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의 의결권 행사” 핀테크 업계는 왜 환영하나
앞으로 핀테크사의 지분을 취득한 금융사는 해당 핀테크사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을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주요계획 중 하나로 이를 꼽았다. 핀테크 업계에선 투자가 위축된 현 시점에서 투자를 촉발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낸다.
15일 공정위는 올해 대기업집단 소속 금융사, 보험사가 핀테크 등 금융밀접 업종 영위회사에 대해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도록 공정거래법을 개정할 계획을 밝혔다.
지금까지 금융권에서는 핀테크 회사의 지분을 취득해도 의결권을 행사하기는 어려웠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금융사는 금융업이나 보험업을 영위하는 회사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다만, 예외적으로 금융업이나 보험업을 영위하는 기업의 지분을 취득하면 의결권 행사가 가능했으나 실제로 그렇게 하는 사례는 많지 않았다.
핀테크사가 대부분 정보통신업으로 등록되어 있어 법적으로 의결권 행사에 제한이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행 공정거래법에 ‘피취득회사가 금융, 보험업을 영위하는 경우’를 ‘금융, 보험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경우 등’으로 범위를 넓혀 금융권이 다양한 핀테크사에 의결권을 행사를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금까지 금융사가 금융업, 보험업을 영위한다고 보기 어려운 회사, 정보통신업으로 등록된 핀테크 기업, 금융특화 시스템통합(SI) 기업의 주식을 취득해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며 “또 금융사의 의결권 행사 법위반 사례가 꽤 있었는데, 이제는 금융과 산업의 융합 현상이 많이 나타나고 있어 이를 전향적으로 허용해줄 필요가 있다”며 제도개선 검토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 발표에 핀테크 업계는 투자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금융권이 핀테크사의 의결권이 행사가 가능해진다면 협업 기회가 많아져 지금보다 투자의 문턱이 낮아질 것이라는 바람이다. 무엇보다 요즘처럼 투자가 어려운 시기, 공정위의 이번 계획을 반기는 분위기다.
지난 몇 년간 핀테크 업계의 투자는 큰 폭으로 줄었다. 스타트업 성장분석 플랫폼 ‘혁신의숲’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의 누적 투자금액은 1조26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1분기부터 4분기까지의 누적 투자금액(2조9101억원)보다 약 64.7% 감소했다. 물론 지난해 4분기가 집계되지 않은 수치이지만, 이를 고려해도 감소폭이 크다는 것이 업계 의견이다. 투자가 활성화됐던 2021년(8조1288억원)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 크다.
따라서 핀테크 업권은 규모를 가리지 않고 공정위의 계획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반적으로는 핀테크 업계가 규제로 인한 어려움이 많은데, 의결권 제한이 풀리면서 금융권과 협업해 사업의 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을 환영의 근거로 들었다.
A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의결권 제한으로 그간 보수적으로 투자를 검토하던 대기업 금융사의 선택 폭은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핀테크 생태계가 규제 강화로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 기업의 투자 재량권이 넓어진 만큼, 핀테크 규제 완화가 같이 이뤄져 좋은 사업모델이 많이 나타나면 더욱 윈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중소형사의 경우 자본력이 있는 금융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본다.
B 핀테크사 대표는 “핀테크 사업을 하다가 막히는 경우는 보통 금융권과 협업이 잘 되지 않거나 규제에 부딪힐 때”라며 “금융사와 합의된 지분 구조에서 의결권을 전제한 뒤 이를 통해 금융사의 도움을 받고 시장을 함께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중소형 핀테크사의 경우 자본력이 있는 빅테크사와 비슷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금융권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C핀테크사 대표는 “핀테크 업권이 어려움을 겪는 것 중 하나는 영업망”이라며 “이와 달리 금융권은 창구 등 영업망이 잘 갖춰져 있어 핀테크사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공정위는 금융사의 핀테크사 의결권 행사를 위해 공정거래법을 개정하거나 시행령에 열거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법 개정이나 시행령 개정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며 “금융권과 핀테크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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