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겜BN] 찐문과 기자도 혹했던 ‘크래프톤 정글 게임랩’

지난해 가을께부터 게임업계에 한파가 이어지는 분위기입니다. 예년엔 경기방어주로 불렸던 게임주가 맥을 못 추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네요. 기존 게임의 하향 안정화 추세에 신작 지연 이슈가 겹쳐 올해 상당수 기업이 분기 적자를 기록하는 등 좀처럼 분위기가 살지 못하고 있는데요.

그래도 조용하다가 큰 거 한방 나오는 산업계가 바로 게임입니다. 회사 자존심을 건 AAA(블록버스터) 게임도 보이고, 스팀 등으로 플랫폼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도 관측됩니다. 잘 만든 외산 게임도 국내로 넘어오네요. 드물지만 역주행을 기록 중인 곳도 있습니다. 대한민국 게임 시장이 달아오르길 바라는 의미에서 ‘핫겜 바이라인네트워크(BN)’를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크래프톤이 ‘크래프톤 정글 게임랩’ 1기 교육생들의 결과물을 지난 11일 스팀(Steam)에 공개했다. 무료로 내려 받아 즐길 수 있다.

정글 게임랩 스팀 페이지 갈무리

크래프톤 정글 게임랩은 2023년 하반기 크래프톤이 게임 인재 양성을 위해 ‘크래프톤 정글’의 파일럿 형식으로 실시한 프로그램이다. 1기에는 총 29명의 예비 게임 개발자들이 참여했으며, 2023년 8월부터 3개월 간 게임 제작의 기초를 배운 후 2개월 간 팀 단위로 6개 게임을 만들었다.

▲영화 ‘설국열차’처럼 이동하는 열차 세계에서 생존하는 덱빌딩 ‘프로스트레인’ ▲ 드릴머신을 타고 지하세계를 탐험하는 채굴 액션 ‘언더마이너’ ▲ 중력장으로 퍼즐을 풀어나가는 중력 조작 액션 ‘그라비티아’ ▲ 네크로맨서가 되어 적을 물리치는 뱀서류 로그라이크 ‘네크로 럼블’ ▲ 해킹으로 조작하는 캐릭터를 옮기며 싸우는 FPS 액션 ‘메뉴버’ ▲ 보드 타일을 이동하며 몬스터와 전투하는 전략 보드게임 ‘보드랜드’ 등이다.

정글 게임랩은 이전에 없던 게임 인재 교육 프로그램이다. 회사 전문가들의 지도 아래 22주간(5개월) 합숙하며 게임을 개발한다. 비용은 50만원. 사실상 공짜 수준이다. 참가자의 의지를 확인하기 위해 최소한의 허들을 뒀다. 기자가 혹할 정도의 프로그램이다. 2기부터는 250만원 수준의 참가비를 예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비용도 현업 개발자들의 지도와 개발 환경 지원, 기숙사 제공 등을 고려하면 전혀 비싸다고 볼 수 없다.

1기 모집 당시 ‘공모전, 게임잼 등을 통해 게임 제작에 도전 또는 출시를 해 본 경험이 있는 자 혹은 관련된 전공(게임학과, 컴공, 예술, 멀티미디어 등)의 2학년 이상 재학생/졸업자’ 대상으로 공고를 냈다. 회사 측은 “평상시 게임 개발에 관심을 갖던 지원자들이 많이 지원했다”고 전했다.

크래프톤에 비전공자 문과생도 지원이 가능한지 묻자 ‘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러나 무턱대고 배경 지식 없이 지원하기란 쉽지 않다. 시험을 보기 때문이다. 회사는 “1기 교육생 중 문과생들도 실제로 있다”며 “다만 서류 및 면접 과정에서 게임 제작에 대한 열정과 어떤 게임을 다양하게 경험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고 전했다.

6개 게임 모두 스팀에서 ‘긍정적’ 반응이다. 이 중 덱빌딩 게임 프로스트레인과 전략 보드게임 보드랜드의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다.

프로스트레인 키비주얼 이미지

프로스트레인은 꽤 몰입하게 된다. 이용자 리뷰 중에 ‘왜 공짜임?’이라는 반응이 눈에 띈다. 그만큼 게임 플레이에 만족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수익모델(BM)이 전혀 없는 무료 패키지로 이 정도 재미를 제공한다면 엄지 손가락을 충분히 들어줄 만하다. 보드랜드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게임이다. ‘신선하다’는 반응이 주류다.

회사 측은 “애초부터 인재 교육을 목적으로 했기에 무료로 출시할 계획이었다”며 “게임의 IP 및 수익은 모든 교육생들에게 귀속된다”고 밝혔다.

정글 게임랩의 차별화 지점은 ‘합숙’이 아닐까 한다. 회사는 ‘팀 지원 불가’ 정책을 전하며 참가자들에게 “새로운 동료를 만나고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협력하는 즐거움을 찾길 바란다”고 했다. 올해 진행될 2기 정글 게임랩 일정은 미정이다. 1기 프로그램은 작년 5월 서류를 접수했다. 게임 개발에 관심을 두고 있다면, 두 번 세 번 추천할 만한 프로그램이다.

한편 크래프톤은 정보통신기획평가원과 디지털인재 얼라이언스가 주관하는 ‘디지털인재 리더스 클럽(이하 리더스 클럽)’ 1호 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회사는 크래프톤 정글 게임랩, 베터그라운드, 크래프톤 AI 펠로우십 등 디지털인재 양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2025년 이후 크래프톤 정글 등 교육생 규모를 연간 1000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경기도 용인에 신규 캠퍼스 건립을 추진 중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관련 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