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중 KISA 신임 원장 “역할에 맞게 기관 이름 바꾸겠다…조직도 정비”
새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을 이끌어갈 수장이 결정됐다. 이상중 구미대 보안연구소장이 18일 제7대 KISA 원장으로 선임됐다. 그동안의 경력에 비춰볼 때 조직의 체질이 바뀔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원장도 조직 기능 정비와 함께 기관의 명칭 변경을 예고했다.
KISA는 이상중 신임 원장의 취임식을 나주본원에서 개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날 공식 업무 일정에 들어간 이 원장의 임기는 오는 2027년 1월14일까지다.
1958년생인 이 신임 원장은 검찰 1호 사이버수사관 출신으로 대검찰청 사이버수사실장 등을 역임했다. 이 밖에 서울중앙지검 인터넷범죄수사팀장, 서울중앙지검 인터넷범죄수사센터장으로 일하는 등 1986년부터 2017년까지 30년이 넘는 기간 검찰에 몸 담았다. 이번 KISA 원장 선임 전에는 구미대 사이버보안연구원에서 사이버 보안 정책, 해킹 대응, 디지털 포렌식 등의 연구를 지휘했다.
전임 이원태 원장의 이임식이 있었던 지난 15일 이후 사흘만에 열린 취임식에서 이 원장은 “국민과 기업이 안심할 수 있는 사이버 환경 조성과 디지털 안심국가 실현하기 위한 KISA 역할이 중요한 만큼, 역량 강화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원장 선임 과정은 공식 발표 이전부터 후보들의 윤곽이 밝혀지며 업계의 관심이 몰렸다.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최종 재가 전에 후보군이 알려졌다. 이 원장을 비롯해 총 3명이 각축을 벌인다는 보도가 나왔다.
특히 사이버 수사 전문가인 이 원장의 선임이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돌자 일각에서는 KISA의 성격이 바뀔 거라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주로 디지털 포렌식 업무를 했던 경력에 비춰 사고 대응이나 분석에 초점이 맞춰질 거라는 분석이었다.
반대로 급격한 조직 변화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거라는 시각도 있었다. 조직 인사권을 갖긴 하지만 KISA는 결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기관이다. 부처의 정책 방향이 우선이라 원장이 단독으로 결정할 권한이 많지 않을 거라는 게 복수의 업계 관계자 전언이었다.
이날 그의 취임사에 비춰보면 일부 변화는 확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한국인터넷진흥원이란 한글 기관명을 역할에 맞게 변경하고, 디지털 안전 전문기관을 지향하는 KISA의 핵심 기능을 한글 기관명과 연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조직의 역할과 기능을 정비하고 인력도 전략적으로 운용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또 ‘청렴’도 키워드로 잡았다. 그는 “원스트라이크아웃제 등 여러 방안을 고민하면서 청렴한 KISA의 조직문화를 만들어갈 생각”이라며 “무엇보다 금품수수, 성희롱 등 성비위, 인사 청탁 및 인사 비리 등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KISA의 고위 간부가 술값과 숙박비 등 수천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사례가 지적된 바 있다. 이 밖에도 3급 직원이 서류를 조작해 교육훈련비를 타내는 등의 비위로 정직에 처해지는 등 품위유지 의무를 위한해 징계를 받은 직원이 최근 5년간 18명에 달했다. 그의 이날 언급은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편으로는 과기정통부와의 업무 협력이 원활해질 거란 기대도 있다. 이 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는 등 정부 친화적인 인사로 알려져 있다. 이례적으로 이 원장은 선임이 발표되기 전인 지난 17일 지인들에게 문자를 보내 취임식 일정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원장은 ▲디지털 안전 사회 구현을 위해 KISA의 새로운 비전과 목표 설정 ▲정보보호·디지털 전문기관으로서 KISA 역량 강화 ▲경영혁신을 통해 일 잘하고 청렴하고 건강한 조직 발전 등의 계획을 제시했다.
그는 “격변하고 있는 디지털 대전환 속에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안심국가를 완성하기 위해 KISA를 세계 최고의 정보보호·디지털 전문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막중한 책임감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