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상한 거 말고 다크앤다커 모바일’ 크래프톤의 승부수
크래프톤이 오는 16일 개막할 지스타2023 게임쇼에 ‘다크앤다커 모바일(Dark and Darker Mobile)’을 출품한다. 원작 다크앤다커는 넥슨과 개발사 아이언메이스 양사가 저작권 침해 공방을 주고받으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다크앤다커는 ‘한국 인디게임의 희망’으로 불릴 만큼, 테스트 당시부터 국내외 게이머에게 기대를 모은 타이틀이다. 그러나 법적 분쟁에 휘말리면서 원작 출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당시 구원투수로 나선 기업이 크래프톤이다. 아이언메이스와 다크앤다커 모바일게임의 글로벌 라이선스를 독점 계약했다. 크래프톤은 다크앤다커 이름과 원작 콘텐츠의 얼개, 분위기 등을 가져와 모바일게임(iOS, AOS)으로 출시를 앞뒀다. 크래프톤 블루홀스튜디오에서 게임 애셋 100%를 독자 개발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스타 사전 시연으로 접한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꽤나 할만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크래프톤이 ‘괜히 구원투수로 나선 게 아니었구나’, ‘원작이 왜 인기 있었나’를 시연하며 체감했다. 새로운 게임의 재미를 느껴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크래프톤 펍지의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즐기면서 한 템포 느린 손놀림으로 절망을 느낀 아저씨 게이머들도 좀 더 쉽게 빠져들만한 게임이다.
게임은 던전을 탐험하는 던전 크롤러 장르에 캐릭터 성장 요소인 역할수행게임(RPG)의 재미를 녹여낸 것이 특징이다. 배틀로얄(생존경쟁)의 재미도 있다. 진행은 간단하다. 던전을 돌아다니며 전리품을 얻고, 탈출에 성공하면 된다. 도중에 몬스터와 타 이용자들을 물리치고, 함정도 돌파해야 한다. 오브젝트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재미 요소다. 혼자 즐겨도 되고 파티를 구성해 친구들과 협업도 할 수 있다.
다크앤다커 모바일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안준석 PD는 “다크 앤 다커 모바일은 ‘어드벤처러스 배틀그라운드(프로젝트 AB)’라는 프로젝트에서 시작된 작품”이라며 “판타지 세계에서 유저들이 다양한 모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리고 전장은 이런 유저들끼리 협력과 경쟁을 하면서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키워드”라고 소개했다.
게임을 즐기다 보니 인생 게임 중 하나인 ‘엘더스크롤5:스카이림’이 떠올랐다. 어두운 던전을 탐험하는 재미와 분위기가 스카이림을 닮았다. 애석하게도 스카이림의 있는 듯 없는 타격(피격)감까지 닮았다. 배틀그라운드의 쫄깃한 타격감은 어디로 갔을까. 아직 시연 버전이다. 정식 출시 때 손맛을 끌어올린다면 공방의 재미까지 잡을 수 있으리란 생각이다.
길지 않은 시연에선 탐험과 탈출 등 개인 플레이에 집중됐으나, 진득하게 시간을 들여 탱커와 딜러, 힐러 등을 구분한 파티 플레이를 즐긴다면 역시 재미가 배가될 수 있으리라 본다. 이용자 기반이 충분하다면 e스포츠로도 자리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다크앤다커 모바일에 매달린 개발진은 100명에 육박한다. 원작은 소규모 자본의 인디였으나, 모바일은 크래프톤 블루홀스튜디오를 업은 블록버스터 게임으로 만들어지는 중이다.
국내 게임 기업 가운데 서구권 시장을 가장 잘 아는 게임사가 크래프톤이다. 다크앤다커 모바일을 앞세워 서구권에서 주목받고 있는 던전 크롤러 장르 시장에서 성과를 낼 지가 관심사다. 거친 재미를 선사했던 지스타 시연 버전을 매끈하게 다듬고 깊이 있는 전략 전투 콘텐츠를 보강한다면 승부를 걸어 볼만한 게임이라고 본다. 일단 지스타2023에서 다크앤다커 모바일을 즐겨보시라.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