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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모든 게 가능한 30만원짜리 안드로이드 태블릿, 레노버 탭 P12

솔직히 무시했다. 29만9000원, 정가 31만9000원짜리가 좋아봐야 얼마나 좋겠나 싶은 마음으로 장비 대여를 신청했다. 결과는 의외인데, 백만원이 넘는 아이패드 프로(M1)에서 할 수 있는 일들 대부분을 얼추 비슷하게 할 수 있었다. 레노버는 도대체 무슨 소재로 태블릿을 만든단 말인가.

태블릿 AP는 국내 사용자들에게는 친숙하지 않은 미디어텍의 디멘시티 7050 제품을 사용했다. 물론 국내에서만 친숙하지 않은 것이지 미디어텍은 AP 업계 3~4위를 다툴 정도로 큰 기업이다. 주로 화이트박스(저가형 안드로이드 제품)용 가성비 칩셋을 만드는데, 가끔 디멘시티 7050 같은 프리미엄급 제품들도 만든다. 디멘시티 7050은 퀄컴 스냅드래곤 778G 수준의 성능을 내는 제품이다. 즉, 대부분의 작업에 문제가 없다.

제품의 화면은 그야말로 시원하다. 12.7인치로 노트북만큼 거대하지만 베젤이 얇아 크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해상도는 3K 수준인 2944 x 1840이며 화소 밀도는 273PPI다. 참고로 아이패드 프로(264PPI)보다 높다. 주사율은 일반적인 노트북 수준인 60Hz다. 무게도 615g으로 부담스럽지는 않은데, 여느 태블릿이 그렇듯 폴리오 케이스를 씌우는 순간 기본 무게보다 훨씬 묵직해진다. 폴리오 케이스의 단점도 하나 있는데, 지문인식 센서와 케이스 테두리가 인접해 있어 지문인식할 때 손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전반적인 조작감은 아주 부드러운 편은 아니다. 앱 간 스크롤 시 버벅일 때가 있지만 크게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다. 태블릿에서 기대하는 작업, 그러니까 유튜브 시청, 넷플릭스 시청 등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특히 쿼드 스피커에서 나오는 사운드가 아주 굉장해서 방구석에서 ‘무빙’을 시청하기 아주 좋았다. 물론 TV로 시청하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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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에 대해서는 생각보다는 뛰어난데 그렇다고 막 추천할 정도는 아니다. 우선 게임을 실행하면 인게임 주사율은 거의 60프레임으로 고정되지만, 제품이 가진 최대 해상도로 실행되지 않는다. 자세히 보면 캐릭터 얼굴들이 찌그러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영상 편집의 경우 틱톡이나 캡컷 등은 아무 무리 없이 실행된다. 어도비 프리미어 러시 역시 실행은 할 수 있고 간단한 편집까지는 가능했지만 프록시 미디어 실시간 렌더링을 적용해 놓으면 효과가 바로바로 적용되진 않았다. 영상편집은 최대한 PC로 하는 게 건강에 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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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을 사용하며 가장 놀라운 경험은 레노버의 자체 소프트웨어들이다. 레노버는 원래도 자체 소프트웨어를 잘 만든다. 그러나 그 완성도가 꽤 성숙한 지경에 이르렀다. 예를 들어 노트 앱 nebo의 경우 프리시전 펜으로 쓴 손 글씨를 텍스트로 바꿔주는데, 영어는 물론 한국어 인식률도 상당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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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악필을 꾸역꾸역 받아내는 모습을 보라.

제스처 역시 인상적인데, 지우개 버튼을 클릭하는 대신 글자 위에 취소선 몇개를 그려주면 글자가 자동으로 지워진다. 이런 소소한 팁들이 여기저기 숨어있어 사용하기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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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수식을 입력할 수 있는 MyScript Calculator 2 역시 대부분의 기호를 안정적으로 텍스트로 변환해 주는데 소수점 평가가 좀 성의가 없는 면이 있다. 그래도 컴퓨턴데 적어도 봉석이보다는 길게 말해야 될 것 아닌가.

가장 어이없는 앱은 리얼 복싱 2다. 기본 앱으로 깔려 있는데 구매를 안해서 못 쓴다고 나온다. 그럼 왜 깔아줬어.

레노버 프리스타일 역시 훌륭한 앱인데, 레노버 PC와 함께 쓰면 서브 모니터로 쓸 수 있게 해주는 앱인데 레노버 PC를 쓰는 동료가 출근을 하지 않아 사용해 보지 못했다.

업무용과 여가용을 오가는 제품인 만큼 훌륭한 펜이 있으며 태블릿 펜에서 기대하는 역할 대부분을 수행할 수 있다. 특히 영상 편집할 때 정밀하게 사용하기 좋다. 자석식으로 붙일 수는 있지만 충전은 되지 않으며, 상단의 USB-C로 별도 충전해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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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자체의 배터리는 10200mAh로, 하루 종일 써도 절반을 다 쓰지 못한다.

포코핀으로 연결하는 별매 키보드 역시 잘 작동할 것 같지만 레노버에서 빌려주지 않아 사용해 보지 못했다. 레노버는 랩톱 키보드를 가장 잘 만드는 회사이므로 훌륭할 것으로 예상만 해본다.

현재 갤럭시 탭이 가격을 인상하며 저렴한 안드로이드, 특히 핑크퐁과 아기상어와 티니핑을 틀어줘야 하는 이들에게는 희망이 사라져 버렸다. AS 정책, 가격, 국내 정식 발매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하면 유일한 대안이 레노버의 P12가 아닐까. 물론 어른들이 쓰기에도 아주 좋다. 레노버 탭 P12는 11번가에서 현재 2만원 할인, 이어폰 증정 등의 행사를 하고 있다.

영상제작. 바이라인네트워크
촬영·편집. 바이라인네트워크 영상팀 byline@byline.network
대본. <이종철 기자>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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