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과금체계, 여전히 첨예한 입장 차이

내년부터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게 과금이 이뤄질 전망이다. 마이데이터를 서비스하는 기업은 마이데이터 정보 제공자에게 돈을 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금융 당국은 올해 서비스 이용분을 내년부터 과금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정해진 것은 정기적 전송에 기반한 과금 체계다. 즉, 마이데이터를 서비스하는 기업이 고객 앱에 접속하지 않아도 정보의 최신성을 유지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직접 전송을 요구하는 경우를 말한다.

마이데이터를 서비스하는 기업은 주로 핀테크 업체이며 정보 제공자는 금융사로, 양측은 과금체계에 대한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정보 제공자의 경우 마이데이터 이용률이 늘어나면서 서버, 인력 운영 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 시중은행은 특정 핀테크 기업의 마이데이터 데이터 호출량이 늘어 서버 자원을 늘려야 하는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그만큼 금융권에선 빅테크, 핀테크 기업 중심의 마이데이터 서비스 트래픽이 늘어나는 만큼 제공해야 하는 데이터와 자원이 늘어나면서 관련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즉, 최소한의 운영 비용이라도 받아야겠다는 것이 정보 제공자의 공통된 입장이다. 

반면, 핀테크 업계는 산업 초기인 만큼 마이데이터의 수익모델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핀테크 업계는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사용자를 끌어모으고 있는 단계로, 현재는 과도한 과금을 하기 이르다는 입장이다. 특히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의 경우 이 비용이 더욱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으로 아직 수익 창출을 하지 못하고 있고, 산업이 초기인 점을 고려하면 과금이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다”며 “정기적 전송에 한해 최소한의 비용부담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산업 활성화를 기대하고, 참여한 핀테크 사업자들은 규모에 따라 사업 유지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대형사의 경우 크게 문제될 것이 없겠지만 마이데이터 사업으로 수익성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비용을 부과하게 되면 소형사들은 크게 부담이 되고 서비스를 영위하기 힘들어진다”며 “과금 자체가 진입 장벽이 되고 결과적으로 마이데이터 시장을 위축시키게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반면 정보 제공사인 금융사는 최소한의 시스템 운영 비용을 유지할 수 있는 선에서 과금을 책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한 시중은행의 경우 빅테크 A사의 마이데이터 호출량이 과도해 서버를 추가 증설해야 하는지 논의를 하기도 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데이터 가공 시 드는 비용이나 인력 등 자원이 투입되는 만큼 이에 따른 적절한 수준의 과금이 책정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부분의 금융사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과금안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신용정보원을 주축으로 협의회에서 정보제공자와 사업자간 마이데이터 과금체계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안이 나온 것은 아니다. 일각에선 트래픽을 기반으로 한 정기적 전송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나 금융 당국과 금융권에선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협의회의 마이데이터 과금 체계에 구체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며 “당국은 이들이 협의하는 장을 만드는 것이 역할로, 협의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과금)안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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