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한 장으로 일본여행을 해봤다(feat.트래블로그)
무계획형으로 대표되는 MBTI의 파워 P인 나. 일본 여행을 며칠 앞두고 가장 큰 고민거리에 직면했다. 바로 환전 문제다. 미루고 미루다가 환전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일본여행에서 흔히들 쓴다는 트래블월렛을 두고 트래블로그를 신청했다.
모든 은행계좌와 연결이 가능한 트래블월렛이 아닌 하나금융그룹의 계좌만 연결할 수 있는 트래블로그를 선택한 이유는 한 가지다. 여행을 앞두고 급박하게 트래블월렛과 트래블로그를 동시에 신청했으나, 출국 전 온 카드가 트래블로그였기 때문이다.
여러 모로 편의성 측면에서 트래블로그보다 트래블월렛이 편리하다고 평가 받으나, 나는 트래블로그에도 감지덕지하며 일본 여행을 할 수 있었다.
먼저, 트래블로그를 사용하기 위해선 ‘하나머니’라는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해야 한다. 그런 다음 기존에 있는 하나은행 계좌를 연동해야 한다. 이때 불편한 것은 하나금융그룹의 계좌가 주거래 계좌가 아닌 점이다. 기자는 휴면 계좌로 전환된 계좌를 활성화하는데 애를 먹었다. 어렵게 연동을 마쳤다.
다행히 3일 만에 트래블로그 카드가 도착해 환전 걱정을 뒤로 한 채 일본에 갈 수 있었다. 카드는 여권 이미지와 귀여운 스티커가 붙여진 디자인 두 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남은 것은 환전. 방법은 간단하다. 연동한 계좌에 돈을 채워 넣은 뒤 앱에서 ‘충전하기’만 누르면 된다. 엔화를 눌러 원하는 금액을 입력한 뒤 환전을 했다. 다만, 오랫동안 해당 계좌를 쓰지 않은 휴면 계좌여서 일 충전금액이 30만원으로 제한됐다.
한도를 늘리기 위해 앱을 설정했지만 이미 일 한도는 최대 한도로 설정되어 있었다. 고객센터에 전화를 하니, 앱으로 설정을 하거나 안 된다면 지점을 방문해야 한다고 했다. 이미 공항에서 출국 직전의 상태였던 터라 지점 방문이 어려워 최소 한도에 맞춰 충전을 하기로 했다. 약 50만원을 충전할 생각이었지만, 이것도 다행이라 생각하고 30만원에 맞춰 충전을 했다. 원하는 금액을 입력한 뒤 ‘충전하기’만 누르면 끝.
그렇게 엔화를 채운 카드를 가지고 일본으로 떠났다. 카드로 결제를 할 때는 한국과 다르지 않았다. 카드 단말기에 카드를 꼽으면 IC칩으로 결제가 이뤄진다. 마그네틱 결제와 IC칩 결제가 혼재된 국내와 달리, 일본에선 카드 결제 시 IC칩 결제 방식이 주를 이뤘다.
가맹점은 일본에서 카드 결제를 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능하다. 브랜드 매장부터 작은 음식점, 카페까지 모두 결제를 할 수 있었다. 또 잔액은 앱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부족하면 즉시 충전할 수 있다.
현금이 필요할 때는 일본의 현금자동입출기(ATM)에서 인출할 수 있다. 수수료는 마스터카드 기준 1%다.
한국으로 돌아오자 남은 것은 한화로 재환전하는 것이다. 트래블로그는 트래블월렛과 달리 환급 수수료가 있어, 수수료와 환율 등을 고려해 언제 되팔아야 하는지 고민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있다.
결론적으로 트래블로그 카드 한 장으로 일본 여행은 큰 불편함 없이 할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하나은행의 계좌가 주거래가 아닐 경우 계좌 연동이 번거롭고 이용한도에 제한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로 여행객이 늘면서 하나카드는 트래블로그의 결제 국가를 늘리고 있다. 지원 통화 종류 수는 지난해 7월 출시 당시 5종에서 현재 26종으로 늘었다. 달러, 유로, 엔화, 파운드, 위안 등 주요국을 포함한 인기 여행지의 통화를 지원한다.
트래블로그의 가입자 수는 올 11월 기준 300만명이다. 늘어난 여행객의 환전, 결제 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그룹 자회사인 하나은행은 트래블로그와 연관된 적금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여행객의 수요를 금융 상품으로 이어지게 하기 위한 취지로, 하나금융그룹이 해외 여행객을 주거래 고객으로 흡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