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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리뷰] 아이폰 기본 앱으로 쓰는 세상에서 가장 편한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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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종철의 까다로운 리뷰. 여러분. 애플에서 기본 앱이 출시됐습니다. ‘일기.’ 해외에서는 Journal이라고 부르고요. 말 그대로 일기를 쓰는 앱입니다. 우선 이 일기 앱을 쓰기 위해서는 iOS 17.2 업데이트를 하셔야 하거든요. 만약 이 영상을 보실 때 정식 버전이 아직 안 나왔다면 퍼블릭 베타로 업데이트하시면 됩니다.

여러분 일기 쓰는 거 좋아하시나요? 시중에 많은 좋은 일기 앱들이 있죠. 그리고 메모 앱에다 일기를 써도 되고요. 그런데 애플의 이 ‘일기’ 앱은 애플에서 만들기 때문에 가지는 몇가지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여러분을 다 알고 있습니다.

사용법은 간단한데요. 일기를 쓰기 위해서 더하기 버튼을 누르면 앱이 제안을 해줍니다.

일단 여기서 사용자 데이터에 접근할 것인지를 물어보는 권한을 달라고 하는데요. 사용을 하시려면 어쩔 수 없이 허용을 해줘야겠죠. 저는 보안에 민감한 애플을 믿고 일단 다 허락을 했습니다. 그러면 놀라운 일들이 펼쳐집니다.

아이폰은 여러분이 어디를 갔는지, 무슨 사진을 찍었는지, 누구랑 통화를 했는지, 애플 뮤직이나 애플 TV+, 팟캐스트를 쓰고 있다면 뭘 보고 들었는지를 다 알고 있죠. 애플 워치가 있다면 건강도 기록합니다. 이걸 기반으로 일기 쓰기를 추천해 주는 겁니다. 이 부분을 추천 항목이라고 부르죠.

예를 들어서 집에서 혼자 놀았다-하면 집에서 보낸 수요일 이렇게 일기를 시작하라고 가이드를 주고 있죠. 이렇게 하면 한결 일기 쓰기가 편해집니다.

자, 그 밑에는 음악 들으면서 걷기, 금요일 이렇게 뜨죠. 저는 이날 외부 활동이 있어서 애플 뮤직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꽤 먼 거리를 걸었는데요. 몇 걸음 걸었는지, 어디를 걸었는지, 걸으면서 어떤 음악을 들었는지를 한꺼번에 보여주면서 제안을 합니다. 한번 눌러볼게요. 자, 걸음 수, 위치, 그리고 그때 제가 들었던 음악들이 같이 뜨죠. 이때 무슨 생각을 하면서 걸었는지 이제 쓰면 되는 겁니다.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쓰는 것보다는 훨씬 쉽죠. 길게 쓰기 어려우면 단 한줄만  써도 다른 정보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훌륭한 일기가 됩니다.

자 그 밑을 보면 어제 어떤 음악을 여러번 들었는지도 뜨죠. 이 음악을 들으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그냥 또 쓰면 돼요. 스포티파이 같은 다른 앱도 가능하고요. 이 항목에서 바로 노래를 눌러서 재생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아무 데이터가 없다-하면 질문을 읽어보고 일기를 쓰도록 질문도 줍니다. 그래서 저는 저희 어머니에 대한 일기를 썼고요.

또 애플이 잘하는 게 있죠. 앨범에서 추억 기능이 있잖아요. 이걸 또 앱으로 가져왔습니다. 사진 추억을 보여주면서 옛날 일기를 쓰라고 권하는 거죠. 이날 추억을 기반으로 일기를 쓰면 그날 날짜로 저장이 됩니다. 재밌죠.

일기를 쓸 때는 글, 사진, 카메라, 음성 녹음, 위치 기능을 넣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럴 때 있잖아요. 길을 가다가 정말 좋은 식당을 우연히 발견했는데 나중에 다시 가려고 보니까 까먹었어요. 그럴 때를 위해서 위치와 상호 같은 걸 음성, 텍스트, 지도로 기록하면 까먹을 일이 없겠죠. 음식 사진과 같이 기록하면 더 좋은 기록이 될 겁니다.

추천 항목이 아니라 최근 항목으로 가면 최근에 들은 음악 기록, 걸음, 같은 걸 들을 수 있었는데요. 놀라운 점이 있었는데, 제가 iOS 17.2를 깔기 전의 기록도 갖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건 좀 무섭네요. 아마 iOS 17.1부터 여러분의 행동을 기록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애플은 왜 이런 앱을 만드는 걸까요? 우선은 디지털 웰빙 때문입니다. 일기를 쓰는 게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건 과학적으로 증명이 돼 있습니다.

또, 이런 점이 있죠. 제가 애플 뮤직과 애플 TV+를 안 썼다면 충실한 데이터를 얻지 못했을 겁니다. 위치 권한을 안 줬다면 제가 어디를 간지도 몰랐겠죠. 그러니까 우리는 이 간단한 일기 앱 하나를 쓰기 위해서 애플에 또 돈을 갖다 바쳐야 하는 것입니다. 무서운 회사예요.

자, 글쓰기 힘든 분들 많으시죠. 저는 직업이 글 쓰는 거라 일기를 잘 안 쓰거든요. 하루 종일 글 쓰다가 퇴근하고 또 글 쓰는 게 피곤해서 그런 건데요. 저 같은 사람, 그리고 글을 쓰기 어려워하는 분들에게도 좋은 앱이 될 겁니다. 위치 정보, 음악 데이터 이런 게 있기 때문에 심지어 안 써도 되는 거죠. 데이터만 올려놔도 충분한 기록이 됩니다.

자, 애플이 이걸 갖고 사용자 패턴을 분석해서 뭔가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는다-이렇게 나오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니까 애플의 클라우드에 이 데이터가 올라가진 않을 거예요. 물론 아이클라우드에는 올라가겠지만 종단 간 암호화가 됩니다. 애플도 그 데이터를 볼 수 없다는 뜻이죠. 그것이 애플의 지향점이기 때문인데요.

그러나, 아이폰 15부터는 온디바이스 AI가 엄청나게 강화됐거든요. 여러분의 아이폰 15가 여러분 삶의 패턴은 분석하기 시작할 겁니다. 무서우신가요? 우리는 이미 금융 데이터, 검색 기록 등을 다 업체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편하게 쓰는 일기, 오늘부터 사용해 보시기 바라겠습니다.

만약, 애플이 싫고 더 많은 다른 앱을 연동해서 쓰고 싶다. X, 인스타그램, 유튜브, 페이스북 이런 것도 연동하고 싶다 하면 데이 원 앱을 쓰시면 됩니다. 사실 애플이 이 데이 원 앱을 베낀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비슷합니다. 만약 이것도 저것도 다 귀찮다-하면 생성 AI로 자동으로 일기를 써주는 하루조각 같은 앱도 있는데요. 생성해 보면 제 기분이 전혀 반영이 안 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 시건방진 AI.

자, 그럼 이 앱을 쓸 것이냐 말 것이냐.

나는 아이폰이 나를 분석하는 게 무섭다. 쓰지 마세요. 분석할 겁니다. 애플은 그런 회사예요.

나는 아이폰이 나에게 더 맞춰줬으면 좋겠다. 쓰세요. 패턴이 분석된다는 건 개인화가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정신 건강을 챙기고 싶다. 쓰세요. 확실히 기록으로 남기니까 재밌고 기분 전환도 됩니다.

자, 다음 시간에도 여러분의 정신 건강을 책임질 제품, 가져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그때까지 구독, 좋아요, 알림 설정.

영상제작. 바이라인네트워크

촬영·편집. 바이라인네트워크 영상팀 byline@byline.network

대본. <이종철 기자>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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