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만에 효과 본 빗썸 수수료 무료 정책

빗썸의 ‘수수료 무료’라는 승부수가 시장에서 통하는 분위기다. 빗썸이 수수료 무료 정책을 시행한 지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코인 거래소 시장점유율 구도에 변화가 일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빗썸의 국내 거래소 점유율은 약 27%로 집계됐다. 빗썸의 점유율은 당초 10% 대에 머물러 있었지만, 거래 수수료 전면 무료를 시행하고 난 다음날부터 20%대에 안착,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빗썸은 지난 4일 기간을 기간을 정해두지 않고 거래 수수료 무료화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빗썸의 점유율이 계속 올라간다면 다른 거래소들은 어떻게 움직일지 궁금해진다. 빗썸의 전략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면 이를 따르는 거래소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관망하는 분위기다. 다른 원화 마켓 거래소들은 수수료 정책 변경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무작정 수수료를 무료화하기보다 빗썸의 행보를 충분히 지켜보고 난 뒤 결정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수수료 무료 이벤트가 이번이 처음이 아닌 만큼 조금 더 효과를 관망해보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코인원 관계자는 “거래 수수료와 관련해 치킨게임이 되면 안 되니까 (무료에 대한) 계획은 아직 없다”며 “제품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코빗 관계자도 “(거래 수수료를) 변경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5대 거래소 중 원화마켓에 가장 늦게 입성한 고팍스의 운영사 스트리미  관계자는 “(원화마켓에 진입하기 전에는) 한동안 거래 수수료가 무료였으나, 현재 재정이 원활한 상태가 아니라서 운영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수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업비트도 마찬가지다. 업비트 관계자는 “서비스 초기인 2017년 말부터 거래 수수료를 할인해 제공하고 있다”며 “현재로썬 변경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빗썸의 무료화 이벤트를 하기 전 5대 거래소 중에서 거래 수수료가 가장 저렴했다. 대다수 거래소의 거래 수수료가 약 0.2%라면 업비트는 0.05%를 유지해오고 있다. 

다른 거래소들이 쉽사리 움직이지 않는 것은 지금까지 거래소의 수수료 이벤트가 큰 재미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8월 빗썸은 일부 가상자산을 대상으로 수수료 무료 정책을 시행했으나, 점유율에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코인원도 일부 가상자산에 수수료 무료를 적용하기도 했다. 심지어 코빗의 경우 현재 메이커 거래 시 인센티브 0.01%를 지급하고 있다. 

또 거래 수수료가 거래소의 주요 수익모델이어서 수수료 무료 또는 인하 경쟁이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해부터 가상자산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코인 거래소 업체들의 지갑은 더욱 얇아졌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업비트를 제외한 4곳의 거래소들은 시스템 노드를 운영하기 위한 비용도 안 나오는 상황”이라며 “원활한 거래를 위해 수수료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수수료 무료라는 정책이 투자자들을 얼마나 움직이게 할지는 미지수다. 공짜가 싫은 이는 없겠지만, 기존에 이용 중인 거래소를 바꾸려면 여러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업비트에 A코인을 사둔 이용자의 경우 이를 빗썸으로 옮기려면 송금 수수료가 들며, 원래 코인을 매도했던 시기의 평가손실을 확인하기 어렵다. 

일단 지난 일주일만 보면 빗썸의 수수료 무료 전략은 성공적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인지, 수수료 무료로 인한 손실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 무료 이벤트로 상승시킨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 등 빗썸이 안고 있는 숙제는 많다.

빗썸 관계자는 “계속적으로 투자자들을 유인할 수 있는 편의성을 높여나갈 것”이라며 “UI, UX, 서비스 속도 등을 업데이트해야 수수료 무료 정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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