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마켓 2강 깨지나? 삼성도 엮인 유럽 디지털시장법

유럽 디지털시장법(Digital Markets Act, DMA)의 국내 관심도가 부쩍 올라갔습니다. 지난 4일(현지시각)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DMA의 ‘잠재적 게이트키퍼’ 기업들이 자사 플랫폼 서비스 내용을 제출해 전날(3일) 접수를 완료했네요. 여기에 삼성이 포함됐습니다. 잘 알려졌다시피 삼성은 유럽 내 스마트폰 출하량 1위 사업자입니다.

총 7개 사업자는 알파벳(구글), 아마존, 애플, 바이트댄스,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삼성입니다. 잠재적 대상이지 확정은 아닙니다. 집행위원회에선 오는 9월 6일까지 각 사업자가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논의를 거쳐 규제 대상을 확정합니다.

DMA는 지침(directive)이 아닌 법률(regulation)입니다. 유럽 현지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미국 빅테크를 겨냥한 규제법으로 알려졌으나, 여기에 바이트댄스(틱톡)와 삼성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물론 최종 규제 대상에 이름을 올릴지는 봐야 합니다. DMA 적용 대상인 시장지배적 사업자라면 유럽 내에서 사전 행위 규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법은 2024년 3월 시행을 앞뒀네요.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을 기업은 구글과 애플이 아닐까 하는데요. 독과점 지위를 누리는 앱마켓 2강 사업자입니다.그중 애플은 iOS에서 앱스토어 외 타사 앱마켓을 인정하지 않는 등 폐쇄적 운용을 하고 있어 변화의 충격도 클 전망입니다.

DMA 입법 역사 타임라인 갈무리

DMA 게이트키퍼란?

DMA가 정의한 게이트키퍼(Gatekeeper)란 말 그대로 문지기이자 관문 역할을 하는 대형 플랫폼 사업자를 말합니다. 플랫폼에 올라탄 기업과 최종 이용자 사이에서 사실상 마음먹은 대로 게이트키퍼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업이 대상인데요.

이번에 자진 접수한 게이트키퍼 자격 기준을 보면 ▲지난 3개 회계연도 동안 유럽 경제 지역 내 연간 매출이 최소 75억 유로(약 10조6400억원)이거나 ▲지난 회계연도의 공정시장가치(공개된 시장에서 합의한 시장가치)가 최소 750억 유로(약 106조원) ▲최소 3개 회원국에서 사업을 운영한다는 조건입니다. 동시에 검색 엔진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운영체제 등 여러 핵심 플랫폼 서비스에서 지난 3년간 유럽에서 ▲월간활성사용자(MAU) 4500만명 이상 ▲연간활성비즈니스기업 1만개 이상에게 서비스를 제공한 사업자가 대상입니다.

외신에선 부킹닷컴이 기한 내 접수하진 않았으나, 게이트키퍼 기준을 충족할 것이라 보고 향후 EU 집행위원회에 통보할 것이란 소식을 전했네요. 바이트댄스는 DMA의 정량적 기준을 충족하지만, EU 내 온라인 비즈니스를 수행하는데 대체가 불가하거나 고정적인 관문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전 규제 대상 기업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유럽 내 유명한 스포티파이가 잠재 명단에 빠진 이유에 대해선 MAU 기준은 충족하나, 시가총액이 훨씬 못 미쳤다고 합니다.

정성적 판단으로도 게이트키퍼 지정 ‘초강력 규제’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게이트키퍼 자격 기준을 모두 충족해도 지정을 피해야 하는 예외적 상황 자료를 제출해 이를 입증하는 절차를 가질 수 있습니다. 바이트댄스가 유럽 내 게이트키퍼가 아니라고 주장 중이니, 입증만 한다면 규제 대상에서도 빠질 수도 있겠네요.

그러나 EU 진행위원회는 정성적 평가를 기반으로도 해당 사업자를 게이트키퍼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강력한 규제법입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 5월 집행위원회가 시중에서 궁금할만한 DMA에 대한 다양한 질의응답<링크>을 정리해 뒀네요.

특히 DMA 위반 시 과징금 액수가 상당히 맵습니다. 게이트키퍼가 규칙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EU 위원회는 해당 기업의 전 세계 연간 총 매출액의 최대 10%, 위반이 반복되는 경우 20%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 일일 총 매출액의 최대 5%를 주기적 과징금으로도 부과할 수 있네요. 이 정도면 유럽에서 사업 철수를 맘먹지 않은 이상, 게이트키퍼 규제를 지키지 않고는 못 배기겠습니다.

타사 앱스토어 설치 허용해야

EU 집행위원회는 게이트키퍼가 지켜야 할 몇 가지 사례를 들었습니다. 이 중 최종 사용자 입장에서 가장 큰 변화를 몰고 올 부분이 ‘타사 앱스토어 설치 허용’으로 보입니다. 전 세계 모바일 앱 경제를 주도하는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의 양강 구도가 유럽에서부터 틈이 생길 수 있겠네요.

더버지 등 외신에 따르면 메타가 EU 인구를 대상으로 페이스북 광고를 통해 직접 앱을 내려 받을 수 있게 준비 중입니다. DMA 시행에 적극 대응해 구글 애플과 경쟁하겠단 것인데요. 올해 말 일부 안드로이드 이용자 대상으로 테스트에 나선다고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가만있지 않을 전망이네요. 내년에 안드로이드와 iOS용 새 앱마켓을 출시할 준비 중입니다.

필 스펜서 MS 게이밍 최고경영자가 지난 3월 외신(Ars Technica) 인터뷰에서 “우리는 누군가가 플레이하고 싶어 하는 모든 스크린에서 엑스박스(Xbox)와 당사 및 타사 파트너의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모바일 스크린 진출을 겨냥했네요. 그는 유럽 DMA를 언급하면서 “엄청난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엑스박스 콘텐츠를 앞세운 앱마켓 진출 의지를 보였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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