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알트만, 마이크로소프트로 간다

샘 알트먼 전 오픈AI CEO와 그렉 브록먼 전 이사회 의장이 마이크로소프트에 합류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사티아 나델라 CEO는 20일 엑스(트위터)를 통해 “샘 알트먼과 그렉 브록먼이 동료들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에 합류하여 새로운 고급 AI 연구팀을 이끌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로써 지난 금요일부터 사흘 동안 이어진 오픈AI의 내부 반란은 일차적으로 종결이 됐다. 일리야 수츠케버는 쿠데타에 성공했고, 샘 알트먼은 권력투쟁에서 밀려났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위기 속에서 그 동안의 투자와 AI 비즈니스의 리더십을 지킬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

오픈AI 이사회는 지난 주말 동안 샘 알트만 전 CEO 복귀 문제를 논의했었다. 금요일에 알트만 해고가 발표된 후 오픈AI 내에서 엄청난 후폭풍이 일었기 때문이다. 핵심 AI 개발자와 엔지니어들이 알트만과 함께 회사를 떠나겠다고 선언했고, 투자자들 역시 알트만을 복귀시키기 위해 움직임을 가졌다.

논란이 커지자 이사회는 알트만 해고에 대해 재검토를 했다. 하지만 결정은 번복하지 않았다. 대신 전 트위치 CEO인 에밋 쉬어(Emmett Shear)가 임시 CEO로 임명됐다. 당초에는 미라 무라티 CTO가 임시 CEO를 맡는 것으로 발표됐었는데, 이틀만에 임시 CEO도 바뀐 것이다. 오픈AI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엄청난 혼란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번 사태는 AI와 비즈니스를 바라보는 경영진 내의 시각차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알트만 전 CEO는 영리 자회사를 만들어 마이크로소프트의 투자를 유치하고 여러 수익모델을 만들었다. 오픈AI는 원래 AI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비영리재단으로 시작한 조직인데, 이제는 일반 회사처럼 된 것이다.

알트만의 이런 행보에 불만인 세력이 조직 내에 있었다. 대표적인 인물이 오픈AI 창업자 중 한 명이자 수석 과학자인 일리야 수츠케버다. 이들은 오픈AI가 과도하게 수익화에 나서는 것이 위험하다고 봤다. 시장 장악과 수익을 향해서 경쟁적으로 달려가다 보면 인류에 해를 끼치는 인공일반지능(AGI)을 만들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 디지털 핵폭탄을 만들 수도 있는 거침없는 행보에 제동을 걸기 위해 경영권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알트만은 일요일 오픈AI 사옥의 방문자 출입증을 목에 건 사진을 엑스(트위터)에 올렸다. 그는 “내가 이걸(방문증) 착용하는 것은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썼다. 더이상 오픈AI에 방문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혔다.

당초 알트만은 새로운 스타트업에 가는 것으로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전격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에 영입됐다. 마이크로소프트 입장에서는 알트만과 그의 동료를 잃으면 그동안 오픈AI에 투자한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무용지물로 만들 수도 있었다. 이제는 오픈AI가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가 AI를 활용한 비즈니스 전략을 이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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