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뭔가요] 챗GPT가 무서운 진짜 이유 ‘플러그인’

 

미국의 테크 미디어 디인포메이션은 지난 6월 20일 ‘오픈AI는 AI 소프트웨어용 앱 스토어 구축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픈 AI 창업자 샘 알트먼 CEO가 최근 런던에서 비공개로 열린 개발자 회의에서 앱 마켓 출시 계획을 밝혔다는 내용이다. 

오픈AI의 이같은 행보는 ‘챗GPT 플러그인’이 세상에 등장했을 때 이미 예견됐던 것이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센터장 역시 최근 “챗GPT를 위한 앱 마켓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챗GPT 플러그인은 챗GPT를 차세대 앱 플랫폼으로 확장시키려는 오픈AI의 전략을 담고 있다. 모바일 시대를 지배했던 구글과 애플의 지위를 AI 시대에 대체하겠다는 포부다.

챗GPT 플러그인은 무엇인가

챗GPT는 등장 자체로 세상에 충격을 안겨줬지만 아직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 사전훈련(Pre-trained) 모델이기 때문에 자신이 배우지 않은 분야에 대해 답을 못하거나 엉뚱한 답을 한다. 실시간 정보도 알지 못한다. 챗GPT가 처음 출시됐을 때는 현 대통령 이름도 대지 못했다. 2021년까지의 데이터만 학습했기 때문이다.

오픈AI는 지난 3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챗GPT 플러그인’을 발표했다. 챗GPT 플러그인은 챗GPT와 외부의 앱, 정보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사전훈련 과정에서 학습하지 못한 정보를 외부로부터 끌어와 답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챗GPT에게 “오늘 날씨는?”이라고 물어보면, 제대로 답을 할 수 없다. 사전훈련 과정에서 미래의 날씨 정보를 배웠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이런 실시간 정보에 대한 답을 주지 못한다는 건 챗GPT의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기상청 데이터와 챗GPT가 연결돼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용자가 챗GPT에 “오늘 날씨는?”이라고 물었을 때 챗GPT는 기상청 데이터를 가져와 답을 해줄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챗GPT 플러그인은 외부의 데이터를 활용해서 챗GPT가 사전 훈련하지 않은 정보까지 대답해줄 수 있도록 역량을 확장한다.

챗GPT 플러그인과 API의 차이

챗GPT 플러그인과 API를 혼동하면 안된다. 챗GPT와 외부의 데이터를 연결하는 도구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본질적으로 주체가 다르다.

챗GPT API는 외부 기업이나 기관이 챗GPT를 가져다가 자신의 서비스를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기상청의 예를 들면, 기상청 홈페이지에서 AI 채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을 때 챗GPT API를 이용해 AI 채팅 날씨정보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즉 외부의 앱이 챗GPT의 AI 채팅 기능을 이용하는 것이다.

챗GPT 플러그인은 챗GPT가 외부의 정보를 이용해서 스스로 강력해지는 방법인 반면, 챗GPT API는 외부 앱이 챗GPT를 이용해서 강력해지는 방법이다.

이용자 입장에서 보면 챗GPT 플러그인이 활성화 되면, 더 자주 챗GPT에 접속하게 된다. 반면 챗GPT 익스텐션이 활성화 되면 외부의 앱에 접속해서 챗GPT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반면 챗GPT 플러그인은 챗GPT가 외부의 정보를 이용해서 스스로 강력해지는 방법이다. 챗GPT 플러그인이 활성화 되면 이용자는 챗GPT에 더 자주 접속하게 된다. API가 활성화 되면 이용자들은 챗GPT 외부의 앱에서 챗GPT의 기능을 더 자주 이용하게 된다.

  • 챗GPT 플러그인 : 외부의 앱을 이용해서 챗GPT가 강해지는 것.
  • 챗GPT 익스텐션 : 챗GPT를 이용해서 외부의 앱이 강해지는 것.

어떤 플러그인이 있나

오픈AI는 챗GPT 플러그인을 발표할 때 익스피디아, 피스컬노트, 인스타카트, 카약, 클랄나 쇼핑, 마일로 페일리 AI, 오픈테이블, 숍, 스피크, 울프람, 자피어 등 11개사의 앱을 소개했다. 이 앱들 오픈AI와 제휴를 맺고 플러그인이 공개되기 전에 연동을 했다.

그러나 당연히 이는 시작일 뿐이다. 뉴스를 확인하기 위한 플러그인, 항공편 예약을 위한 플러그인, 정보를 검색하기 위한 플러그인 등 다양한 플러그인이 등장했다. 현재(2023년 6월 기준) 챗GPT 플러스 이용자는 400여개의 플러그인에 접속할 수 있다. 이 수는 점점 더 급증할 것이다.

가장 활발하게 등장하는 앱은 검색이다. 챗GPT의 가장 큰 단점이 실시간 정보가 없다는 것인데 검색은 이를 보완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Browse With Bing’이라는 이름의 챗GPT 플러그인을 제공한다. 이를 이용하면 bing.com이나 엣지 브라우저에 가지 않고 챗GPT에서 빙 검색을 이용할 수 있다.

챗GPT에서 학술논문을 검색할 수 있는 플러그인이나 이미지를 검색할 수 있는 플러그인도 있다. 아마존 제품을 검색하거나 여행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플러그인도 있다.

6월 20일 더인포메이션 보도에 따르면, 챗GPT는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플레이처럼 오픈형 앱 마켓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 계획이 실행된다면 수만, 수십만 개의 챗GPT 앱이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다.

새로운 플랫폼에서는 누가 빨리 자리잡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모바일 플랫폼에서 학습했다. 카카오가 현재의 거대한 기업이 된 배경은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 가장 먼저 카카오톡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카카오톡과 후발주자의 시장 진입 시기는 큰 차이가 없었다. 수개월 차이였다. 그러나 그 누구도 카카오톡의 시장선점 효과를 넘어서지 못했다. 네이버마저도 네이버톡을 출시했다가 조용히 서비스를 접었었다.

아래는 대표적 인기 플러그인 Top10

  • 프롬프트 퍼펙트 : 소위 말하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해주는 플러그인.
  • 오픈테이블 : 레스토랑을 예약할 수 있는 플러그인.
  • 자피어 : 워크플로우 자동화 플러그인
  • 카약 : 항공권 및 호텔 정보 안내 플러그인
  • 링크 리더 : 웹페이지, PDF 파일 등 대상 빠른 요약 플러그인
  • 스토리스 : 스토리를 작성해 책과 같은 모습으로 만들어주는 플러그인
  • 스피크 : 언어 스피킹 학습용 플러그인
  • 인스타카트 : 요리 레시피 정보 제공 및 장보기 플러그인
  • 믹서박스 원플레이어 : 유튜브 기반 취향 맞춤 재생목록 작성 플러그인
  • 쇼우미 : 다이어그램 작성 플러그인  

킬러는 누가 될까?

새로운 플랫폼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필요하다. 모바일 시대에 스마트폰 열풍을 일으킨 것은 카카오톡의 등장이 큰 역할을 했다. 카카오톡 대화를 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PC의 경우 오피스 프로그램이나 웹브라우저가 킬러 애플리케이션이라고 볼 수 있다.

챗GPT 역시 차세대 플랫폼이 되기 위해서는 누구나 필요로 하는 킬러 앱이 필요하다. 아직 이 분야에서 명백하게 두각을 나타내는 앱은 없다. 이 때문에 챗GPT 플러그인에 대해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의견도 있다. 여행을 가려고 할 때 굳이 챗GPT에서 익스피디아 정보를 볼 필요가 있겠느냐는 의견이다.

또 아직은 결제처리 등 최종 프로세스를 챗GPT 플러그인에서 제공하지는 않는다. 현재는 여행 정보를 챗GPT에서 탐색할 수 있지만 비행기와 호텔을 예약하고 결제하는 것은 각 플러그인 제공사의 웹사이트로 이동해야 한다. 챗GPT가 기존의 모바일 앱보다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해야 챗GPT 플러그인도 활성화 될 수 있다.

지금까지 등장한 플러그인은 기존의 앱 업체가 챗GPT 플러그인에 자신의 서비스를 확장한 수준이다. 챗GPT의 경험에 딱 어울리는 킬러 앱이 나오지는 않은 상태다. 이런 킬러 앱이 나오지 않는다면 챗GPT 플러그인 역시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 8월 21일 추가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의 플러그인 ‘스킬’

네이버도 2023년 8월 24일 하이퍼클로바X를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플러그인 전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와 함께 Skill(스킬)이라는 이름의 플러그인을 발표할 계정이다. 네이버 채수연 대표의 주주서한에 따르면 스킬은 하이퍼클로바X의 최신성, 전문성 및 정확성을 제고시키는 역할을 하며, 다양한 네이버 내부 또는 외부 타사 앱들을 API로 하이퍼클로바X를 통해 연결 및 구동할 수 있도록 돕는 네이버의 플러그인(plug-i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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