. 인력이 적기 때문이죠. 물량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위탁을 맡깁니다.

저희는 전 과정을 인하우스에서 합니다. 위탁도 주고 있지 않아요.
위탁을 주게 되면 외부로 배송이 일어나고요. 위탁한 엔지니어가 누구인지 알기도 어렵죠. 또 돌아올 때 다시 배송을 거치죠. 이 과정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습니다. 분쟁이 일어나면 책임 소재를 알기도, 판단하기도 어려운 부분이 있죠.

앞으로 물량이 늘어난다고 해도 위탁을 할 계획은 전혀 없습니다. 저희는 엔지니어를 늘려 인하우스 내에서 계속 소화하는 방안을 택할 겁니다.

서희선 바이버 CGO

이 같은 이유 때문에 바이버 내에서는 모든 브랜드를 다루지 않습니다. 현재 바이버에서는 하이엔드 시계 브랜드 15곳의 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데요. 해당 브랜드 사에서 온 분들로 랩스가 구성돼야 하기 때문이죠. 여기에 더해 판매자와 구매자가 거래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브랜드를 먼저 검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택했고요. 현재 시장에서 거래 가치가 있다고 보는 브랜드 대부분은 거래 가능하다는 게 회사의 판단입니다.

또 바이버에 따르면 회사의 자체 감정 진단 서비스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바이버 관계자는 “타 개인간 거래 플랫폼, 개인 거래 카페 등을 보면 당사자들끼리 거래하면서도 바이버에서 컨디션 체크를 받은 결과지를 올리거나, 바이버의 보증서를 함께 업로드하는 경우를 확인할 수 있다”며 “케이스나 브랜드 보증서가 없음에도 바이버의 보증서를 가지고 거래하거나, 심지어 해당 상품을 바이버에 업로드해 거래하길 원한다는 건 회사에 대한 신뢰가 꽤 많이 올라왔다는 증거로도 본다”고 말했습니다.

명품 시계를 다룬다는 특이점에서 비롯한 바이버의 또 다른 특징은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찾기 어려운 오프라인 쇼룸입니다. 한 번 쿠팡, 11번가, G마켓을 생각해보세요. 이들 중 오프라인 쇼룸을 운영하는 곳은 없죠. 크림, W컨셉, 29CM 등이 오프라인 쇼룸을 운영하지만 이는 서비스 시작 이후였고요.

하지만 바이버는 서비스 출시 이전부터 서울 압구정에서 오프라인 쇼룸을 운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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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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