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가상자산 시장, 얼어붙은 땅에 봄이 오나요

지난 해 가상자산 시장은 냉기가 가득했다. 가상자산의 시세가 이전보다 낮고 거래량이 급감하는 이른바 ‘크립토 윈터’가 강하게 불어 닥쳤다. ‘테라-루나 사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이은 금리 인상,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좌절 등의 악재가 지속되면서 시장은 타격을 받았다.

연초에 연이어 발생한 글로벌 전통은행의 파산도 크립토 윈터에 영향을 줬다. 3월 미국의 대표 가상자산 은행인 실버게이트를 시작으로,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대표 거래 은행인 실리콘밸리은행(SVB), 가상자산은행 시그니처 은행이 문을 닫았다. 당시 시장에선 세 은행의 연쇄파산이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파산과 연관이 있다고 평가했다. 실버게이트와 시그니처 은행은 FTX의 대표적인 고객사로 알려졌다. SVB 또한 여러 가상자산 스타트업, 벤처캐피탈(VC)을 주요 고객으로 뒀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 등 몇몇 가상자산의 시세가 오르긴 했으나, 스테이블코인인 ‘USDC’에서 일시적인 디페깅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런 불안한 흐름이 전통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스테이블 코인 규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불안이 이어지기도 했다.

크립토 윈터로 인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도 타격을 입었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10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6%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더 큰 폭인 81.6% 줄어든 29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는 적자를 기록했다. 일부 코인마켓 거래소 캐셔레스트, 코인빗 등은 문을 닫기도 했다. 이렇듯 코인마켓 거래소는 수수료 매출이 없어 지속적인 사업 영위가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 거래소는 이런 어려운 시장 상황에 점유율 확보를 위해 출혈 경쟁에 나섰다. 빗썸은 지난 10월부터 거래 수수료를 무료화하고 있다. 여기에 위믹스 등 공격적인 상장이 거래량 증가에 영향을 미치면서 빗썸은 한때 업비트를 제치고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탈환하기도 했다. 다만, 수수료는 거래소의 주요 수익모델인 만큼 무료 정책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에서 빗썸이 점유율 확대 기조를 계속해서 가져갈지는 지켜봐야 한다.

이런 가운데, 국내외에서 가상자산 관련 법 제정 움직임도 이어졌다. 대표적인 것이 유럽연합(EU)의 ‘암호자산 시장에 관한 법률(MiCA)’다. 법적 지위가 없던 가상자산 서비스를 금융성 서비스로 보고, EU 내에서 가상자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회원국 주무당국으로부터 인가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국내에서도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통과됐다. 이용자 자산 보호, 불공정거래행위 규제, 가상자산 사업자에 대한 금융당국의 감독, 제재 권한 등을 담고 있다. 이 법은 올 7월 시행된다.

반면 올해는 가상자산 시장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시사,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비트코인 반감기 등이 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내년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시사한 바 있다.

SEC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등 12개 기업이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를 허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수 외신에 따르면, SEC는 최근 모든 비트코인 현물 ETF 예비 발행사들과 합동회의를 가졌다. 관련해 시장에선 승인이 임박했다고 해석한다. 현물 비트코인 ETF는 개인 투자자들이 선물 시장에서 거래하는 비트코인 ETF보다 적은 비용으로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4년 주기의 비트코인 반감기도 내년에 돌아온다. 비트코인은 4년 주기로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온다. 보상이 줄어 채굴이 감소하면 물량이 줄어 비트코인의 시세가 오른다.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대장주 비트코인의 시세 또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 시세는 지난헤 1월 2000만원대에서, 4월 3000만원대, 7월 4000만대, 12월 5000만원대로 서서히 오르는 추세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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