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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 가격으로 플래시를 쓴다?…퓨어스토리지의 자신감 비결은

‘순수한’이라는 뜻의 Pure. 퓨어스토리지(PureStorage)는 이름처럼 순수하게 플래시만을 고집하는 기업이다. 하드디스크(HDD) 스토리지의 자리를 모두 플래시로 채운다는 게 이들의 생각인데 어떻게 가능하다는 걸까.

최근 바이라인네트워크와 인터뷰한 유재성 퓨어스토리지코리아 지사장<사진>은 ‘기술’ ‘혁신’ ‘연구’ 같은 단어를 자주 입에 올렸다. 비싸고 좋은 제품은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싸고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게 진정한 혁신이라는 게 유재성 지사장의 생각이다.

데이터의 홍수 속 HDD의 자리를 모두 플래시로 채우는 ‘올플래시(AllFlash)’ 시대를 열겠다는 게 회사의 비전이다. 퓨어스토리지는 실제 다양한 라인업으로 선택의 폭을 넓히고 매출의 20%를 연구개발비로 쓰는 덕택에 신기술 개발의 속도가 빠르다.

퓨어스토리지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한 퓨어//엑셀러레이트(Accelerate)에서 신제품 ‘플래시어레이//E(FlashArray//E)’를 발표했다. 회사의 기술력을 집약해 가격 경쟁력까지 잡은 제품이다.

퓨어스토리지에 따르면 플래시어레이//E는 디스크 스토리지 대비 80%의 전력 및 상면공간 절감, 60%의 운영비용 절감, 85%의 전자 폐기물 감소 등의 이점을 누릴 수 있다. 또한 앞서 퓨어스토리지는 올해 초 비정형 데이터에 특화해 유니파이드 파일 및 오브젝트 워크로드를 지원하는 ‘플래시블레이드//E(FlashBlade//E)’도 출시한 바 있다.

퓨어스토리지 기존 제품군의 에너지 절감 효과. 새로 발표한 E 시리즈 또한 이러한 절감효과를 비롯해 가격 경쟁력까지 잡았다는 설명이다. (자료=퓨어스토리지)

파일과 오브젝트 스토리지 성격의 플래시블레이드와 블록 스토리지인 플래시어레이 모두 //E 제품군 출시를 통해 디스크 제품 못지않은 가격 경쟁력을 갖춰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게 회사의 복안이다.

퓨어스토리지는 매년 매출의 20%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쓴다. 이익도 아니고 매출의 20%다. 번 돈의 5분의 1을 기술에 투자하는 만큼 경쟁사 대비 더 빠른 개발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하드디스크보다 크기가 작고 빠르지만 가격이 비싼 플래시의 단점도 극복할 수 있었다.

유 지사장은 타사 제품을 퓨어스토리지로 변환하는 데 많은 장벽이 있을 것이라는 지적에 “기술로 극복할 수 있다”면서 “스토리지 기업 중에 낸드플래시를 가장 잘 다루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퓨어스토리지는 범용 낸드플래시 제품을 쓰는 경쟁사와 달리 직접 낸드플래시에 자체 개발한 ‘다이렉트 플래시 모듈(DFM)’을 탑재해 효율성을 높인다. 이번 플래시어레이//E에는 75TB 용량의 QLC DFM을 탑재했다. 유재성 지사장은 “경쟁사의 올플래시 제품 대비 20배의 안정성과 4배 이상의 에너지 효율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경쟁사들이 30TB대의 플래시스토리지를 내놓을 때 이미 퓨어스토리지는 48TB 제품을 선보였었다. 이번에 또 75TB 플래시스토리지를 선보이면서 같은 용량의 HDD 제품 수준의 가격으로 제공한다는 게 유 지사장의 말이다. 퓨어스토리지는 2026년까지 DFM 용량을 300TB까지 키우는 게 목표다. 낸드플래시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것도 HDD 대체를 목표로 삼은 퓨어스토리지에게는 기회다.

전통적인 스토리지 아키텍처의 경계도 무너뜨렸다. 플래시어레이는 ‘유니파이드(Unified) 블록 및 파일 스토리지 어레이’ 기능을 통해 블록과 파일 모두 단일 플랫폼에서 처리할 수 있다. 블록은 정해진 볼륨 모양이 있어 정형 데이터에 적합하고 파일은 데이터 접근과 할당, 복제를 관리하는 데 주로 쓴다. 이를 모두 한 스토리지에서 쓸 수 있어 아키텍처를 단순화해 효율성이 높아진다.

후발주자로서 기존 스토리지를 자사 제품으로 바꿔야 하는 입장에서는 가격 정책도 무시할 수 없다. 퓨어스토리지는 구독형 모델 ‘에버그린(Evergreen)’을 통해 시장을 공략한다.

스토리지를 바꾸려면 기존 제품을 갈아끼우는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서비스가 멈추는 경우가 있다. 에버그린은 구독형 모델로 이러한 불편을 없앤다.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를 받는 서비스인 ‘에버그린 //포에버(Forever)’를 비롯해 용량에 맞춰 과금하는 ‘에버그린//플렉스(Flex)’을 제공한다. 또 ‘에버그린//원(One)’을 통해 애즈 어 서비스(As-a Service) 형태의 모델로 완벽한 구독형 모델도 한국에 서비스할 예정이다.

유 지사장은 디스크 스토리지는 앞으로 사라질 거라고 재차 강조했다. 사실 올플래시 데이터센터 시대는 수년 전부터 업계에 오르내린 주제지만 지지부진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이번 신제품 발표와 공격적인 시장 공략으로 전환 속도를 가속하는 게 회사의 목표다.

“모두 올플래시 시대가 올 거라는 데 대한 이견을 제시하지는 않습니다. 공간을 아낄 수 있고 오랜 수명과 적은 전력 사용 등 장점에 대한 공감대가 있죠. 가격이 HDD보다 비싸다는 우려를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퓨어스토리지는 HDD 수준의 가격으로 플래시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끊임없이 기술을 혁신하는 퓨어스토리지라 가능한 일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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