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AICC 들여다보니…효율성에 초점

금융권에서 인공지능 컨택센터(AICC)를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다. AICC는 AI를 이용한 지능형 고객센터로, 단순반복 업무가 많은 고객상담 업무에 AI를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금융권의 AICC는 아직은 고도화된 기능 보다는, 챗봇 중심으로 기본적인 안내 수준의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금융권에서는 고객의 서비스 만족도와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은 AICC를 구축해 활용 중이다. 

AICC는 음성인식(STT), 음성합성(TTS), 자연어이해(NLU) 등 AI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의 질문을 이해하고 의도를 파악해 업무처리를 돕는다. 이런 까닭에 금융권에선 주로 AI상담봇, AI챗봇에 활용하고 있다.

금융권에서 AICC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코로나19 확산이 큰 계기가 됐다. AICC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을 선호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필요성이 더 커졌다. 

한 시중은행의 AICC 관계자는 “과거에는 컨택센터가 고객들의 컴플레인에 집중이 되어 있었다면, 코로나 이후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이 익숙해지면서 단순 반복적인 콜센터 개념에서 벗어나 생산적인 커뮤니케이션 채널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면서 활용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서포트(Support)해줄 수 있는 AI 기술이 가시화되면서 지금의 AICC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디지털화 확산, 비대면 채널의 확대로 상담 이용 건수는 증가하지만 인력 충원, 긴급상황 대처가 어려워 금융권에서 AICC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특히 금융권은 AICC를 통해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을 통해 AI가 단순업무를 대체하고 직원은 전문적인 영역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구성이 가능해졌다”고 전했다. 

-시중은행, AICC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우리은행은 크게 상담봇과 챗봇을 활용하고 있다. 먼저 AI 상담봇의 경우 대표번호에서 상담원 연결 요청 시 AI가 고객의 의도를 파악해 전담 상담원을 연결하거나 요청에 대응한다. AI 상담봇은 불완전 판매 예방을 위한 사후관리 업무도 한다. 모니터링, 연체지원, 만기안내 등 해피콜 업무와 만족도 조사,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안내 등의 업무를 AI가 먼저 수행하고 보완이 필요한 경우 상담 직원이 대응한다. 

챗봇은 대고객 대상, 대직원 대상 두 가지로 나뉜다. 대고객 대상의 AI챗봇은 고객의 질의 의도를 파악해 비대면 업무처리 방법, 서비스에 대한 안내, 영업점 방문 시 서류 안내 등 상담을 제공한다. 대직원 대상의 AI챗봇은 영업점 직원들의 내점 고객 응대 지원을 위해 업무처리 방법 안내와 관련문서 검색, 서무, 법무, AML 등 특화 챗봇이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3월 오픈한 미래컨택센터 FCC STT·TA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FCC STT·TA는 고객의 음성을 문자로 변환하고 AI와 데이터 분석기술을 활용해 텍스트를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고객센터 급상승 키워드 감지로 내부의 영향도를 파악하고 해당 이슈에 대한 콜 통계, 고객의 반응을 분석한 리포트를 자동으로 생성한다. 

또 일평균 10만콜에 달하는 방대한 양의 상담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의 금융상품, 서비스 문의, 불만사항을 도출하고 분석한 결과를 기반으로 리포트를 만든다. 이를 통해 고객센터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개선한다. 상담지원 시스템은 고객의 질문에서 의도를 파악한 뒤 최적의 답변을 상담원에게 제공한다. 상담이 종료된 후에는 상담 내용을 자동으로 요약, 입력해 상담원의 업무 편의성을 높여준다. 

아울러, 국민은행은 챗봇과 콜봇 서비스를 KB금융그룹의 전계열사와 연동했다. 고객이 국민은행으로 전화를 하더라도 KB국민카드나 KB증권 직원의 응대를 받을 수 있다. 챗봇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KB금융그룹 자회사에서 동일한 챗봇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은행 측의 설명이다.

하나은행은 AI 음성기반으로 금융상담이 가능한 AI콜봇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AI콜봇은 고객의 전화문의를 직접 응대하거나 셀프 처리 방법을 제시해 업무처리를 지원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AI콜봇은 직관적이고 다양한 요청사항을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어 기존 콜센터 이용 시 상담사 연결까지 대기시간이 길거나 셀프 처리에 대한 가이드가 없어 불편을 겪었던 손님들에게 좀 더 편리한 상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해 9월, 하나은행은 AI 기반의 대화형 챗봇 서비스 하이챗봇을 전면 개편했다. 고객별 맞춤형 답변을 제공하는 개인화 서비스를 도입, 고객이 문의한 내용을 뱅킹 앱 하나원큐 거래 화면과 자동으로 연계한다.  

-직접 써보니…기본적인 수준에서의 안내

세 은행 모두 기본적인 수준에서 AICC가 활용되고 있었다. 전화 응대를 하는 콜봇의 경우 대표번호로 전화를 해 상담사를 연결하면 이용할 수 있다. 가장 먼저, 전화를 걸었을 때 원하는 업무를 이야기하면 AI가 직접 응대할 수 있는지 상담사 연결을 할지 먼저 판단한다.

만약 상담사 연결이 필요하다고 하면 해당 분야의 상담사를 연결해준다. 시중은행 컨택센터 관계자는 “과거에는 담당자 연결을 위해서 여러 사람을 거치는 일이 빈번했다면 AICC의 도움으로 한 번에 고객에게 상담사를 연결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챗봇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고객이 필요한 업무를 입력하면 관련 항목이 답변으로 나오면서 고객에게 선택지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기술력이 효율성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다.

한편, 은행이 AICC를 도입할 경우 고객은 대기시간이 줄어드는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에서 상담직원과 통화하려면 기다려야 하는 일이 많은데, AI의 경우 곧바로 답변이 가능하다”며 “AI로 대체할 수 있는 업무 범위를 확대하려는 것이 은행들의 과제”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