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증인에 채택된 애플, 애플페이를 둘러싼 쟁점

애플페이가 국내에 상륙한지 약 7개월을 바라보고 있다. 당초 예상과 달리, 애플페이는 제휴처 확대와 교통카드 기능 탑재 등의 진척이 미진한 상황이다. 여기에 제휴 신용카드사 또한 현대카드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용카드사들은 애플페이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교통카드 서비스를 위한 필드 테스트도 끝났다. 이 과정에서 애플과 신용카드사, 그리고 티머니의 수수료 조율이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애플페이 관련 인물들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애플페이 수수료로 인한 소비자 비용 전가 우려 등에 대한 질의가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페이를 둘러싼 주요 쟁점을 정리해봤다. 

국감 도마에 오른 애플페이

5일 정무위에 따르면, 정무위는 오는 11일 열리는 국정감사에서 김덕환 현대카드 대표이사, 마크 리 애플코리아 영업총괄사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사유는 애플페이 도입에 따른 소비자 비용 부담, 이용 불편 문제 때문이다. 

앞서 올 3월 애플페이는 현대카드와 손잡고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각에선 애플페이가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에 긴장감을 줘, 점유율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란 기대감을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애플페이는 가맹점과 수수료 문제에 직면했다. 공식적으로 알려지진 않았으나 제휴 가맹점 수가 타 간편결제 서비스에 비해 적다. 여기에 애플페이가 카드사로부터 결제 건당 거둬들이는 수수료가 0.15%로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타국의 애플페이 수수료 대비 많게는 두 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이렇게 높은 수수료 비용이 카드사의 부담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부담을 느낀 카드사가 수수료 비용을 소비자에게 혜택 축소 등의 방식으로 전가할 수 있다. 오는 11일 열리는 정무위 국감에서는 애플페이 관련, 수수료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페이, 왜 현대카드만?

애플페이가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지 7개월이 됐지만 여전히 제휴 카드사는 현대카드 뿐이다. 관련해 일각에선 카드사들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친 애플페이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가 아닌 애플페이가 제휴에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몇몇 카드사들은 애플페이에 제휴 의지를 피력했으나, 애플페이에서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결제 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업계에 에서는 애플페이와 제휴할 의지가 있으며 이를 애플페이에게도 알렸다”며 “그러나 애플페이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업계의 의견을 종합하면, 애플페이가 다른 카드사와의 제휴에 미온적인 것은 현대카드의 사례를 보고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당초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제휴 서비스 출시 초기만 하더라도 신규 회원수가 급증하는 등 효과를 봤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애플페이 서비스가 출시된 다음 달인 올 4월 현대카드의 신규회원 수는 166만명으로 타 카드사 대비 많게는 두 배 이상의 성적이다. 이후 현대카드의 신규회원 수는 점차 줄어 6월부터는 타 카드사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낮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관건은 교통카드 기능 

업계에 따르면, 당초 애플페이는 아이폰15를 출시하면서 애플페이 교통카드 기능도 함께 선보이는 것이 목표였다. 앞서 애플은 iOS 개발자 문서에 지갑, 애플페이 결제 유형으로 티머니를 추가했으며, 필드테스트 또한 마친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수수료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애플페이에 티머니 서비스를 탑재하기 위해선 신용카드와 애플, 티머니가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관건은 신용카드사와 티머니의 수수료 문제다. 

애플페이 서비스의 경우 수수료가 높은데다가 티머니 수수료까지 고려하면 남는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아직 티머니와 제휴를 한 곳이 없어 신용카드사 입장에선 첫 타자로서 수수료 협의를 잘 해야 하는 의무를 가지게 된다. 또 애플이 티머니에게 애플페이 플랫폼 이용료를 청구할지는 미지수다. 

한편, 애플페이에 교통카드 기능이 중요한 이유는 결제처의 다양화다. 현재 알려진 애플페이의 주요 제휴처는 편의점, 마트, 카페, 백화점 등이다. 경쟁 서비스인 삼성페이의 경우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기술을 기반으로 전국의 가맹점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교통카드 기능도 된다. 특히 신용카드 업계에서 교통카드 기능을 주목하는 이유는 주거래 신용카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카드사의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애플이 움직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올해 안에 애플페이의 교통카드 기능은 탑재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결제 업계 관계자는 “신용카드사들도 어떤 사업자가 먼저 교통카드 서비스를 할지 잠자코 보고 있는 분위기”라며 “여기에 애플 또한 카드사들의 제휴에 대해 빠르게 피드백을 주고 있진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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