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톡이 생각하는 고객상담(CS)의 미래

“석기시대는 돌이 없어서 끝난 것이 아니다”

중동의 석유왕 아흐메드 자키 야마니가 했다는 이 말은 변화의 시기에 대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의미하는 비즈니스 금언이다. 청동기, 철기가 도래했을 때는 아무리 좋은 주먹도끼를 만들어도 경쟁력이 없다.

최근 생성형 AI라는 기술의 등장은 비즈니스 세계가 새로운 시대로 전환될 것임을 예고한다. 사람처럼 인지하고, 사람처럼 말을 하는 이 생성형 AI가 기존의 비즈니스 문법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새로운 시대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생성형 AI가 가장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CS(Customer Service, 고객 서비스)다. 대부분의 조직에서 CS는 골칫거리다. 고객의 자잘한 문의나 불만사항에 일일이 응대하는 것은 너무 많은 시간과 비용을 잡아먹는다. 이 때문에 많은 조직은 CS를 담당하는 컨택센터(콜센터)를 아웃소싱하고, CS 비용절감을 최대 목표로 삼는다. 하지만 CS가 잘못되면 고객경험은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급락하기 때문에 CS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없다.

그래서 생성형 AI가 CS 분야에서 가장 관심을 받고 있다. AI를 통해 고객 응대를 자동화하면서, 동시에 마치 사람처럼 응대할 수 있다면 비용절감과 고객경험 향상이라는 두마리 도끼를 모두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채널톡 운영사 채널코퍼레이션이 “AI가 사람을 대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이유다. 채널코퍼레이션은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이 같은 화두를 던지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최시원 채널코퍼레이션 대표는 만약 CS 산업이 자동화되지 않으면 미래에는 상담원을 구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출생율 급락으로 노동인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노동인구 감소로 머지 않아 거의 완전고용 상태가 될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임금수준으로 CS 상담원을 고용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최 대표는 “2000년생 이전에는 노동인구가 60만명 이상이었는데 점차 노동인구가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다”면서 CS 업계의 대책이 필요함을 설명했다. 또 최저 임금 인상도 상담의 질을 저하하는 하나의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이전같이 200~300만원으로 할 수 있는 상담 퀄리티가 점점 더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 상담이 조만간 대안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AI 상담의 질이 빠르게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사람 상담의 질적 수준과 AI의) 골든크로스가 5년도 안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결국 사람이 하는 상담을 AI가 대신하는 시기가 온다는 의미다. 

이 상황에서 상담 인력의 선택과 집중은 중요하다. 최 대표는 “모든 상담이 같지 않다”며 “당연 VIP 고객의 상담은 최고의 상담 전문가가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시기가 오면 하위 70~80% 고객의 문의를 줄이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 최 대표는 “저관여 고객들의 문의는 상담량이 많고, 질문 복잡도가 낮으며, 대응에서 빠른 액션이 중요하다”며 반면 “고관여는 질문 퀄리티가 높으며, 메뉴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이커머스 플랫폼 질문 80%는 주문 배송과 관련된 이야기다. 평균 상담 시간이 1~2분에 불과하지만 심하게 늘어나면 40~50분까지도 늘어난다. 

채널톡은 AI를 활용해 서비스를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GPT의 ‘펑션 콜링(function calling)’ 기술을 이용해 고객 요구에 대응하고자 한다. 이 기능은 고객이 문의하기 전에 가능한 액션을 미리 정의한다. 또 정보를 추가로 필요로 하는지 정리해준다. 저관여 고객을 대응할 때 먼저 필요한 정보를 물어보고 받는 게 핵심이라는 걸 파악한 채널톡의 해결방안이다. 최 대표는 “이 기능을 활용해 사람의 관여 없이 AI가 대응하는 게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해당 제품은 내년 3월 출시할 예정이다. 

최 대표는 “3년 안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며 “AI 상담은 CX(고객경험) 업무를 맡은 사람의 부족이 아닌 시대의 흐름”이라고 말했다.

패널로 세미나에 참석한 CS 전문가들도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허대건 CEF 솔루션즈 공동대표(위 사진 가운데)는 “AI 연구하는 분들과 얘기해보면 활용분야로 CS를 빼지는 경우가 없다”면서 “AI가 가장 파괴적으로 바꿀 수 있는 영역이 CS”라고 말했다.

최시원 대표는 “히든피겨스라는 영화를 보면 아폴로 프로젝트 이전에는 로켓을 쏠 때 방향, 궤도, 추진력 등을 사람이 다 계산을 했는데, 지금은 누구도 그런 계산을 하지 않는다”면서 “지금 우리가 뭘 준비해야 하는지는 매우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박현정 전 효성 ITX 신사업팀 부장(위 사진 오른쪽에서 두번째)은  AI 활용에 앞서 “문제를 잘 정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고의사결정권자들이 먼저 CS를 관심있게 바라보고 그 속에서 문제가 정의되어야 AI로 그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의미다. 박 전 부장은 “문제 정의를 통해 원하는 것이 분명해지면 기술로 그 문제를 푸는 것은 3년 내에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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