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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리뷰] 적응기간 없는 인체공학 무선 키보드, 로지텍 웨이브 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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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의 까다로운 리뷰, 오늘은 우리 아재 여러분께 희소식을 전해드립니다. 드디어, 로지텍이 저렴한 인체공학 키보드를 내놨습니다. 가격은 8만9000원, 키보드치고 꽤 괜찮은 가격이죠.

자, 이름은 웨이브 키(Wave Keys). 이름이 왜 이런지는 딱 보면 아시겠죠. 파도치는, 서핑하는 그런 모양.

자, 이런 키보드가 왜 필요하느냐. 제가 평생 글밥 먹고 살았는데, 저는 원래 도구 탓하는 성격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집에서는 기계식 키보드를 쓰는데, 회사에서는 싸구려 키보드 아무거나 씁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가 나이를 먹고 있다는 것이죠. 여러분도 이 세월의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자, 그림 그리는 분들이 자주 하는 말씀이 있는데요. 손목은 소비재입니다. 맛이 가면 되돌릴 수가 없어요. 저도 최근 손목에 점점 무리를 느끼고 있었는데요. 지금까지의 인체공학 키보드는 쓰기 어려운 거였습니다. 예를 들어서 로지텍에서 예전에 K860이라고 인체공학 키보드를 내놓은 적이 있었죠. 이런 키보드는 표준 키보드 파지법을 정확하게 연습한 분만 쓸 수 있습니다. 오른손과 왼손 영역이 정확하게 분리돼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K860 때도 도전을 했다가 실패했고요. 그런데 이번에 나온 웨이브는 분리 형태가 아니라 일반 키보드와 비슷합니다. 그러니까 저처럼 중지와 검지를 압도적으로 많이 쓰는 이상한 파지법을 가진 사람도 하루만에 적응이 가능합니다.

자, 이런 키보드를 왜 써야 할까요. 여러분의 손목이 돌아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게 무슨 소리냐고요. 여러분 이렇게 딱 서보세요. 손목이 자연스럽게 어떻게 돼 있죠? 몸과 수평을 이루죠. 그런데 키보드를 쓸 때는 몸과 수직이 되잖아요. 이걸 회내라고 해서 손목이 꺾여있다는 말이 되는데요. 그래서 버티컬 키보드 같은 것들도 있죠. 손목에는 아주 좋겠지만 사실 이건 거의 적응이 불가능하다 싶을 정도고요. 그 안에서 어느 정도 타협을 본 제품들이 로지텍의 대각선 키보드들이죠. 이정도만 되도 확실히 손목에 무리가 덜합니다. 사실 이걸 쓸 때는 못 느껴요. 그런데 이 키보드를 안 갖고 나와서 평평한 일반 키보드를 쓰면요. 손목이 돌아가는 느낌이 확 듭니다.

적응 기간은 거의 없습니다. 제 파지법이 아주 이상한 형태인데도 30분 안에 적응을 했고요. 지금은 회사, 집 어디서나 이 키보드를 씁니다.

자, 그리고 이 제품은 리프트라고 과거에 나온 버티컬 마우스죠. 다른 회사에서도 비슷한 게 많은데요. 이건 적응 기간이 완전히 필요가 없고요. 손목이 정확하게 제 위치로 서 있는 거라서 같이 쓰시면 더 좋겠죠. 아니면 이 마우스를 먼저 써보시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키보드 편의사항을 보면요. 일단 F1~F3가 기기 지정 모드인 거 보이시죠. 기기 세대까지는 편하게 전환하면서 작업이 가능하고요.

F4번 보면 윈도우, 맥에서 다 쓸 수 있는 멀티태스킹 버튼이 있고요. 저는 F6과 F7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F6은 이모지, F7은 스크린 캡천데 이게 은근히 많이 쓰는 기능이거든요. 딱 좋은 위치에 있죠.

자, 단점 나갑니다. 키보드가 싸구렵니다. 일단 글자 각인부터 투명 스티커 붙인 게 딱 티가 나고요. 타건감 역시 기존의 싸구려 키보드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런데 손목 안 아픈 것만 해도 어디야? 이렇게 생각하시면 되겠고요. 로지텍에서 이 부분을 개선해서 고급형 웨이브를 좀 만들면 어떨까-이런 생각이 드네요.

자, 그리고 컴팩트한 건 좋은데 그러다보니까 방향키가 너무 이상하죠? 한 손으로 하면 헷갈립니다. 웨이브 콘셉트에 맞추려면 이렇게 생길 수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어쨌든 편하진 않습니다.

자, 그리고 팜레스트 부분은 직물처럼 생겼잖아요. 그런데 이게 안에 소프트 폼이 들어가 있고 위에는 코팅이 돼 있습니다. 그래서 뭐가 묻었을 때 물티슈로 슥 닦아주면 금방 해결되거든요. 그런데 반대로, 땀이 날 때는 그만큼 땀을 못 흡수한다는 말이 되죠. 편하긴 한데 땀이 많으신 분들에게는 좀 불편함이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드네요.

자, 아래 부분 보면요. 키보드 각도 조절이 가능하고요. 여기에 건전지 넣는 부분이 있는데, 왜 충전식이 아닐까 궁금하시죠? AAA 사이즈 두개로 3년을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충전할 필요가 없죠. 그리고 여기에는 블루투스 말고 직접 연결하는 USB 단자 아시죠. 로지 볼트라고 부르는데 수납할 수 있게 돼있습니다. 저는 집 데스크톱에 로지볼트를 꽂아놓고 밖에서 노트북 쓸 때는 블루투스를 사용했습니다. 이러면 서로 연결 전환할 필요가 없이 아주 편리합니다.

자, 제가 일주일 정도 이 키보드를 썼는데요. 제가 남자치고 손목이 되게 얇고 약한 편인데 확실히 피로감이 줄었습니다. 저는 원래 정기적으로 정형외과에 가서 파라핀 치료를 받거든요. 올겨울에는 아마 안 받아도 되지 않을까-이런 예상을 해봅니다.

자, 그럼 이 제품을 살 것이냐, 말 것이냐.

나는 기계식 키보드 쓴다. 사지 마세요. 기계식 쓰다가 이거 쓰면 손에 똥 묻은 기분이에요.

나는 손목이 약하다. 사세요. 키감에 안 까다로우시다면 충분히 좋은 선택지입니다.

나는 게이머다. 사지 마세요. 왼손 하나로만 왔다 갔다 하기에는 불편합니다. 꼭 글 쓸 때 쓰시기 바랍니다.

자, 다음 시간에도 함께 늙어가는 우리를 위한 제품, 가져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그때까지 구독, 좋아요, 알림 설정.

영상제작. 바이라인네트워크

촬영·편집. 바이라인네트워크 영상팀 byline@byline.network

대본. <이종철 기자>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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