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시버트 인수 ‘무산’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등이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조작 혐의로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는 등 카카오발 악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페이의 미국 종합증권사 인수가 불발됐다.
카카오페이는 20일 시버트 인수와 관련해 “본 계약에 따른 거래는 1차 거래와 2차 거래로 나눠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2023년 12월 19일 양사간 합의에 따라 2차 거래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지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5월 시버트의 지분 807만5607주를 취득, 이어 내년 중으로 2575만6470주를 매수해 전체 지분 중 51%를 취득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카카오 경영진을 둘러싼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 등 사법 리스크가 카카오페이의 시버트 인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달 14일 공시를 통해 “현재 시버트 파이낸셜은 2차 거래를 종결하기 어려운 중대한 부정적 영향이 발생했다고 판단하는 내용의 서신을 보내왔고, 당사는 시버트 파이낸셜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고 전했다.
당초 카카오페이는 시버트 인수를 통해 주식 서비스를 강화하고자 했다. 시버트는 1967년에 출범한 미국 종합증권사로 나스닥에 상장했다. 6개 자회사와 함께 트레이딩, 투자 자문, 기업 주식 계획 관리 솔루션 등을 포함한 중개, 금융 자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카오페이는 시버트의 오랜 사업 역량을 활용해 미국 주식 애프터마켓 서비스, 24시간 미국 주식 거래 지원 등을 할 계획이었다. 또 시버트와 해외 주식 거래 솔루션을 만들어 동남아 등 해외 핀테크 기업에게 이를 제공하려는 계획도 세운 바 있다. 그러나 시버트 인수가 무산되면서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한편, 이번 인수 무산으로 시버트는 카카오페이에 합의금을 지급한다. 카카오페이는 이날 공시를 통해 “2차 거래 미진행으로 본 거래가 종료되고 관련 주주간계약이 변경 체결됨으로써, 2023년 12월 19일 양사 간 합의에 근거해 시버트 파이낸셜은 당사에 합의금으로 총 500만달러를 2024년 3월 29일부터 2026년 6월 30일까지 총 10개 분기 동안 각 5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