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대중화는 가능할까?
“블록체인이 불편하다고요? 블록체인의 작은 불편함이 대중화를 이끌 것입니다.“
지난 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국내 최대 블록체인 행사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 2023’의 주요 테마는 ‘대중화(Mass Adoption, 매스 어돕션)’였다.
이날 자리에 모인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들은 각자 서비스에 맞는 대중화를 위한 방법을 소개했다. 블록체인 지갑 서비스를 전개하는 회사들은 기존 금융 시스템의 한계를 이겨낸다는 가치를, 엔터 산업에 블록체인 기술을 융합한 회사는 초개인화를 그 방법으로 강조했다.
“블록체인 지갑은 자기수탁의 가치를 높일 것”
블록체인 지갑은 블록체인 서비스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 중 하나다. 기존 금융 시스템에서 예금, 적금 등의 기본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할때 무조건 있어야 하는 게 ‘계좌’인 것처럼 블록체인의 모든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선 개개인의 블록체인 지갑이 필요하다.
여태껏 대부분의 블록체인 지갑들은 복잡한 사용자 검색 환경/경험(UI/UX)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진입장벽이 높았다. 가장 기본적인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조차 블록체인 이용자들은 고도의 교육을 받아야만 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중앙화된 금융 시스템과 다르게 직접 수탁 및 관리를 해야한다는 점에서 일부 이용자에겐 부담이 크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어윈 첸 가상자산 지갑 회사 ‘트러스트 월렛’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월렛, 블록체인 대중화를 위한 방향’을 주제로 한 패널 토론에서 “인프라, 신용 증명 시스템 등이 존재해야 하는 기존 금융 시스템과 다르게 블록체인 지갑은 통신망만 존재한다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며 “웹3의 여정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들은 내 자산을 남이 아닌 내가 소유하고 관리하는 것에 큰 가치를 두고 있다”고 반박했다.
블록체인 지갑이 UI/UX 측면에서 불편함이 크고, 자기 수탁에 대한 부담이 있긴 하지만 이 부담이 기존 금융 시스템이 주는 한계보다 미미하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의 일부 단체는 주변에 은행이 없어 법정화폐로 금융 기부를 받지 못해 블록체인 지갑을 통해 가상자산 기부를 받기도 한다.
개발 도상국의 경우에는 블록체인 기술이 기존의 삶을 ‘해결’해줄 수 있는 핵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곧 웹3의 대중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하며 “블록체인 월렛이 이용자에게 부여하고 싶은 이러한 혜택이 인프라의 접근성을 높여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첸 CEO는 “주소가 복잡한 단어로 이뤄져 있다는 점 등에서 블록체인 지갑이 복잡하다고 하지만, 단체의 내부 사람들에게 각각 한단어를 기억하게 하는 등 간단한 방법으로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며 “번거롭긴 했지만, 이는 기존 금융 방식으로 해결할 수 없는 혁신”이라고 전했다.
복잡한 사용자 경험과 관련해서는 “어떤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느냐에 따라 보안과 사용자 친화성 강조 수준을 다르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첸 CEO는 “예치에 중점을 두는 고객, 예컨대 1억달러를 예치하고자 하는 고객에게는 당연히 사용자 경험보다는 보안이 중요할 거고, 여러 블록체인 서비스를 경험하는 데 중점을 두는 사용자에게는 사용자 경험이 중요할 것”이라며 “사용자 목적에 맞는 구체적 배합을 찾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엔터 “블록체인을 통한 초개인화, 엔터 산업 내 ‘불신뢰’ 해결 가능”
엔터 산업에선 ‘초개인화’가 블록체인 대중화로 이끌 것이라고 꼽았다. 아만다 카사트 웹3 마케팅 기업 ‘세로토닌’ CEO는 같은 날 진행된 ‘블록체인 엔터산업의 새로운 시대’라는 주제의 패널 토론에서 “현재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있고, 아티스트들과 구매자들의 직접적인 접촉이 많아 지고 있는 현재, 더 효율적인 소비를 이끌 것”이라며 “초개인화를 강화하는 마케팅 방식과 좋은 지식재산권(IP)이 있다면 엔터산업에서의 매스어돕션은 시간 문제라고 본다”고 전했다.
조셉 백 국내 엔터테인먼트 사 ‘모던하우스’ 설립자 또한 “기존 엔터업계의 사업 구조는 대부분 회사 내부에서 그룹 결성, 타이틀 곡 선정 등을 결정하는 데 블록체인 온체인 커뮤니티를 통한 NFT 판매로 결정 권한을 일부 위임한다면 엔터 산업 내 불투명성과 새로운 비즈니스모델(BM)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긍정했다.
그에 따르면 엔터 산업 내에는 여러 팬 참여 프로젝트가 많지만, 관련해 결과를 조작하는 등의 행위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그러나 온체인 데이터를 이용하면모든 투표 기록이 저장이 되니 신뢰성이 높아지고 아이돌을 만드는 절차도 더 투명하고 신뢰 있게 진행될 수 있다.
조셉 설립자는 “매년 100개가 넘는 아이돌이 나오고 있는 엔터 시장에서 이러한 점은 차별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웹3가 백엔드만 존재하는 시스템이라면 블록체인의 복잡성은 부각될 일 없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단 패터슨 NFT 전문 펀드 ‘스페르미온’ 파트너 또한 “중개자가 없는 웹3는 아티스트들과 팬들의 소통이 중요한 엔터 산업에서 그 가치가 실현될 것”이라며 “브로커 등의 기존 유통 체계를 없애고, 팬 및 콜렉터들에게 직접 다가갈 수 있는 초개인화라는 문화적 트렌드를 만들 수 있다”고 언급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