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는 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위법으로 보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발행이나 해외 비트코인 현물 ETF를 중개하는 것은 기존 정부입장과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음을 밝힌 바 있으며, 미국은 우리나라와 법체계 등이 달라 미국 사례를 우리가 바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이 문제는 금융시장의 안정성, 금융회사의 건전성 및 투자자 보호와 직결된 만큼 이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국내 증권사의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 중개와 관련해 15일 밝힌 입장이다. 이는 지난 12일, 14일에 이어 금융위가 비트코인 현물 ETF 중개의 국내 법 위반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세 번째 발언이다. 금융위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지수를 추종하는 비트코인 선물 ETF에 대해선 규율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도,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해선 완고한 입장을 보였다. 

금융위는 비트코인 현물 ETF의 중개를 왜 위법으로 보는 것일까. 비트코인이 기초자산에 해당하지 않아 이를 국내 증권사가 중개하는 것은 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 금융위의 이야기다. 특히 우리나라는 법에 나열된 것만 허용하는 포지티브(Positive) 규제 정책을 택한 만큼, 자본시장법상 비트코인 혹은 가상자산에 대한 언급이 없어 불법의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으로 보인다.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의 거래소 상장, 거래를 승인함에 따라, 국내 증권사 사이에서도 비트코인 현물 ETF 중개에 대한 기대감이 컸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국내 법 위반 가능성을 시사하자, 증권사들은 일제히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 중개와 관련해 재검토에 돌입했다. 

법조계에선 금융당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가 위법 가능성이 있는지 알기 위해 자본시장법에 따라 비트코인이 기초자산에 해당하는지 알아야 한다.

자본시장법 4조 10항

자본시장법 4조 10항에 따라, 기초자산은 이 중 하나에 해당되어야 한다. ▲금융투자상품 ▲통화(외국의 통화를 포함) ▲일반상품(농산물, 축산물, 수산물, 임산물, 광산물, 에너지에 속하는 물품 및 이 물품을 원료로 하여 제조하거나 가공한 물품) ▲신용위험(당사자 또는 제삼자의 신용등급의 변동, 파산 또는 채무재조정 등으로 인한 신용의 변동) ▲그밖에 자연적, 환경적, 경제적 현상 등에 속하는 위험으로서 합리적이고 적정한 방법에 의해 가격, 이자율, 지표, 단위의 산출이나 평가가 가능한 것 다섯가지다. 

일각에선 비트코인이 충분히 기초자산에 해당할 수 있다고 봤다. 한 변호사는 “비트코인은 특정금융정보법에 의해 합법화된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제공하고 있는 금융투자상품이며, 엘살바도르에서 채택한 법정통화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5호(그밖에 자연적, 환경적, 경제적 현상 등에 속하는 위험으로서 합리적이고 적정한 방법에 의해 가격, 이자율, 지표, 단위의 산출이나 평가가 가능한 것)에 비트코인이 해당될 수 있다”며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시세를 확인해 거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설명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의 이번 법적 해석이 자본시장법 제정 취지와 맞지 않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 주장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본시장법은 기존 증권거래법·선물거래법·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신탁업법·종합금융회사에 관한 법률·한국증권선물거래소법 등이 하나의 법으로 통합되어 지난 2009년 시행됐다. 법 시행 전에는 규제의 공백으로 인해 투자자 보호 미흡, 새로운 상품 개발 불가 등의 문제가 있었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본시장법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비트코인이 새로운 투자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현 상황을 법 시행 취지에 맞게 자본시장법에 적용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또 다른 변호사는 “자본시장법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투자상품의 개념과 범위와 관련해 금융상품의 기능적인 속성을 기초로 포괄적으로 정의하는 포괄주의를 도입한 것”이라며 “따라서 자본시장법 제정 취지에 비춰봤을 때 비트코인은 자본시장법 제4조 10항 5호에 포함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변호사들은 시장의 혼선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국회 등에서 비트코인의 기초자산 해당 여부에 대한 정의를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 금융위가 최종적인 법적 판단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금융당국의 해석이 법적 강제성을 띄지 않는다는 의견에도 힘이 실린다.

익명을 요청한 한 변호사는 “미국의 그레이스케일 사건처럼 국내 증권사가 이번 금융당국의 해석에 대해 소송을 할 경우 승소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위의 의견에 반하면서까지 소송을 할 만한 증권사는 국내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금융위 측은 현재의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시장상황을 관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초자산에 대한 정의는 국회에서 할 일”이라며 “비트코인이 시장 안정성을 훼손하고 또 투자자 보호 이슈도 있다 보니 아직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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