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로 가는 로봇들

인류의 ‘화성 진출’이라는 공상이 현실에 한발짝 가까워지려는 걸까요. 최근엔 중국으로부터 흥미로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중국의 과학자들이 화성의 운석으로 ‘산소 생성용 촉매’를 만드는 인공지능 로봇을 개발했다는 것인데요. 인간 생존의 첫번째 조건인 ‘산소’를, 화성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연 것이죠.

중국과학기술대학 연구진이 개발한 로봇 화학자가 단 두 달의 연구만에 “고출력 레이저를 사용, 화성 운석 5개의 화학성분을 분석해 산소 생성 촉매에 가장 최적화한 원소 조합을 예측”하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화성 운석에는 철, 니켈, 칼슘, 마그네슘, 알루미늄과 망간 등 6가지 원소가 많이 들어 있는데요 이를 조합하는 방법이 무료 376만가지 이상이나 된다고 합니다. 이게 말이 쉽지, 만약 이걸 사람이 계산했다면 한 명의 연구원이 한번에 다섯시간의 연구를 무려 2000년이나 매진해야 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이같은 소식은 최근 중국과기대 장준 박사팀이 과학저널인 ‘네이처 합성(Nature Synesis)’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로봇 화학자가 화성 온도인 영하 37℃에서 장기간 성능 저하 없이 산소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촉매를 만들어냈다는 겁니다.

인간의 생명 유지 외에도, 로켓 추진체의 연료를 태우는 데에도 산소가 필요합니다. 화성대기에서 상당한 양의 산소를 소비해야 하므로, 이를 해결하는 것은 인류의 화성 진출에서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숙제 같은 것이었죠.

출처= 네이처합성

그러나 산소 생성용 촉매를 만들기 위해서는 두 가지 기술적 난제가 있었는데요. 논문에 따르면, 첫번째 “방대한 천문학적 거리가 인간의 실시간 원격 연구를 방해하므로 무인화, 자동화된 연구 설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요. 두번째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통해 촉매 성분의 최상의 공식을 효율적으로 식별하는 데 필요한 과학적 지능이 있어야한다”는 것입니다. 이 모두, 최근의 ‘인공지능-로봇’ 기술에 비약적인 발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화성에서의 현장 자원 활용은 인간 임무의 비용과 복잡성을 실질적으로 줄이기 위해 적용될 것이며, 필요한 물자를 생산하기 위해 현지 자원을 활용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탐사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의의를 밝혔습니다.

이런 로봇 화학자가 실제로 개발이 된 데는 “특히 최근 화성에서 물 존재 증거가 발견되면서 물에서 산소를 생산하는 게 가능할 것”이라는 전제조건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그렇다면, 화성에서 ‘물이 존재했을 것’이라는 증거는 어떻게 발견했을까요? 이는 또 다른 로봇, ‘큐리오시티’가 얻어낸 성과죠.

큐리오시티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만든 화성 탐사 로봇인데요, 지난 9월에  화성 게일 분화구에서 ‘화성을 흐른 물의 흔적’을 찾아냈습니다. 큐리오시티가 전송한 데이터를 펜실베니아주립대학교 연구팀에서 분석한 결과, “화성이 (과거에) 강으로 이뤄진 행성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증거를 발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화성에 있는 분화구 대부분이 한때는 사람이 살 수 있는 강이었을지 모른다는 것이죠.

연구팀은 위성 데이터와 큐리오시티가 보낸 이미지, 수백만년에 걸쳐 퇴적된 암석층인 멕시코만 해저의 지층의 3D 스캔 결과를 재료 삼아 컴퓨터 모델 학습을 한 결과 이와 같은 결과를 얻어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성명을 통해 “‘벤치 앤 노즈(bench-and-nose) 지형’이라고 불리는 일반적 분화구 형성이 고대 강바닥의 잔재일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공개했는데요. 즉, 수천년에 걸친 화성의 침식 과정을 시뮬레이션 한 결과 알아낸 가능성이라는 것이죠.

이 성명에서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분석은 변화의 기록”이라는 말이죠. 큐리오시티와 같은 탐사 로봇이 보내온 사진들은 그저 한장의 스냅샷이나 “시간에 얼어붙은 어떤 풍경”이 아닌, “활발한 지질학적 역사의 잔재”라는 것입니다. 인류가 진짜 화성에 갈 수 있든 아니든, 인류의 우주 탐사에 동반하는 로봇들이 우주를 알고 싶어하는 인간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해 보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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