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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일타] 비대면 진료, 의료계와 산업계는 왜 싸우나

오랜만입니다. 오늘 우리가 다뤄볼 주제는 비대면진룝니다. 병원 얘기하니까 갑자기 욱하는데, 제가 지난주에 어깨가 아팠어요, 자꾸만 몸이 경직되고 힘이 들어가서 그런거 같다고 물어보니, 의사가 제가 힘이 세서 그렇대요. 좋은 진단, 고맙습니다.

여튼, 이런 이야길 하려고 한 건 아니고요. 오늘 우리가 다뤄볼 이야기는 요즘 의료계의 뜨거운 감자,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입니다. 비대면진료, 뭔지 아시죠? 병원 안 가고 정보통신 기기를 이용해서 환자와 의사가 접촉하지 않고 만나는 겁니다. 병원 안 가고 진단 받고 처방 받고.

이 비대면진료가 지난 9월 1일부터 시범사업에 들어갔습니다. 엇 왜 시범사업이냐고요? 이미 우리동네에서는 옛날부터 하고 있었다고요? 네. 맞습니다. 코로나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비대면진료가 허용됐었죠. 코로나 감염병 때문에 병원에 가기 어려운 환자들도 많았고, 그런 환경을 감안해서 코로나가 ‘심각’ 단계일 동안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의 일부가 허용됐었습니다. 

그러나, 그 심각 단계 경보가 한단계 내려오면서 법적으로 비대면진료를 할 수 있는 근거가 사라졌어요. 국회에 일부 의료법 개정안이 올라와 있지만, 그게 아직 통과되진 않았죠. 그러니까 갑자기 비대면진료가 전부 멈춰버리면 혼란이 있으니 시범사업을 해가지고 제도 공백을 메꾸겠다, 그게 보건복지부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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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일단, 이 시범사업이라는 게 어떤 내용 담고 있는지 먼저 봐야겠죠? 그래야 좋은 건지 아닌 건지 판단이 가능하잖아요? 하지만 세세히 짚어보면 너무 복잡하니까, 아주 간략하게 정리하겠습니다. 첫번째, 기본적으로 초진은 안 되고 재진 중심입니다. 처음 아플 때는 무조건 병원 가서 의사보고 진단 받고 처방받으라는 거죠.

물론, 모든 일엔 융통성이 있으니까 아주 예외적으로 초진 되는 때가 있습니다. 산간 벽지에서는 쉽게 병원가기 어렵잖아요, 또 65세 이상 노인이라든가 등록 장애인, 그리고 감염병 환자는 예외적으로 비대면진료로 초진이 가능하죠. 처방은 안되지만 자기가 다니던 병원이 야간이나 휴일에 문을 닫았을 때 18세미만 소아 환자는 안가본 병원에서 비대면으로 의학 상담은 가능합니다. 앞서 말했지만, 처방은 안 됩니다.

두번째, 비대면이 가능한 병원의 종륩니다.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입니다. 의원급은 쉽게 말해서 동네 병원입니다. 진료과목이 하나인 동네 의원에서, 만성 질환자는 1년 이내에 재방문일 경우, 다른 질환들은 30일 이내 재방문에 해당할 때 비대면이 된다는 거죠. 조금 규모가 큰 병원급 규모에서도 비대면을 하기는 합니다만, 그때는 희귀질환자, 수술이나 치료 후 지속 관리가 필요한 환자들 중심이고요.

세번째로, 이건 왜 필요한지 모르겠는데, 일단 의료기관이나 약국에서 매달 30% 안쪽으로만 비대면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아마도, 이 제한이 없으면 비대면만 하는 곳이 생겨날까 우려하는 것 같은데요. 실제로 시범사업의 금지 조항에는 “비대면진료만을 실시하는 의료기관이나 비대면 조제만 실시하는 약국 등의 전담 기관은 운영을 금지한다”는 것이 포함되어 있죠.

자, 여기까지 보고나면 무엇이 느껴집니까. 시범사업에서 무엇을 경계하는지 잘 느껴지죠. 네, 초진 금지입니다. 그리고 재진의 범위도 많이 좁혀 있어요. 이거 아주 예민한 문젭니다. 특히 초진. 쉽게 열지 못하는게 의료계 반발이 아주 셉니다. 결사반대 중이죠. 

자, 이제 의료계 입장을 봐야겠네요. 아주 자연스럽습니다. 의료계는 일단 비대면 진료에 대해 아주 부정적입니다. 비대면진료가 대면만큼 같은 수준으로 효과와 안전성이 있겠느냐? 어렵다. 비대면은 대면의 보조적 수단으로만 활용해라. 그거죠. 초진의 경우에는 특히나 오진의 위험성을 경계하죠. 그리고 법적 책임을 누가 질거냐, 의사가 지는 것 아니냐. 비대면 초진으로 오진 나오면, 플랫폼 니네가 책임 질거냐? 이거죠. 

비대면진료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약처방과 배송이 있는데, 약사들도 극구 반대합니다. 병원에서 처방전 받아서 비대면으로 약을 받아보게 될 경우 약국이 패스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겠죠. 물론, 법적으로 그렇게 되어 있진 않지만요. 

악사들이 비대면진료를 반대하는 것에는 약국에서는 비대면 약 처방이 비급여 고위험 약을 오남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얼마전에 보건복지부 공청회가 있었는데, 거기에서 약사회 임원이 이런 말을 합니다. 탈모약처럼, 여성이 만지면 위험한 약 같은 것을 여러 플랫폼에서 사재기한 사실이 적발됐다, 그런 거죠. 정부가 이런 불법 의약품 유통을 제대로 단속하지 않으면 비대면이 위험하다고 지적하기도 하고요. 

의료계 입장만 듣고보면, 비대면 진료, 이거 해야해?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그런데 산업계 이야기를 들으면 또 내용이 다릅니다. 산업계는 비대면진료를 활성화 하자고 하나요? 의료계가 안전성을 젤 앞에 뒀다면 산업계는, 그러니까 의료 앱서비스나 플랫폼 같은 곳들은 환자의 편의성을 앞세웁니다. 예를 들어서 제가 경기도에서 서울로 회사를 가요. 하루종일 바쁜데 집근처 병원 가려면 어떡해야 합니까. 연차 내야죠. 

병원 한번 가려고 연차 내는게 쉽지 않죠. 일의 종류에 따라 하루 일 빼기가 어려운 직종 들은 더더군다나 대면으로 병원가는게 쉽지 않습니다. 이런 환자들 의료 서비스 접근성 떨어지니까, 어떡하자는 겁니까. 비대면으로도 진료 받을 수 있게 해달라, 그런 이야기죠.

게다가 약사협회에서 하는 이야기 같은 것이 과장됐다고도 지적합니다. “(비대면진료로 처방되는 전체 의약품 중) 급여질환이 79.7%, 비급여 질환이 20.3%”라면서 “사후피임약의 비중이 절반이 넘는다고 했는데 실제 처방전이 발행된 것수를 보면 전체의 7.8%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반박하죠. 

하지만 이 산업계 역시 비대면 시범사업에는 울상을 합니다. 초진 허용이 되지 않은 것은 물론, 재진의 범위도 너무 좁아 실질적으로 환자가 쓰기 어려운 상황이 됐기 때문이라는데요. 따라서 시범사업에 대한 재평가를 실시하고 조건을 완화하는 방향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죠. 실제로 얼마나 줄었느냐고 하니, 한시적 허용 때보다 시범사업 계도 기간에 플랫폼을 통한 비대면진료 이용 건수의 95% 이상이 금갑했다고 하니 절박함을 알 것도 같고요.

이 시범사업 내용에 의료계와 산업계 그 어느 하나도 만족하지 않는 거죠. 그런데 지금까지 논의에서 빠진 영역이 있죠. 의료 영역에서 가장 중요한 주체. 바로 환자 입장이 빠졌는데, 바로 이 강의를 하는 저와 시청자 여러분이 대체로 환자의 입장이 될 가능성이 있으니 우리는 우리 입장을 생각해보기로 해요. 아주 중요한 문제니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영상제작_ 바이라인네트워크 <임현묵 PD> <최미경 PD>
글_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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