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겜BN] 전례 없는 폭발물 소동…’원신’은 어떤 게임?

지난해 가을께부터 게임업계에 한파가 이어지는 분위기입니다. 예년엔 경기방어주로 불렸던 게임주가 맥을 못 추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네요. 기존 게임의 하향 안정화 추세에 신작 지연 이슈가 겹쳐 올해 1분기 상당수 기업이 적자를 기록하는 등 좀처럼 분위기가 살지 못하고 있는데요.

그래도 조용하다가 큰 거 한방 나오는 산업계가 바로 게임입니다. 회사 자존심을 건 AAA(블록버스터) 게임도 보이고, 스팀 등으로 플랫폼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도 관측됩니다. 잘 만든 외산 게임도 국내로 넘어오네요. 드물지만 역주행을 기록 중인 곳도 있습니다. 대한민국 게임 시장이 달아오르길 바라는 의미에서 ‘핫겜 바이라인네트워크(BN)’를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잔칫날이 돼야 할 게임 축제서 예상치 못한 폭발물 소동이 벌어졌네요. 지난 22일, 중국 미호요(브랜드 호요버스)가 제작 서비스하는 ‘원신(Genshin Impact)’의 오프라인 게임 축제에서 불거진 일인데요. 전례 없는 일입니다.

2023 원신 여름 축제 현장 (사진=미호요)

게임업계에 오래 몸담은 인사들에게 물어봐도 지금까지 게임쇼나 오프라인 게임 행사에서 폭발물 소동은 없었네요. 최근 정체 불명의 국제우편물이 불특정 다수에게 발송돼 경찰이 출동하는 등 사회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벌어진 일입니다.

네이버 검색어 트렌드에 따르면 원신 축제에서 폭발물 소동이 일어나기 전인 21일에 이미 폭발(폭발물, 테러) 검색량이 급증한 것이 확인되는데요. 그러다가 22일 게임 축제마저 이 같은 소동에 연관되면서 비상한 관심을 끌었습니다.

논란은 사건 당사자가 트위터에 원신 여름축제 현장에 폭발물 설치를 예고하면서 불거졌는데요. 경찰이 출동해 수색에 나섰으나 다행히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아직 범인을 검거하거나 특정하지 못한 상황으로 알려졌습니다. 미호요 측 공식 입장도 없네요. 실제 폭발물을 제작했는지, 위협 목적으로 허위 게시글을 썼는지 확인이 불가하네요. 폭발물을 예고한 해당 트위터 계정은 사용 중지됐습니다.

누리꾼 수사대라고 불러야 할까요. 게임 이용자들은 해당 트위터 이용자가 원신에 일찍이 반감을 보였다고 봤습니다. 이른바 원신충(비하하는 의미)을 거론하면서 혐오 게시물을 올렸기 때문인데요. 사실 확인이 안 된 가운데 미호요가 중국 공산당에 협력하는 등 중국 게임에 돈 쓰는 행위가 중국 체제를 도와주는 것으로 봤다는 글도 공유하는 등 원신 자체를 겨냥한 테러로 추정했습니다.

2023 원신 여름 축제 현장 (사진=미호요)

주최측에 따르면 22일 오후 3시30분경 폭발물 신고가 접수돼 행사를 중단하고 게임 축제를 즐기는 인파를 전원 외부로 대피시켰네요. 그동안 행사장 수색을 끝마치고 안전을 확인한 뒤 5시45분부터 행사 진행을 정상화했습니다. 금속탐지기 등으로 출입 보안을 강화했고요.

행사 인파 중 유료 관객은 추정됩니다. 3만장 행사 티켓을 완판했네요. 내부 입장이 가능한 원신 유료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네요. 1만원입니다. 환불 등으로 이용자에게 손해를 특정할 만한 피해가 발생했네요. 올림픽 경기장이라는 대형 행사장을 대관한 주최측 피해도 적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잔칫날이 악몽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에 이용자들이 주최측을 격려하면서 동시에 분노하네요. 행사가 정상화됐다지만 묵과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주최측은 선처 없는 강경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원신은 지난 2020년 9월 출시 당시부터 여러 측면에서 화제가 된 게임입니다. 나오자마자 엄청난 인기를 끌었네요. 동시에 기존 중국산 게임처럼 짝퉁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죠. 닌텐도의 전설적인 게임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을 베꼈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류웨이 미호요 대표가 젤다의 전설을 추켜세우며 많은 영감을 준 작품으로 언급한 바 있는데요.

이 때문에 처음엔 잘나가는 흥행작을 베낀 기존 중국산 수준인 줄 알았던 게임이었으나, 원신이 나오고 난 뒤부터 시장 평가가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곤 새로운 캐릭터와 지역을 즐길 수 있는 시즌 업데이트때마다 여타 신작 수준의 엄청난 콘텐츠 물량을 더해가면서, 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데요.

센서타워 원신 집계 그래프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 집계를 보면 원신의 흥행 스케일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 8일 센서타워는 원신의 글로벌 누적 매출을 48억달러(약 6조1500억원)로 봤네요. 원신은 주요 업데이트때마다 앱마켓 매출 최상위권에 복귀하면서 견조한 인기를 과시하는 타이틀입니다.

센서타워 집계에 따르면 ▲2021년 9월 1일 라이덴 쇼군 6000만달러(약 770억원) ▲2022년 11월 2일 나히다, 레일라 4300만달러(약 552억원) ▲2022년 3월 30일 카미사토 아야토 3900만달러(약 500억원)를 각각 업데이트때마다 벌어들였습니다.

놀라운 지표가 또 있네요. 센서타워 사용량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22년 1월부터 11월까지 한국 내 매출 톱8 모바일게임 중에서 소비 시간으로 원신이 선두(1위)라는 사실입니다. 리니지W, 리니지M, 오딘:발할라라이징, 리니지2M, 던전앤파이터모바일, 피파온라인4M 등을 제쳤네요. 지난해 11월까지 월별 집계 중, 4월만 제외하곤 나머지 기간엔 1위를 유지했습니다.

미호요가 한국 시장에 애정을 보이는 이유가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일각에선 미호요가 원신에 이어 ‘붕괴:스타레일’까지 국내에서 성공시키자, 넷이즈 등 중국 유력 게임사들이 수면 아래에서 대응 전략을 골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하네요.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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