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빗 모델이 생성AI의 미래라는 델

“생성 인공지능(AI)을 단순하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큰 생태계로 보고 빠른 발전 속도를 따라가야 합니다. 우리가 집중하는 건 프라이빗 생성AI 솔루션입니다.”

델이 AI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서버와 스토리지 같은 시스템 인프라를 판매하는 델의 시선은 ‘프라이빗(Private)’ AI로 귀결됐다. 일반인들이 쉽게 활용하는 범용 모델보다 기업 각각의 특성에 맞춘 생성AI가 진정한 자신들의 관심사라는 것. 서버와 스토리지 공급업체 입장에서는 기업들이 자체 모델을 더 많이 만들수록 자사 제품을 더 많이 구입하니 당연한 바람이기도 하다. 또한 이미 생성AI 붐이 불기 전부터 AI 전략을 짜 놓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인데, 델이 그리는 AI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델은 12일 온라인을 통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 미디어 대상 브리핑을 열었다. 존 로즈(John Roese) 최고기술책임자(CTO)와 피터 마스(Peter Marrs)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이 배석했다.

델의 모든 기술을 총괄하는 로즈 CTO는 이날 연신 프라이빗 생성AI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오픈AI의 챗GPT나 구글의 바드(Bard)와 같이 일반인들도 널리 사용하는 솔루션 말고 기업 데이터에 특화한 프라이빗 모델이 자신들의 주요 관심사라고 했다. 고객사들이 각각 운영하는 시스템에 생성AI를 접목하는 작업을 돕고, 기업은 생성AI를 바탕으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게 델의 목표다.

그는 “단순한 기능이 아니라 조직의 윤리와 문화를 반영하려면 데이터 소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특정 작업에 쓸 수 있는 것이 완벽한 (AI)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자료=델)

로즈 CTO는 생성AI를 둘러싼 복잡한 접근 방식을 언급하며 ‘생성AI=챗GPT’ 같은 형태의 단순한 시각은 경계했다. 기반모델부터 시작해 검색엔진이나 기업 자체 AI 시스템까지 아우르는 큰 생태계로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델은 수년 전부터 AI 전략을 수립해 왔다. 자사 제품과 솔루션에 AI 기술을 심는 ‘AI-In’부터 시작해 솔루션에서 직접 AI 워크로드를 실행하는 ‘AI-On’, 델 내부적으로 기업 운영에 AI를 활용하는 ‘AI-For’를 거쳐 파트너들과 AI 생태계를 꾸리는 ‘AI-With’까지 넘어왔다.

존 CTO는 “거대언어모델 활용에는 다양한 디바이스가 필요하다”며 “델의 제품군은 새로운 제품이 잘 호환되도록 검증한 아키텍처와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다각화한 AI 전략을 펼치는 만큼 기업 고유의 AI를 만드는 작업의 핵심에 델이 자리하겠다는 게 그가 밝힌 회사의 포부다.

이어 “우리가 AI 기술을 지원하는 유일한 기업은 아니지만 독창적인 기업인 것은 확실하다”면서 “PC, 데이터센터, 보안 등 모든 인프라를 포괄적으로 다룰 수 있는 곳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국의 AI 시장에 대한 분석도 빼놓지 않았다. 피터 마스 총괄사장은 “(한국) 고객을 만나보면 지금은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 생성AI 시장은 학습 단계에 그친다는 분석이다. 이를 넘어 추론 작업에 집중하는 단계가 돼야 진정한 AI 시대가 올 거라는 전망이다.

기업 고유의 AI를 만드는 작업의 핵심에 델이 자리하겠다는 게 회사의 포부다. 단 프라이빗 AI가 진정한 대세가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회사의 주력 제품은 서버와 스토리지등 하드웨어 인프라다. 생성AI 열풍이 뜨거울수록 모델 학습과 추론을 위한 인프라 수요는 늘어난다.

이날 프라이빗 AI를 강조한 것도 비즈니스 관점에서 나온 이야기일 수 있다. 델 입장에서는 단순히 챗GPT에 프롬프트를 입력하는 일반인들의 수요를 넘어 기업들이 자체 생성AI를 구축하기 위해 델의 서버와 스토리지를 더 많이 들여야 이윤도 늘어난다.

한편 델은 최근 생성AI 포트폴리오 확장 계획을 공개했다. ‘생성AI를 위한 검증설계’ 오퍼링은 파워엣지 XE9680를 비롯해 파워엣지 R760xa 등의 인프라스트럭처와 함께 엔비디아의 텐서 코어 GPU와 엔비디아 AI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델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생성형 AI 모델의 빠른 구축을 돕기로 했다. ‘생성AI를 위한 프로페셔널 서비스’를 통해서는 AI 모델 개발을 위한 데이터 준비와 운영 플랫폼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델의 설명에 따르면 최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XE9680은 생성AI 모델 개발의 밑바탕으로 자리잡고 있다. 일본의 디지털 광고회사를 비롯해 세계적인 은행,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통신 기업, 제조 기업 등 산업군을 가리지 않고 파워엣지 XE9680이 활용된다는 설명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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