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 향하는 아시안게임…함께 뛴 IT 기술은?

‘연기를 내뿜는 화약 대신 타오르는 전자 불꽃, 증강현실(AR)로 만든 거대 인간이 전달하는 성화, 클라우드를 활용한 대회 운영.’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제19회 아시안게임이 막바지를 향하는 가운데 국제적인 스포츠 대회에 접목된 최신 IT 기술이 눈길을 끈다. 클라우드가 대회 운영의 밑바탕이 됐고 빅데이터, 5세대 이동통신 기술 등 아시아인의 축제를 첨단 기술이 이끌었다. 대회를 둘러싼 IT 이모저모를 알아봤다.

16일간의 열전. 1만명이 넘는 참가 선수, 총 40개 종목에 걸린 금메달 482개. 아시아 스포츠의 최대 경연장인 이번 아시안게임은 여느 대회 못지 않게 IT 기술이 풍성하게 접목됐다.

그 중심에 선 것이 바로 클라우드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알리바바클라우드의 솔루션을 활용해 대회 운영을 지원했다. 경기 관리 시스템(GMS), 경기 결과 배포 시스템(RDS), 경기 지원 시스템(GSS) 등 핵심 시스템을 모두 알리바바클라우드에 올려 운영한다. 예컨대 RDS라면 경기장의 시간 데이터를 받아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통해 다양한 형식으로 배포하는 데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식이다.

클라우드를 쓰기 때문에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립도 필요 없다. 이를 통해 친환경 대회 운영도 가능하다는 게 알리바바클라우드의 설명이다. 인공지능(AI) 기반 탄소 관리 솔루션 ‘에너지 엑스퍼트(Energy Expert)’ 또한 탄소 발자국을 측정하고 최적화하며 친환경 대회 운영을 돕는다

또 최근 지능형 운영 플랫폼(IOP)을 출시한 알리바바클라우드는 실시간 정보를 활용한 트래픽, 군중 관리 분석 기술도 제공한다. 공공장소가 너무 붐빌 경우 대시보드에 경고를 표시하는 등 안전 문제 해결에 기여한다. 급격한 날씨 변화나 정전, 화재 경고도 확인할 수 있다.

중국 기업 알리바바클라우드는 자국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클라우드 인프라 확산에 힘을 보탰다. (사진=알리바바클라우드)

매캐한 화약 대신 전자 불꽃이 수놓은 개막식

개막식에서는 ‘전자 불꽃’이 아시아를 사로잡았다. 보통 대회 개막식하면 떠오르는 대형 불꽃놀이에 실제 화약 대신 LED를 사용해 친환경 대회 메시지를 전달했다. 하이라이트인 성화 점화식도 AR을 활용한 대형 인간이 성화를 실어 날랐다. 선수단이 입장하며 든 플래카드도 3D 프린팅 기술로 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건 로봇의 대중화다. 대회 운영의 훌륭한 도우미가 됐다. 딥로보틱스(Deep Robotics)가 만든 로봇견은 지하 변전소 점검 업무를 맡는가 하면, 원반과 창던지기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던진 원반과 창을 되찾는 모습으로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기자들이 자리하는 메인 미디어센터에는 신문 배달 로봇이 매일 종이 신문과 대회 소식을 전달했다.

선수촌의 소소한 놀이거리에는 QR코드 기반 결제가 뿌리내렸다. 물이나 음료 스낵 등 먹거리나 기념품은 알리페이로만 결제하도록 해 ‘현금이 필요 없는 아시안게임’을 실현했다. 또 통신서비스 파트너인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모바일은 5G 이동통신 기술을 통해 가상현실(VR) 중계를 지원했다.

(사진=항저우 아시안게임 홈페이지-신화)

VAR이 없다니…

하지만 IT 기술이 대거 녹아든 가운데 아쉬운 점도 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 가슴을 쓸어내렸던 것이 야구 종목 첫 경기다. 홍콩과 맞붙은 경기 3회말 무사 1, 2루 상황. 한국 선수가 우익수 쪽으로 친 타구가 뜬공으로 아웃됐고 1루 주자가 2루 주자를 앞지르는 상황이 나왔다.

정상적인 판정이라면 1루 주자는 당연히 아웃, 2루 주자의 귀루도 늦어 삼중살이 돼야 했지만 심판은 2루 주자의 세이프를 선언했다. 2루 주자 또한 1루로 이동시키는 촌극이 나왔다.

비디오판독(VAR)이 없어 벌어진 일이다. 화면을 다시 돌려보면 금세 상황을 파악할 수 있지만 이번 대회에는 VAR이 운영되지 않아 이 같은 해프닝이 벌어졌다. 경기 외적으로는 IT 기술의 경연장이지만 정작 경기에 가장 핵심인 판정 영역은 기술의 사각지대가 된 셈이다.

축구에서도 VAR이 적용되지 않는다. 특히 지난해 가을 열린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SAOT)’이 빛을 발했는데, 이는 축구공 내부에 관성 센서와 경기장 지붕 아래 있는 카메라가 선수들을 추적해 오프사이드를 가려내는 기술이다. VAR을 통해 해당 화면을 확인할 수 있지만 이번에는 VAR이 없어 SAOT 화면도 쓰이지 않아 오심의 가능성이 도사린다.

오는 7일에는 축구 종목 결승전이 열린다. 결승에 진출한 우리나라는 숙적 일본과 맞붙는다. VAR이 없는 상황. 애매한 판정을 이겨낼 압도적 승리를 기대해 본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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