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대형 메타버스 구현될 것’ 천재 개발자의 미래 전망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창업자 방한
포트나이트발 ‘오픈 메타버스’ 재차 강조
단일 대형 메타버스와 중소형 메타버스 간 상호 호환 거론
기술적 표준과 경제적 표준화 정의 이뤄져야

언리얼 엔진(개발도구)으로 유명한 에픽게임즈의 팀 스위니 창업자(대표)가 4년 만에 방한했다. 자체 개발사 행사인 ‘언리얼 페스트 2023’에 참석해 오랜만에 미디어 앞에 섰다.

팀 스위니는 천재 개발자이자 게임업계 최고 부호 중 한 명이다. 포브스가 추산한 순자산은 41억달러(약 5조4300억원). 2022년에 74억달러까지 올랐다가 하락했다. 그는 게임과 3D콘텐츠 업계의 필수재로 불리는 언리얼 엔진으로 이름을 알렸고, 2017년 첫 출시한 슈팅 게임인 ‘포트나이트’가 서구권에서 문화 현상을 일으킬 정도로 크게 성공하면서 억만장자가 됐다.

그의 미래 전망은 ‘메타버스(가상융합현실)’였다. 단일 대형 메타버스 출현을 예상했다. 에픽게임즈는 ‘오픈 메타버스’를 추진한다. 말 그대로 열린 경제를 구축한다. 한 회사가 독점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 초대형 메타버스와 연결될 중소형 메타버스 간 상호 호환성도 강조했다. 소비자가 한번 구매하면 같은 재화가 여러 메타버스에 통용이 되는 공유 경제를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에픽게임즈는 언리얼엔진 외 포트나이트를 앞세워 오픈 메타버스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포트나이트는 일반적인 게임으로도 즐길 수 있고, 창작자들이 게임 내에 게임을 오픈할 수 있도록 ‘포트나이트 언리얼 에디터(UEFN)’를 제공 중이다. 지난 3월 UEFN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궁극적으로는 여러 개의 메타버스가 통합돼 단일 대형 메타버스가 구현이 되는 것을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단일 대형 버추얼 월드가 만들어지면 앱을 설치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이동을 할 수 있고, 자신들의 소셜 커넥션을 잃지 않으면서도 이동할 수 있다라고 봅니다. 하나의 큰 메타버스가 여러 개의 작은 메타우스가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임계질량을 넘어서는 대형 메타버스가 생기게 되면 많은 회사들이 그쪽으로 편입이 되는 효과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진짜 큰 메타버스가 하나 생기면 하나의 아이템을 1달러를 주고 샀다면 거기 내에 있는 모든 메타버스에서 다 쓸 수가 있기 때문에 경제적 효과가 굉장히 클 것입니다.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아직 모든 게임을 단일 메타버스에 연결할 수 있는 기술이 없습니다. 할 일이 많고, 다행히 에픽게임즈에게 할 일이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적으로 많은 발전이 있으면서 점진적으로 사람들이 이 일을 할 것이라고 봅니다. 웹브라우저가 있는 것처럼 메타버스 브라우저가 나와서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 있는 형태가 될 수 있지 않나라고 생각합니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창업자

에픽게임즈가 메티버스에 주목하는 이유가 단일 대형 메타버스를 위한 것인지에 대해선 ‘오히려 반대’라고 답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한 회사가 이걸 독점하는 걸 원치 않기 때문에 이런 메타버스를 지향을 하는 거고요. 상호 호환성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예를 들어서 여러 가지 스토어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스토어들끼리 상호 호환성이 있어야 되고, 물론 특정 스텐다드를 관리하는 관리위원회라는 형태가 있어야 될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 게임 경험에 대해서는 회사들이 각자 통제를 하는 형태로 자율권을 열어 줄 겁니다. 게임 경험을 통제하고 전반적인 게임의 등급이라든지 운영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저희가 하는 역할은 하나의 오픈 메타버스를 만들기 위해서 도움을 드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고, 여러 위치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가기 위해서 단순히 노력을 하는 것이지 저희의 영향력을 활용을 해서 독점을 한다든지 이럴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오픈 인터넷을 지향한 것 같다 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현재 메타버스는 난립 형태로 상호 호환이 불가하다. 그는 ‘기술 표준화’와 함께 ‘경제적 표준화’를 강조했다.

“기술적인 표준화가 먼저 필요하겠죠. 그리고 경제적인 표준화도 있어야 합니다. 공유 경제가 됐을 경우에 수익(분배)을 어떻게 대응할지, 이런 것은 선례가 있지는 않습니다. 수익화 모델이라든지 디지털 자산의 결제 모델이 다 다릅니다. 여기에 좀 신경을 쓸 필요가 있습니다. 상호 호환성이 있는 아이템을 위해선 기술 표준 파일 포맷이 정의가 돼야 하고요. 게임 간 등급, 또 어떻게 표준을 공유할지 정의가 돼야 합니다. 한번 구매해서 (여러 메타버스에서) 여러 번 쓸 수 있으면 지불의사가 높아질 겁니다. 포트나이트에서 오픈 메타버스를 준비 중입니다. 모든 사람들을 다 연계하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2030년쯤 되면 메타버스 근처에 왔구나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팀 스위니가 메타버스에 대한 강한 확신을 나타냈으나, 메타버스에 대한 시장 주목도가 예전 같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메타버스를 어떻게 보는지 따라 매력이 있고 없고 달라질 수 있습니다. 포트나이트나 마인크래프트 게임 형태로 보게 되면 매력이 있습니다. 현재 메타버스 형태를 경험할 수 있는 게임에 월간 활성 유저 수가 6억명에 달합니다. 굉장히 큰 시장이고 성장세도 큽니다. 게임업에서 봤을 때, 메타버스 트렌드는 피할 수 없습니다. 굉장히 재미있기 때문인데요. VR(가상현실) 기반 메타버스는 재미를 증명하지 못했습니다. 게이밍 인더스트리가 메타버스에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 봅니다. 2030년까지 유저 10억명 이상을 돌파할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메타버스에 실망하는 경우도 있는데 게임이 메타버스를 정의하는데 많은 역할을 할 것입니다. 여러 기술적 혁명이 일어날 것이고요.”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앞서 에픽게임즈가 ‘생성 AI 적용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보인 것과 관련한 질문도 나왔다. 팀 스위니는 생성 AI 적용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달했다.

“에픽게임즈가 왜 메타버스에 집중하게 됐는지 게임 개발사 역사 보게 되면 게임을 만들면서 메타버스를 잘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포지셔닝이 잘 돼 있기 때문입니다. AI는 (에픽게임즈보다) 잘하는 회사가 있습니다. 생성 AI엔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기도 하고요. 가치가 있다는 건 충분히 알고 있지만, 우려도 많습니다. 타인이 작업해온 걸 적절한 보상과 권리 인정을 하지 않고 가져다 쓰는 문제 등 복잡합니다. 기술적 혁신도 있지만 회사간 분쟁도 많고요. 지난 2년간 생성 AI를 보게 되면 엄청난 발전이 있었습니다. 다른 영역에서도 혁신이 일어날 것인가엔 의문이 있고요. 지난 20~30년간 (생성 AI를 위한) 기초연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소비자 쪽에서도 혁신이 있는 것이고요. 3D콘텐츠와 게임 콘텐츠 창작에 어마어마한 변화가 있을 것인가엔 기초연구가 부족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근시일내 게임산업에 많은 변화가 나타나진 않을 것이고, 시간을 가지고 지켜봐야 합니다. 기초연구 성숙도를 지켜보고 적용해야 합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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