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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2학년이 이해할 수 있는 지문 난이도의 인터뷰(feat.아티피셜소사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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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웨비나] 중동의 ICT 및 테크 기업 생태계 – 사우디 아라비아, UAE를 중심으로

◎ 일시 : 2025년 1월 23일 (목) 14:00 ~ 15:10

독자님들, 잘 풀어보셨나요? 오늘 소개해드릴 스타트업은 ‘인공지능으로 시험 지문을 만들어 공급한다’는 비전을 가진 아티피셜소사이어티입니다(회사에 대한 소개는 위, 문제 지문에도 들어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카카오벤처스가 준비한 간담회에서 김기영 아티피셜소사이어티의 발표를 들었습니다. “교육 사업에서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가는 부분이 콘텐츠 소싱과 마케팅인데, 우리의 기술이 마케팅은 몰라도 콘텐츠 소싱 비용은 확실히 줄여줄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는 말에 회사를 조금 더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발표 당일 오후,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아티피셜소사이어티를 찾아 김기영 대표의 이야기를 더 들어봤습니다.

김기영 아티피셜소사이어티 대표가 지난달 30일 카카오벤처스가 준비한 간담회에 참석, 회사의 사업모델을 소개하고 있다.

콘텐츠 소싱 비용을 줄인다?

수학능력시험의 언어영역 지문은 매우 깁니다. 해당 지문을 빨리 읽고 나서 문제에서 요구하는 정답을 찾아야 하는데, 문해력이 바탕이 되어야죠. 이 문해력이라는 게 그냥 길러지는 것은 아닙니다. 유사한 지문을 많이 읽어볼수록 독해력도 빠르게 올라올 수 있겠죠. 그래서 모의고사라는 걸 보고, 문제집을 사서 계속 풀어보는 겁니다.

그런데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시험 문제라는 게 유형이 수백개, 수천개 되는 게 아닙니다. 거의 같은 유형의 문제가 반복되죠. 그러니, “시험에 나올 만한 지문+시험에 자주 나오는 유형”을 반복해 푼다면, 고득점으로 가는 길이 열릴 거라고 보는 게 김기영 대표의 주장입니다.

그렇지만 말이 쉽지. 언어 영역의 저 긴 비문학 지문을 누가 매일 만든단 말입니까. 사실 지금도 유명 대학교의 게시판에는 ‘지문 만들기’ 아르바이트가 종종 올라오고 있습니다. 비문학 지문 하나에 문제와 정답 세트를 묶어서 팔면 50만~70만원까지 지불받는 고소득 파트타임입니다. 신뢰할만한 지문을 골라 나올만한 문제를 만들어내는 능력에 돈을 내는 것이죠. 대형 학원이나 혹은 문제를 만들어 배포하는 회사에서 주로 이런 파트타이머를 고용합니다.

아티피셜소사이어티는 이 시장을 우선 공략하려 합니다. 신뢰할만한 데이터를 많이 확보해 언어모델을 학습시킨 후, ‘EduGPT’ 웹서비스를  통해 문제를 대량으로 만들어 공급할 수 있다는 거죠. 입시가 망하지 않는 이상 문제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 있을 것이고, 이 수요를 인공지능으로 값싸게 빨리 많이 만들어 공급할 수 있으니 시장성은 충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일차적으로는 대치동 학원가에서 반응할 것이고, 문제집을 만드는 회사나, 장기적으로는 중소규모 학원과 공교육 등에서도 충분한 수요가 있을 거라고 봤습니다. 장기적으로는 플랫폼 안에서 인공지능으로 지문과 문제 세트를 생성하고, 검수를 마친 후 출력까지 하는 토털 솔루션으로 성장시키겠단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서비스?

지문과 문제를 만들어내는 서비스의 이름은 ‘젠큐(genQue)’입니다. 수능 국어와 영어 지문과 문제를 각각 7~8가지 유형으로 표준화해 만들어냅니다. 난이도와 글의 길이, 글의 구조처럼 목적에 맞게 교사가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을 구분해 놓고 조정할 수 있게 했죠.

난이도 평가는 어떻게 하느냐고요? ‘이글이글’이라는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문을 입력하면 해당 글의 난이도를 학년 수준으로 나타내주죠. 평가의 근거는 어려운 단어나 문장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명사나 서술어가 얼마나 포함되어 있는지 등입니다. 문제의 난이도는 예상 정답률을 알려줘서 조정할 수 있게 하는데요, 김기영 대표의 말에 따르면 자체적으로 평가한 결과 난이도의 정확도가 70% 정도는 맞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합니다.

젠큐를 통해서는 파편화된 툴을 하나의 플랫폼 안에 통합해 SaaS(클라우드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것) 형태로 공급하겠단 목표도 세웠는데요. 문제 출제에 필요한 여러 도구가 흩어져 있는데, 이게 따로 따로 존재해서 쓰임에 불편한 경우가 많으니 이를 한 곳에서 공급하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한 에듀테크의 고민

첫번째는 챗GPT가 열어준 기회이자 도전입니다. 인공지능이 빠르게 문제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분명히 초거대언어모델 등장이 열어젖힌 기회 덕분입니다. 김기영 대표도 처음에는 “챗GPT가 나오고 나서 대박 날 줄 알았다”고 말합니다. 회사가 지금보다 두세배, 아니 서너배는 빨리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니까요.

그러나 그 기대는 곧 무너졌다고 합니다. 막상 써보니 두세배는 커녕 효율이 기존의 20~30%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챗GPT의 거짓말, 즉 환각효과(할루시네이션) 때문입니다. 아무리 시험 문제라지만 거짓 정보를 학생들에게 공급할 순 없겠죠. 게다가 요즘처럼 정보가 빠른 세상에선 새로이 다뤄야 하는 콘텐츠도 많아지는데 이런걸 과거 잡다한 정보를 공부한 챗GPT가 감당하긴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 하나. 어떤 데이터를 학습시킬 것이냐의 문제죠. 정확한 정보를 찾아야 하고,  또 저작권 문제가 없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이런 여러 문제를 피해서 법적으로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는 서비스를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 아티피셜소사이어티와 같은 회사가 풀어야 할 숙제죠.

현재 아티피셜소사이어티는 믿을 만한 출처에서 정보를 확보, 문제를 만들어내고 검수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야 GPT의 거짓말을 걸러낼 수 있으니까요. 또, 젠큐를 통해서 국어와 영어 지문을 만들어내는 것을 넘어 표준화, 자동화된 콘텐츠 생성으로 주요 교육 분야 전체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단 비전을 세웠습니다. 표준화된 프로세스로 콘텐츠 제작을 자동화하고 학습자료를 만들어 배포한 후 실시간 피드백을 받는 과정이 굳이 국어와 영어에만 한정될 필요는 없다고 본 것이죠.

어떠신가요? 이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이 잘 되리라고 보시나요? 아직은 초기단계 스타트업이지만, 학원들과 손잡고 레퍼런스를 쌓고 있습니다. 잘 풀리면 앞으로 학생들은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문제로 입시를 준비하는 게 익숙해질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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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기사 상단에 뜬금없이 나온 ‘아티피셜소사이어티’에 대해 알리는 지문과 문제 세트는 제가 만들었습니다. 읽으신 지문을 아티피셜소사이어티가 운영하는 ‘이글이글’이라는 사이트에 집어 넣고, 이게 만약 국어 교육을 위한 지문이라면 어느 학년의 난이도일지 검사해봤습니다. 다행히, 중학교 1.25학년이 나왔습니다. 기자일을 시작하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이야기가, 기사는 중학생이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쉬워야 한다였는데. 정진하겠습니다. 참고로 정답은, (4)번 입니다. 맞추신 분, 멋져요.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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