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는 왜 지금 페이민트를 ‘인수’한 것일까?

카카오를 둘러싼 악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페이가 핀테크 업체 페이민트를 인수했다. 페이민트는 간편결제 스타트업으로, 가맹점이 지급결제대행(PG)사를 거치지 않고 신용카드사와 바로 결제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수가는 300억원~400억원대다. 

페이민트는 카카오페이의 자회사로 편입되며, 기존 경영진은 회사에 남아 경영을 돕는다. 김영환 대표를 포함해 회사의 최고데이터책임자(CD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직원들도 그대로 남는다.  

특히 카카오를 향한 부정 이슈가 쏟아지고 회사가 아직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카카오페이가 왜 페이민트를 인수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페이민트의 서비스 ‘결제선생’은 비대면 결제임에도 PG사를 거치지 않고도 정산을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온라인 결제 시 PG, 오프라인 결제 시 밴(VAN)사를 거쳐야 하는데 페이민트는 비대면 결제이지만 오프라인 결제 승인이 이뤄질 수 있도록 카드사와 협업해 구조를 만들었다. 즉, 가맹점은 수수료를 낮추고 신용카드사는 자유롭게 프로모션을 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러한 결제 방식은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 금융서비스에 지정되어 가능하다. 

먼저, 강점은 고객군에 있다. 페이민트의 고객군은 대부분 면세사업자다. 면세사업자는 사업자가 매출이 발생했을 때 소비자에게 부가가치세를 추가로 걷지 않아도 되는 물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말한다. 

페이민트의 고객사는 약 4만1000곳으로 이 중 85%가 학원, 공부방 등 교육 업계다. 학원에서 결제선생 시스템에 고객의 정보를 등록해 놓으면 자동으로 송금 요청이 가고 학부모들이 모바일로 수납을 하는 방식이다. 이때 학원에선 면세 처리가 되고, 학부모들은 신용카드사의 프로모션으로 학원비 제휴 할인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최근 고객군의 저변이 다른 면세 사업자로도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밖에도 골프장, 병원 등과 소상공인 대표적인 면세사업자로 꼽힌다. 

이렇듯 주요 고객군이 면세사업자라는 점이 카카오페이가 페이민트에 주목한 포인트 중 하나다. 결제 업계는 카카오페이가 PG사업자로서 그동안 진출한 영역에 한계를 느꼈다고 봤다. 특히 면세사업자 영역이 그렇다. 일반 금융사와 달리, 전자금융업자들은 면세사업자에게 부가세를 부과할 수밖에 없어 그동안 시장에 진출하기 어려웠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따라서 카카오페이 입장에선 이미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사업자를 인수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으로 본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 업체를 인수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카카오의 사업 전략이기도 하다. 실제로 카카오페이는 페이민트를 인수하면서 오프라인 사업에 대한 조언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배경엔 카카오페이의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 현황과 맞닿아있다. 국내 오프라인 결제 시장은 아직까지 실물카드(신용카드)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은행의 올 상반기 결제형태별 이용규모 조사에 따르면 대면 결제 방식에서 실물카드가 1조4480억원, 모바일 기기가 3020억원을 차지한다. 즉, 오프라인 결제 시장은 핀테크 사업자에게 아직 블루오션과 다름없다. 경쟁사인 네이버페이의 경우 올해 삼성전자와 손을 잡기도 했다. 

카카오페이가 페이민트를 인수한 두 번째 이유이기도 하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오프라인 거래를 하는 온라인 시장에 관심을 보였다. 기존 사업자가 진출하지 않은 특색있는 시장이라고 봤다. 

결과적으로 카카오페이는 페이민트를 통해 비대면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카카오페이의 결제선생을 결제 서비스와 접목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이러한 오프라인 결제 부문 확장은 궁극적으로 고객을 분석하는데 도움이 된다. 결제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결제 시장은 신용카드가 꽉 잡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데이터로 고객을 식별하면 업체 입장에선 매출을 훨씬 많이 올릴 수 있다”며 “아마존처럼 고객의 데이터를 많이 가질수록 촘촘하게 고객들에게 제안하고 예측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카카오페이의 자회사 모두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페이민트가 회사의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페이민트의 수익모델은 크게 두 가지다. 예를 들어, 학원에서 학부모에게 메시지를 발송할 때 비용이 드는 것과 페이민트가 카드사로부터 받는 수수료다. 작년 기준 매출액은 13억9000만원, 영업손실은 약 2억원~3억원 정도다. 다만, 올해는 손익분기점(BEP)을 기록했다는 것이 페이민트 측의 설명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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