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리] 올라핀테크 “커머스 셀러, 5분 내로 선정산 해드립니다”
바이라인네트워크에서 스타트업을 리뷰합니다. 줄여서 ‘바스리’. 투자시장이 얼어붙어도 뛰어난 기술력과 반짝이는 아이디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스타트업은 계속해 탄생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이들을 바이라인의 기자들이 만나봤습니다.
커머스에서 물건을 파는 셀러(Seller)들은 자금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곤 한다. 상품을 팔면 판매 대금을 커머스 업체로부터 바로 받는 것이 아니라 정산일에 받을 수 있다. 정산일은 커머스마다 다른데, 짧게는 며칠에서 길면 몇 달이 소요된다. 셀러들 입장에선 곧바로 상품을 매입해야 고객들에게 판매를 할 수 있다. 그러나 판매 대금을 바로 받을 수 없어 셀러들은 고금리 대출 등에 의지하곤 한다.
선정산 서비스 업체들은 자금 흐름에 어려움을 겪는 셀러들에게 판매 대금을 미리 정산해주는 서비스를 한다. 셀러들은 이렇게 받은 돈으로 상품을 매입하는 등 자금 흐름을 원활하게 관리할 수 있다. 커머스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셀러들 사이에서 선정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자, 선정산 서비스 업체들이 하나둘 등장했다.
그 중에서도 올라핀테크는 신속성, 편의성 측면에서 강점을 내세운다. 기존 선정산 서비스 업체들이 셀러들에게 판매 대금을 지급하기까지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수일이 걸린다면, 올라핀테크는 신청 약 5분 만에 지급한다. 이렇게 할 수 있는데에는 각종 판매 데이터, 고객 서비스(CS) 데이터 등을 활용한 올라핀테크의 신용평가 기술 덕분이다. 또 편리한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경험(UX), 각종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점 등을 차별화 요소로 꼽는다.
김상수 올라핀테크 대표를 만나 커머스 셀러들의 선정산 서비스 생태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올라핀테크는 어떤 회사?
올라핀테크는 2020년 6월부터 커머스 셀러들을 대상으로 선정산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까지 누적 투자 유치금은 45억원이다. 지난 2022년 10월 넥스트랜스, 두벤처스, 머스트벤처스, 서울대학교기술지주, 키움인베스트먼트로부터 40억원 규모의 시리즈A를 투자 받았다.
-셀러들에게 선정산 서비스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선정산 서비스는 11번가나 쿠팡 등 커머스 플랫폼 셀러들을 대상으로 한다. 셀러들은 짧게는 5일에서 길게는 70여일 이후 커머스 플랫폼으로부터 판매 대금을 정산 받는다. 대부분의 셀러들은 부업으로 시작한 경우가 많은데, 그러다보니 정산을 늦게 받는 것에 대한 문제를 고려하지 못하고 사업을 시작한다. 그러나 (사업을 지속해나가려면) 판매 대금을 새로운 곳에서 가져와야 하는데, 정산 주기가 길어질수록 중소 사업자들의 자금 경색이 일어나게 된다. 올라핀테크는 셀러들이 정산주기에 영향을 받지 않고, 바로 판매 대금을 정산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매달 올라핀테크로부터 선정산을 받는 셀러들은 약 5000명이다.
-셀러들의 선정산 서비스에 주목하게 된, 나아가 회사를 창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과거 커머스, 전자지급결제대행(PG) 기업에서 근무를 했었다. 커머스 기업에서 근무하던 때 셀러들이 자금 유동성에 고충이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게 됐다. 당시에도 레거시한 선정산 서비스가 있었으나, 구현 방식이 복잡했다. 그러다가 PG사에서 근무를 하면서 셀러들이 정산 주기에 따른 자금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선정산 서비스는 어떻게 이뤄지는지 흐름을 알려달라.
개별 셀러들과의 제휴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셀러와 커머스 간에는 판매 대금을 정산하기 위한 정산 계좌가 있다. 이때 대부분의 선정산 서비스 업체들은 이 계좌를 자사 명의로 바꾸도록 한다. 선정산 업체가 셀러에게 선정산을 해주고 추후에 안정적으로 돈을 회수하기 위한 장치로, 계좌를 선정산 서비스 사업자의 명의로 변경해야 채권 회수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가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산 예정금에 변동이 없다는 점 때문이다. 예를 들어, A셀러가 B커머스 업체에게 정산 받을 금액이 지금 시점에서 100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60일이 지나도 정산받을 금액이 그대로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셀러들이 커머스에 지불해야 할 각종 비용을 주고 받는 채널이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판매 대금을 받는 채널과 셀러가 마케팅을 위해 커머스로부터 광고비, 쿠폰 등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채널이 분리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구조가 4~5년 전부터 상계라는 방식으로 합쳐졌다. 셀러가 커머스로부터 판매 대금 1000만원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쿠폰 발행 여부 등에 따라 정산일에는 판매 대금이 100만원으로 줄어들 수 있다. 올라핀테크는 셀러들의 정산 계좌를 지배하지 않고도 실시간 판매 데이터 등을 활용해 판매 대금을 예측, 해당 금액만큼 선정산을 하는 구조로 만들었다.
예를 들어, A셀러의 판매 대금이 100만원이라고 가정해보자. 이때 올라핀테크가 A셀러의 데이터베이스(DB)를 수집한 결과, 월평균 마케팅 비용 15만원을 사용하는 것과 평균 취소율이 10%라는 점 등을 판매 대금 정산에 반영한다. 이때의 정확도는 약 90% 이상이다.
-선정산 서비스 업체가 정산 계좌를 지배하면 셀러들에게 자금을 회수하기에 더 편리하지 않는가?
선정산 서비스 업체들이 셀러들의 정산 계좌를 지배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모니터링을 하지 않으면 정산일에 추심하듯 선정산했던 부족분을 메꿔야 할 수밖에 없다. 또 상계로 인해 판매 대금이 예전처럼 그대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마케팅 비용 등을 합산해 깎여 들어오기 때문에 회수 해야 하는 돈보다 판매 대금이 적게 들어 오면 추심 과정이 더욱 복잡해진다. 결국 올라핀테크는 정산계좌 지배를 통해 채권을 회수하는 것은 과거에 비해 강력함이 없어졌다고 판단을 했다.
-타 선정산 서비스 업체 대비 올라핀테크의 강점은 또 무엇이 있는지?
기존의 선정산 서비스 사업자들은 셀러들에게 재무재표나 금융거래 내역서를 요구했다. 반면 올라핀테크는 가입 시 셀러에게 별도의 자료제출을 요구하지 않는다.
또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경험(UX) 또한 친화적이지 않아, 셀러들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대표번호로 전화를 해야 했다. 이와 달리, 올라핀테크는 사용자 친화적으로 서비스를 바꿨다. 사용이 간편하다. 셀러는 올라핀테크 홈페이지에 셀러 계정을 만든다. 이때 쿠팡 등 커머스에서 부여받은 셀러 계정을 입력한다. 그리고 조회버튼을 누르면 올라핀테크가 커머스의 데이터베이스(DB) 시스템으로부터 취소, 환불, 판매 등 각종 데이터를 가져와 정성 평가를 한다. 이외에도 정시에 배송 데이터, 고객서비스(CS) 처리 데이터 등 많게는 200여가지의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를 통해 신용평가를 진행하고 계산을 통해 판매 대금을 지급한다.
-사실상 올라 핀테크는 다른 선정산 서비스 업체보다 더 적은 판매 대금을 지급하는 것은 아닌지?
맞다. 다만, 올라핀테크는 편의성, 접근성, 정산 속도에 집중했다. 셀러들에게 정산 대금을 지급하기까지, 다른 선정산 서비스 사업자들은 5일이 걸렸다면 올라핀테크는 5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다만, 최초 계약 당시에는 2~3시간이 걸릴 수 있으나, 이후에는 5분도 안 걸린다.
-커머스 업체와 제휴를 하지 않는데, 이 경우 셀러들의 데이터는 어떻게 가져오는 것인지?
데이터는 스크래핑 방식으로 수집을 한다. 이때 사업자 데이터는 개인정보가 아니기 때문에 개방된 데이터를 활용한다. 다만, 최근 기사 등을 보면 사업자 데이터도 마이데이터처럼 이용하려면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오히려 라이선스 취득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셀러들의 입장에서 큰 규모의 자금 조달을 위해 금융사 등을 이용할 수도 있는데, 올라핀테크를 이용할 때의 장점은 뭔지?
셀러들에게 자금조달 속도, 편의성도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실제로 중소 사업자들이 고금리 사채를 쓰는 규모가 상당하다. 이유는 속도 때문이다. 은행에서 대출을 신청하고 심사를 받고 돈을 받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셀러들은 (자금의 흐름 때문에) 당장 돈을 빌려 시급한 곳에 서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즉, 셀러 입장에선 얼마나 빠르게 자금을 구할 수 있는지가 우선이다. 또 신용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편의성이 있다.
-선정산 서비스 업체는 현재 어떤 법적 지위를 가졌나?
별도의 라이선스가 없다. 선정산 서비스는 일종의 채권 유동화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과 B라는 사업자 사이의 채권을 C라는 사람이 A로부터 할인 매입을 한다. 즉 채권을 사고 파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주로 대기업이나 금융사 등 큰 규모의 사업자들이 해왔다. 이를 중소사업자로 축소시킨 계약 관계다.
-선정산 서비스는 대규모의 돈이 오가는 만큼, 자금력이 있어야 할 수 있는지?
그렇지 않다. 네이버파이낸셜, 쿠팡 등과 마찬가지로 올라핀테크는 금융사와 협업해 서비스를 한다. 현재 하나캐피탈과 협업을 하고 있고, 조만간 KG캐피탈로 확장될 예정이며 추가적으로 카드사 등과 논의 중이다.
-요즘 금리가 높은데 조달비용이 부담이 되진 않는지?
올라핀테크는 금융사로부터 자금을 조달해야 선정산 서비스가 가능하다. 다만, 조달금리의 변동 폭을 수수료에 반영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달비용에 따른 수수료 책정은 금융사별로 협의해서 이뤄진다.
-수익모델은 어떻게 되나?
2023년 기준 매출액 약 95억원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 선정산 지급 규모가 약 1조2000억원 정도 된다. 이때 수익모델은 수수료다. 수수료는 선정산을 하는 약 20여개의 플랫폼 별로 1.6%, 1.8% 등 각기 다르다.
이익은 지난 2022년 기준으로는 6억5000만원 정도 적자였다. 지난해에는 이보다 줄어든 4000만원의 적자를 봤다. 흑자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 올해는 순이익 10억원 정도 기록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누적 투자 유치금액은 시리즈A 45억원이며, 올 1~2분기 내로 시리즈B를 오픈할 계획이다.
-요즘 투자유치가 어려운데 투자자들이 올라핀테크의 어떤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지?
두 가지다. 핀테크의 경우 매출 없이 월활성사용자수(MAU)에 집중하는 경우가 있는데 올라핀테크의 경우 매출액이 지난 2021년 11억원, 2022년 약 37억원, 2023년 95억원으로 성장하고 있다. 설립한지 얼마 되지 않아 매출을 일으키고 흑자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두 번째는 핀테크라고 하면 보통 기업간소비자(B2C) 영역을 생각하는데, 올라핀테크의 대상 고객군은 사업자 중에서도 중소사업자로 대상이 명확하다. 또 기존의 핀테크 업체들과 다른 고객군을 보고 있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
-회사의 올해 계획이 있다면?
올해는 채권의 종류를 늘려갈 계획이다. 자금 유동성의 속도를 높이는 영역은 충분히 많은 것을 알게 됐다. 자동차 수리 시장, 식자재 유통시장 등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신사업 측면에서 기획을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개념검증(POC)를 진행, 올 여름이나 가을에 공식적으로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업데이트
앞으로 올라핀테크와 관련해 새로 나오는 뉴스나 관련 기사는 하단에 계속해 업데이트 할 예정입니다. 새로 궁금한 소식이 있다면 계속해 찾아주세요!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