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코리아, 보수적으로 봐도 네이버 넘었다

한국재무관리학회 추계 학술세미나 발표
구글코리아 감사보고서 대비 실질 매출은 최대 30배
실제 내야 할 법인세는 최대 70배 수준으로 보기도

‘구글코리아 작년 매출 10조원 추정’ 2022년(작년) 매출 10조원이면, 네이버(8조2201억원)와 카카오(7조1068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입니다.

지난 4일 한국재무관리학회가 주최한 ‘2023 추계 학술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가 발표됐네요. 관련 학회 보도자료가 6일 배포되자, 비슷한 제목의 기사들이 대거 출고됐습니다.

구글코리아 매출 수치는 강형구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와 전성민 가천대학교 경영대학 교수가 올해 발표한 ‘글로벌 플랫폼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 연구: 구글 매출 추정 및 세원잠식 사례연구를 중심으로’ 논문(링크)을 근거로 추산한 것인데요.

강 교수는 논문 마지막에 “일반적, 통시적 분석은 누락되어 있는데, 본 연구가 제시한 매출 추정 방법을 일반적으로 확대 적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글로벌 플랫폼 기업에 대한 분석이 추가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더 자세한 수치를 얻을 수 없는 까닭에 연구의 한계를 인정했지만, 의미를 둘 부분은 이게 매우 보수적으로 잡은 수치라는 겁니다. 검색광고 점유율도 보수적으로 가정하고, 유튜브 프리미엄 매출 추정도 유튜브뮤직 월 사용자 정보만 활용했네요.

또 논문의 가정은 구글코리아, 네이버, 카카오 간 영업이익률이 비슷할 것이라 본 게 핵심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유튜브 등 강력한 글로벌 플랫폼 사업을 한국에서 전개할 때, 국내 기업 대비해 영업이익률이 훨씬 높을 가능성이 크므로, 구글코리아의 세금 추정도 매우 보수적인 수치일 것이라 봤네요.

연구 문헌에선 2017년 구글코리아 매출이 2조원대라고 봤습니다. 이를 근거로 본 법인세 비용은 약 1200억원대입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4년 뒤 2021년, 구글코리아가 밝힌 매출이 2900억원, 법인세가 130억원입니다. 업계 추정과 구글코리아 발표 간에 엄청난 괴리가 있네요. 가장 덩치가 큰 앱마켓 사업의 경우 세율이 낮은 싱가포르에 법인 소득 신고를 하는 등의 이유 때문입니다.

지난 2022년 구글은 한국 시장 경제적 기여도를 19조3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강 교수는 구글에서 발간한 구글 경제 효과 보고서에서 제시된 수치를 기초로 구글의 연간 국내 매출과 세금을 추정한 결과, 매출 4~9조원과 세금 3906억원~9131억원의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구글코리아가 2021년 감사보고서에 적시한 매출(2900억원)에 비해 14~31배 가량 높고, 실제 법인세(130억원)는 이보다 1/30~1/70 수준입니다.

작년(2022년) 구글코리아가 감사보고서에 밝힌 매출과 법인세가 각각 3448억원, 169억원. 이 계산식을 거꾸로 대입해 보면, 작년 구글코리아의 실질적인 매출과 법인세 규모는 10.5조원과 4420억원이라고 나옵니다. 최대 30배와 26배를 각각 곱한 추정치입니다.

유럽연합(EU)도 비슷한 접근으로 구글과 메타(옛 페이스북)의 세금 회피를 추정한 바 있습니다. 전 세계 통합 계정의 이익 마진을 EU 수익에 적용해 추정치를 얻고, 실제 지불한 세금과 차액을 계산했네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개년간 세금 손실을 51억유로(약 7조2500억원)을 추정했네요.

EU 내 인터넷 및 페이스북 보급률에 따라 EU 수익을 회원국으로 나눈 후에 전 세계 이익 마진을 적용해 ‘실질 이익’을 추정한 접근도 있습니다. 추정이익에 명목세율을 적용하고 실제 납부한 세금과 차감 계산했는데요. 이 방법으로 같은 기간(2013~2015년) 세금 손실이 54억유로라고 나왔네요. 또 다른 방법을 적용할 시, 16억~40억유로 사이의 손실을 추정한 결과도 있습니다.

한국재무관리학회 추계학술대회에 참가한 교수들은 이렇게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구글의 국내 영향력은 국내 어떤 IT 기업 보다 크지만, 국내에서 얼마나 버는지 조차 제대로 파악이 안 되고 있다. 규제를 논하기에 앞서, 시장에 대한 파악은 기본인데, 이것이 안 되고 있음을 이번 연구는 간명하게 보여준다.”(김우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유튜브 검색엔진 등 구글코리아의 주요 사업은 이미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국내 기업을 압도하고 있다. 조세 정의 실현을 통해 경제 질서를 제대로 수립해야 국내 플랫폼 기업과의 공정 경쟁이 가능하다.”(유병준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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