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뿐인 한국 핀테크 유니콘…정부·금융사 지원 필수”
“우리나라 핀테크 산업의 단점 중 하나는 유명세를 떨칠만한 유니콘 기업이 매우 적다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의 경우 2020년부터 2022년 동안 CB인사이트가 선정한 916개 유니콘 중 24.2%가 핀테크 기업이지만, 우리나라는 유니콘으로 평가받는 곳이 토스, 두나무, 한국신용데이터 정도. 이 중에서도 토스 정도가 해외평가까지 함께 이뤄지고 있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4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진행된 ‘서울 핀테크 위크 2023’ 행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삼정KPMG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 핀테크 기업의 시드부터 엑시트 단계까지의 성장률을 알아본 결과 고른 분포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산(혹은 매각)한 기업이 5.5%, 시드(Seed)가 30.1%, 얼리(Early)가 31.5%다. 다만, 엑시트(Exit)가 2.7%로 8~9%인 타국과 비교하면 훨씬 낮다.
김세호 삼정KPMG 디지털 전략팀 리더는 “이런 부분에서 볼 때 스케일업이 중요하다”며 “국내 시장을 극복한 스케일업을 국내 핀테크 기업들이 고민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스케일업을 하기 위해 여러 방향이 있는데 결과적으로 협업과 금융위원회의 정책적 지원이 중요하다”며 “전통 금융사와 핀테크 기업이 경쟁의 구도가 아니라 협업할 수 있는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일부 핀테크 기업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핀테크 기업들이 금융사와의 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존 금융사들은 풍부한 고객기반을 가진 빅테크 기업에게는 우호적인 반면, 그렇지 않은 중소 핀테크 기업들에게는 협업 시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하고 있다.
이성복 연구위원은 “대환대출 인프라가 구축되어서 기존 대출을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음에도 불구하고 대형 시중은행의 참여가 소극적”이라며 “(기존 금융사들이) 네이버, 카카오, 토스에게는 협조적이지만 소규모 기업들에게는 엄격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핀테크 업계에 따르면, 중소 핀테크 기업들은 대환대출 외에도 다양한 부문에서 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사가 중소 핀테크 기업과의 협업에 들이는 인력, 비용 대비 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성복 연구위원은 “건전한 핀테크 생태계를 위해 금융사와 핀테크와의 협업이 강조되어야 한다”며 “금융사 편의의 협업은 지양되어야 하며, 핀테크 기업에게 필요한 협업을 해주는게 금융사의 역할이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이 연구위원은 국내 핀테크 기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서울을 핀테크 허브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서울이 국제적인 핀테크 허브가 되기 위해선 핀테크 어트랙션(Attraction)을 높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연구위원은 “서울의 핀테크 기업을 국제적으로 유망하고 유명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서울에 소재한 핀테크 기업을 성장단계에 맞게 집중지원하고 유망한 핀테크 기업을 핀테크 스트리트(Street)로 유치해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대내외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선 핀테크 스트리트에 유치한 비상장 핀테크 기업 중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30곳 선정하고, 향후 5년 이내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 이 연구위원의 주장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