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떴는데 IT 지출 증가는 그닥…변화에 대한 피로 때문?

올해 세계 IT 지출 5조달러 육박
전년보다 6.8% 증가 예측, 기대보다는 적어

세계 IT 관련 지출이 지난해보다 6.8% 증가해 5조달러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전 분기에 예측한 성장률인 8%보다 낮아진 수치다. 생성 인공지능(AI)이 기대를 받고 있지만 단기적인 IT 지출을 늘리는 데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거라는 분석이다.

가트너는 2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세계 IT 지출은 지난해 4조6788억4700만달러에서 6.8% 증가한 4조9977억18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관측됐다.

존 데이비드 러브록(John-David Lovelock) 가트너수석 VP 애널리스트는 “생성AI는 모든 것을 변화시키지만, 우리가 이미 경험한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등 기타 대형 트렌드와 마찬가지로 IT 지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4년은 조직이 생성AI를 어떻게 사용할지 계획하는 데 실질적인 투자를 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문별로 보면 소프트웨어(SW) 부문 지출이 2023년 약 9133억달러에서 올해 약 1조294억달러로 12.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IT서비스 부문은 같은 기간 1조3818억달러에서 1조5014억달러로 8.7%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데이터센터 시스템 부문은 2431억달러에서 2613억달러로 7.5% 증가가 예상된다.

(자료=가트너)

특히 IT 서비스 부문은 2024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가며 사상 최초로 IT 지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주로 기업이 조직 효율성과 최적화 프로젝트에 투자하기 때문일 것으로 가트너는 풀이했다. 반면 가장 증가율이 낮은 건 통신 서비스였다. 1조4408억달러에서 올해 1조4731억달러로 2.3%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러브록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들의 디바이스 및 통신 서비스 채택률은 10여년 전부터 정체돼 있다”며 “주로 가격 변화와 교체 주기에 따라 지출 수준이 결정되기 때문에 성장이 더딜 수밖에 없어 (성장률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에 추월당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올해 국내 IT 지출은 전년 대비 4.8% 증가한 109조6929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증가율로 보면 글로벌보다 낮은 수준이다. 앞서 2023년의 국내 IT 지출 증가율도 낮았다. 2023년 증가율은 3.3%로, 2022년 대비 0.3% 증가에 그쳤다.

(자료=가트너)

가트너는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들의 변화 피로가 이 같은 결과를 낳은 것으로 분석했다. 2024년에는 모멘텀을 회복해 전체 IT 지출이 6.8%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여전히 전반적인 지출 환경은 제한될 것으로 봤다.

AI의 확산 등 급격한 변화에 피로감을 느낀 기업들이 새로운 계약 체결이나 장기적인 이니셔티브 추진 또는 새로운 기술 파트너와의 협력을 주저하는 모습이 나타날 것으로 봤다.

가트너는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시작하려면 CIO에게 더 높은 수준의 리스크 완화 방안이나 결과에 대한 확신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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